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 하지만 돈이 없다.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이 글은 선택해야 하는 당신을 위한 비교 체험기다. 2주간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넷플릭스와 티빙, 여러분의 선택은?

 

상황1. 결제

 

넷플릭스를 결제하는 경우 : 첫 한 달이 무료다. 무료 기간이 끝난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지해도 좋다. 요금은 베이식/스탠다드/프리미엄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세 요금제의 가장 큰 차이는 화질이다. 가장 싼 베이식을 선택해도 볼 수 있는 콘텐츠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넷플릭스는 신용카드만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가 없는 데 넷플릭스를 쓰고 싶다면,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엄카를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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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는 그래서 미드로 영어 공부하려고요  ⓒ 공신닷컴

 

티빙을 결제하는 경우 : 요금제가 복잡하다. 요금제에 따라서 볼 수 있는 채널에 제한이 있으므로 신중히 골라야 한다. 하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중화티비, 마이캐치온, 투니버스 채널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실시간TV 무제한과 CJE&M방송VOD 무제한 시청이다. 정기결제한다면 각각 2,900원 4,900원으로 넷플릭스에 비해서 크게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다. 결제수단이 다양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 다만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영화를 보고 싶으면 추가 결제를 해야 한다. 최저가라고 해서 들어간 핸드폰 대리점에서 최저가가 최고가로 경신되는 기분을 티빙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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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플릭스와 티빙 요금제 ⓒ 넥플릭스, 티빙

 

 

상황2. 밥 먹을 때

 

넷플릭스를 보면서 밥 먹을 경우 : 볼만한 콘텐츠는 대부분 미국 드라마다. 한국 콘텐츠가 일부 있긴 하지만 오래된 콘텐츠가 많다. 꽃보다 남자나 아이리스를 보고 싶지 않다면 미국 콘텐츠를 봐야 한다. 이때 자막을 보면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점이 꽤나 불편하다. 반찬을 집다가 자막을 놓쳐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감기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 넷플릭스보다는 유튜브를 틀게 만든 이유다.

 

티빙을 보면서 밥 먹을 경우 : 한국어를 20년간 모국어로 사용한 덕분에 밥 먹다 목이 메 물 마시러 가는 와중에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티빙에는 1~2분 정도 길이의 클립 영상도 무료로 볼 수 있다. 1~2분 정도의 길이의 영상은 밥 먹으면서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혼자 밥 먹는 적적함을 달래기에는 제격이다. 식욕을 돋울 수 있는 영상도 다수 포진되어 있다는 점도 티빙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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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은 콘텐츠가 쪼오끔 있다 ⓒ 넥플릭스

 

 

상황3.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넷플릭스 콘텐츠를 주제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경우 : 가급적 넷플릭스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말라. 굳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면 “너희들 혹시 넷플릭스 알아…?” 라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먼저 해보자. 넷플릭스나 미드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미드의 재미를 널리 전파하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남에게 듣는(심지어 듣는 사람은 관심이 없다면) 드라마 줄거리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섣불리 어젯밤에 본 마르코 폴로에 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사대주의자로 몰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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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코 폴로’가 몽골 ‘원’나라의 노예로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직접 봐야 재밌다  ⓒ 마르코 폴로

 

티빙 콘텐츠를 주제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경우 : 요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클립 영상의 50%는 tvN 드라마인 것 같다. 친구들과 모였을 때 이야기를 주도할 수 있는 소스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본래 친구 사이의 돈독함은 뒷담화를 할 때 더욱 두터워진다. 수방사,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등 분노 유발 콘텐츠도 풍부하다. 친구들과 CJE&M 콘텐츠에 만연해 있는 여성 편견에 대해서 건설적인 토론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상황4.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넷플릭스에서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 평소 외국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 아니라면 넷플릭스를 처음 접하고 당혹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땐 인터넷에 좋은 넷플릭스 입문 글이 많다. 입문 글의 도움으로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선택하면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 패턴을 파악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단순히 인기 많은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게 아니라 꽤 신뢰도 높은 분석으로 취향과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고 하니, 어렵더라도 첫 발걸음을 떼어보자.

 

티빙에서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 추천을 해주긴 하지만, 취향 분석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인기 많은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것 같다. 고민의 여지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기는 넷플릭스보다 어렵다. 다른 사람들도 본다니까 본다. 하지만, 추천에 코미디빅리그가 뜰 때면 누구를 위한 추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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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도 모르겠고, 성의도 찾아볼 수 없는 티빙의 추천 알고리즘 ⓒ 티빙

 

 

상황5. 잘 때

 

넷플릭스 틀어 놓고 잘 때 : 소음이 있어야 잠이 잘 올 수도 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켜놨다가는 아침 해를 볼 수도 있다. 외국 콘텐츠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리만으로는 무슨 상황인지 알기 어렵다. 호기심 때문에 눈을 뜨고 자막을 보다 보면 장면에 눈이 가기 시작한다. 한 화가 끝나면 다음 화로 자동으로 넘어가는 시스템은 콘텐츠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 이용자의 눈 건강을 악화시킨다. 넷플릭스도 이런 부작용을 아는지 벽난로 콘텐츠를 준비했다.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 소리를 들으며 잠들 수 있다. BGM이 깔린 벽난로 버전도 있어 다양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다만, 종잡을 수 없는 BGM 콘셉트가 마음에 안 들 수 있다.

 

티빙을 틀어 놓고 잘 때 : 틀어놓고 자도 좋다. TV와 매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실시간 채널이 있어 콘텐츠도 수시로 바뀐다. 응답하라 시리즈, 미생, 오나귀 등등 나름 익숙한 콘텐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잠이 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TV 틀어놓고 잤다고 엄마한테 등짝 맞을 것 같은 오싹함도 든다.

 

대표이미지 ⓒUFC

글. 참새(goooo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