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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헬조선적인 랩퍼 ‘블랙넛’ – 그는 찌질하지 않다

또 블랙넛이다. 블랙넛이 속한 레이블 ‘저스트 뮤직(Just Music)’은 1월 15일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을 공개했다. 이 곡에 블랙넛 외에도 바스코, 씨잼, 천재노창도 참여했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블랙넛이었다. 그는 이 곡에서 여성 비하, 노인 비하, 성희롱 등이 담긴 종합 문제 세트를 리스너들에게 투척했다. 블랙넛은 여전히 찌질이였고, 입에 담아선 안 되는 말을 무감각하게 내뱉었다.
 
 
블랙넛은 루저 캐릭터였다. 힙합플레이야에서 보이스랩을 하던 시절부터 저스트 뮤직에 들어가고 M-net ‘쇼 미 더 머니 4’에 나오기까지. 블랙넛이라는 랩퍼를 만든 건 찌질함이었다. ‘모쏠아다’, 왜소한 체구와 비호감인 외모 등 이상적인 기준에서 어긋난 결핍과 자신의 찌질함을 적극적으로 앞세워 내뱉는 문제 있는 가사들. 이 둘이 결합하여 ‘병신 같지만 X나 멋있는’ 랩을 하는 블랙넛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캐릭터 구축은 성공했고, 팬들은 그에게 블랙넛 대신 ‘갓대웅’이라는 칭찬을 했다. 
 
 
디시인사이드에서 M-net ‘쇼 미 더 머니 4’로, 블랙넛이 노는 스케일이 커지면서 블랙넛의 가사에 대한 논란은 더욱 증폭되었다. ‘쇼 미 더 머니 4’ 출연 당시엔 디시인사이드 시절 녹음했던 가사(‘졸업앨범’)가 강간, 살해를 말하고 있다며 주목받았다. 이후 발매한 ‘Higher then E-sens’에선 “내 미래는 클거야 엄청 / JK 마누라 껀 딱히 / 내 미래에 비하면 아스팔트 위의 껌딱지”에서는 같은 뮤지션이자 타이거 JK의 아내인 윤미래를 성적으로 비하하기도 했다. 블랙넛이 곡을 발표할 때마다 거의 비슷한 성격의 가사 논란이 반복됐다. 하지만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블랙넛을 지켜준 건 그의 찌질함이었다. 무수한 발언에 뒤따라붙는 ‘근데 나 찌질하잖아. 나 별것도 아니잖아’라는 장치가 그를 보호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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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net <쇼 미 더 머니 4>
 
 
“나는 알아 우린 다 찌질이가 맞아 감추지마 니 진실.” 블랙넛은 인디고 차일드에서 역시 자신을 찌질이라 선언한다. 그러고는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 딸 쳐봤지”, 너흰 국힙 여초딩”, 참 잘해 포장 / 없는 데 있는 척 김치녀의 젖보다”, 치매 걸린 노인 똥구녕처럼 / drop your shit easy”라는 비유를 들어 섀도 복싱을 해댄다. 앞선 인용구에서 블랙넛이 자신 보다 수준 낮음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존재들은 여성(키디비, 여초딩, 김치녀), 노인, 환자다. 모두 사회적 약자들이며 특히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들이 끊임없이 누명을 씌워 ‘결핍’된 존재라고 낮추고 있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블랙넛은 이쯤에서 그만두지 않는다. 그저 폭력적인 비유뿐인 가사를 두고 자신은 ‘금기’를 넘어섰다고 정의한다. “너넨 이런 말 못 하지 늘 숨기려고만 하지 / 그저 너희 자신을 / 다 드러나 니가 얼마나 겁쟁이인지.” 이 점이 블랙넛이 이번 ‘인디고 차일드’에서 보여준 가장 악질적인 점이다. ‘금기를 넘는다’는 행위는 예술계에서 종종 긍정적으로 기능했다. 평론가들은 전위적인 예술적·사회적 시도를 두고 ‘금기를 넘었다’라는 표현을 쓰며 칭찬했다(대표적으로 미술시간에 자주 나오는 마르셀 뒤샹의 ‘샘’을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금기를 넘음으로써 우리는 감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랙넛이 자칭한 ‘금기’는 금기가 아니다. 여기엔 어떠한 ‘새로움’도 없다. 찌질이를 배제하는 사회에서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왔던 약자가, 자신이 당했던 짓 그대로 자신보다 약한 대상을 공격하며 우위에 서려는 못난 전략만 있을 뿐이다. 
 
 
헬조선에선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을, 가맹점 점주는 알바생을, 오래된 알바생은 신입 알바생을 착취한다. 본사는 가맹점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고, 점주는 장사가 안된다며 임금을 체불한다. 그리고 알바생 사이에서도 오래 있었다는 이유로 텃세를 부린다. 다들 약자라고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밑에 있는 약자에게 갑질을 하는 진풍경이다. 이번에 발표한 인디고 차일드에서 적확하게 나타난 블랙넛의 캐릭터 최종형태는 이러한 헬조선에 어울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찌질이가 아니다. 블랙넛에게 ‘찌질이’는 그의 정체성이 아니라 단지 모든 논란을 막아주는 단단한 쉴드일 뿐이다. 블랙넛의 현재 정체성은 그저 자신이 한때 약자였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약자를 괴롭히는 질 낮은 존재다. 
 
 
 글. 릴리슈슈(kanjiwon@gmail.com)
*위 글에서 “디시인사이드에서 보이스랩을 하던 시절부터(후략)” 위 문장은 “힙합플레이야에서 보이스랩을 하던 시절부터(후략)”로 수정되었습니다. 
릴리슈슈
릴리슈슈

릴리슈슈는 이와이 슌지의 '릴리슈슈의 모든 것'에서 따왔습니다. 에테르가 풍기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이팀 저팀 돌아다니고만 있습니다. 아 그리고 여러분 국카스텐 들으세요.

11 Comments
  1. Avatar
    listen

    2016년 1월 25일 13:37

    왜 찌질이가 아닌지에 대한 설명은 없네요. 단지 이름값이 올라갔기 때문에 찌질이가 아니라고 하는 건 블랙넛이 가지고있는 찌질함의 속성을 너무 단편적으로 보시고 있는 겁니다. 그 찌질함은 주머니에 천원이 없어 컵라면을 못 사먹는 찌질함이 아니라 배설에 가까운 발언들을 ‘드립’으로 끝없이 쏟아내면서 실실 쪼개는 웹잉여로서의 모습이 메인입니다. 필자가 지적한 ‘헬조선에 어울리는’ ‘약자를 괴롭히는 강자’의 이미지 또한 블랙넛이 자랑하는 ‘찌질함’의 이미지로서 언제는 받아들여질 수 있는 모습이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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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글을 썼으면 읽어봐라..

    2016년 1월 25일 13:50

    “하지만 블랙넛이 자칭한 ‘금기’는 금기가 아니다. 여기엔 어떠한 ‘새로움’도 없다. 찌질이를 배제하는 사회에서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왔던 약자가, 자신이 당했던 짓 그대로 자신보다 약한 대상을 공격하며 우위에 서려는 못난 전략만 있을 뿐이다. ”
    여기 있네 찌질이가 아닌 이유 …
    글은 읽을 줄 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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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1월 25일 15:38

    디시인사이드가 아니라 힙합플레이야 아닌가요

    • 고함20
      고함20

      2016년 1월 28일 07:07

      사실확인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네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위 사실은 수정 사실을 밝히고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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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호

    2016년 1월 25일 15:46

    중요한게 말이죠
    물론 블랙넛의 그 구절에 있는 단어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잘못입니다만 그 구절에 있는 ‘노인과 약자’를 대상으로 한 말이 아니라 ‘mc메타’의 쇼미더머니를 향한 디스곡을 맞받아치는 구절인걸 아시고 작성한글인지 싶네요. 이 글 자체는 제가보기에는 블랙넛을 찌질이로 만들고 깎아내리려는 요지만 담긴 글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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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호

    2016년 1월 25일 15:51

    어떤 사람의 한 면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
    오히려 그게 문제같네요.
    블랙넛을 옹호하려는게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서 평가를 하거나 잣대를 들이밀기전에 일단 그 사람에 대해 조사를 하고 뭘 알아야 말 할 수 있는거 아닐까요? 그 한 쪽에 치우친 평가로 이루어진 글을 누군가 보고 그 글에 있는 내용만으로 평가된다면 이건 누가 책임져야하는 거죠?
    그저 이 글은 블랙넛이 사회에서 없어져야 된다는 내용만으로 구성되어있는거 같아요

    • Avatar
      이예진

      2016년 1월 25일 17:17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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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예진

    2016년 1월 25일 17:15

    그러는 글쓴이 분은 한면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시는 것 같네요. 이 글은 순전히 블랙넛의 안티가 블랙넛을 비하할 의도로 쓴거라고 밖에 안보이네요 그리고 사람보고 질 낮은 존재라고 평가할 만큼 그쪽도 대단한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글쓴이 분이 힙알못인지 힙찔인지 아니면 힙합팬인지 전 모르지만 적어도 김대웅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고 그냥 겉핥기 식으로만 아는 상태에서 글을 작성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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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

    2016년 1월 25일 18:27

    가사 자체를 이해못했네요. 이건 ㅋㅋㅋㅋㅋ 존나 웃긴다 ㅋㅋㅋㅋㅋㅋㅋ 블랙넛이 무슨 가사를 어렵게 쓰는것도아닌데
    모르면 글을 쓰지마세요.ㅋㅋㅋㅋㅋㅋ 힙합이 뭔지도 모르고 힙합 뮤지션이라고는 티비에 뜨는 사람만 아니까 누가 누구를 정확히 무슨일로 어떻게 비하했는지도 이해못하고 가사의 뜻도 이해못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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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커

    2016년 1월 26일 19:50

    블랙넛의 음악이 상업의 틀에 들어온 순간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자신의 음악을 공개한거다.
    돈주고 사듣는 사람이면 누구나 의견 낼 수 있는거 아냐?
    그런데 블랙넛 기사마다 달리는 기사비판 블랙넛 옹호 댓글에 코웃음이 난다.
    힙알못 힙찔이라고 매도하기 전에 왜 그의 음악이 엄청나게 대단하고 멋진지를 블랫넛 빠가 아닌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글은 없냐?
    블랙넛 까는 소리 듣기 싫은 니들 불쾌지수 만큼 블랙넛 노래가 딱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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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okbo

    2016년 2월 6일 16:13

    전형적인 혐오발화네요. 비슷한 예로는 자신들을 ‘병신’이라고 하는 ‘일베’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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