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기

메갈리아, 또다시 의문의 1패

“온라인상에서 모욕과 비방이 난무하고 있는 건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죠.” (손석희)

 

그러나 부끄러움은 보는 이의 몫이었다. “혐오사회의 실상과 원인”을 분석한다던 JTBC 탐사플러스를 본 소감이다. 혐오를 분석하고 반성하겠다던 거창한 혐오기획은 다분히 단편적인 수준의 답습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보도는, 메갈리아 등장 이후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사회 속 여성혐오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혐오의 주체를 오로지 일베 등 몇몇 문제적 커뮤니티에 전가하는 보도의 워딩에 “반성”은 보이지 않았다. 몰카 등 국내 성범죄 알림을 위한 메갈리아의 유투브 운동을 “남성혐오를 퍼뜨리기” 위한 계략 정도로 언급했고, 그것 자체가 마치 사라져야 할 혐오행위인 듯 논리를 구축했다.

 

48389-3

‘소라넷’ 혐오, ⓒ JTBC 

 

마침내 “소라넷 혐오”가 혐오의 예시로 화면에 등장했을 땐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성범죄 모의나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공격이 부끄러운 혐오의 실상이라니.  신뢰받는 뉴스 채널의 이런 모습은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새삼 실망스러운 일이다. ‘혐오’의 기준이 단지 비속어나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일 뿐인가? 그렇다 치더라도 이는 인터넷 언어문화 전반의 문제가 기이하게 프레이밍되는 순간이다. 문득 메갈리아의 ‘한국 남자’ 드립이 머리를 스친다. 인본주의자 손석희도 ‘어쩔 수 없는 한국 남자’인 것인가.

 

1. 여성혐오가 크게 증가했다?

 

보도 초반 기자는 두 여성의 메르스 격리 거부 사건으로 “여성혐오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한다. 이 말은 틀렸다. 정확히 말하면 펙트 체크나 통계 분석 전에, ‘여성혐오 급증’이라는 표현 자체가 틀렸다. 여성혐오는 이미 온·오프라인을 떠나 우리 사회 자체에 만연해 있었으니까.

 

된장녀, 김치녀 같은 여성에 대한 여러 꼬리표를 포함해 다양한 성범죄나 성적 대상화, 마녀사냥 등에 있어 여성은 언제나 일반적인 희생양이었다. 때문에 메르스 사건은 혐오의 계기가 아니라, 엄연히 존재해온 여성혐오가 하나의 사건(그나마 후에 밝혀진 대로 오보였던)에 덧씌워진 것에 불과하다. “역시 김치녀가 문제다”, 메르스 갤러리 여성 유저들의 극렬한 분노를 끌어낸 한 문장이다. 대체 우리 중 누가 이 문장에서 자유로울까?

 

48389-4

다들 ‘김치녀’ 얘기했잖아? ⓒ 한국일보

 

“혐오가 급증했다”는 말은 결국 지금껏 혐오는 어떤 특수한 현상이라거나, 혹은 ‘(별로) 없던 일’이었음을 전제할 수밖에 없다. 해서 말 뒤에 숨은 말은 “나는 혐오 안 했는데?” 정도의 비겁한 자기합리화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니 무슨 말을 해도 “부끄러운” 남성혐오로 보일 수밖에. 이제 인정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여성)혐오는 절대 특수한 누군가에 의한 특수한 일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2. 일베의 혐오가 또 다른 혐오를 낳았다?

 

“일베의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았습니다”라는 기자의 보도는, 여성혐오는 예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에 대한 간단한 인정이 아직도 머나먼 이야기임을 실감케 한다. 여성을 혐오하는 ‘일베’와 남성을 혐오하는 ‘메갈리아’는 진부한 이야기다. 또한, 이것은 메갈리아와 미러링의 탄생에 대한 아주 오래된 몰이해다.

 

메갈리아가 주장하는 미러링은 일차적으로 일베의 언어를 차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일베의 언어’가 절대 일베만의 언어는 아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일베를 넘어선 미러링의 근본 대상이다. 본질적으로 메갈리아의 미러링은 지금껏 인지조차 되지 않을 만큼 일상 속에서 자행되어온 여성혐오 자체를 향해있다. 결국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해온 우리 사회 전체가 그 대상이라는 거다.

 

의식적, 무의식적 혐오를 마음껏 흩뿌려온 것은 절대 일베만이 아니다. 사실 그것은 너다. 그리고 나이며, 결국 너, 나, 우리 모두다. 메갈리아의 극단적인 방식은 이 간단한 사실을 우리 앞에 폭로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유효했다. 그 참고 참다 터져 나온 폭로 앞에 “혐오는 혐오를 낳을 뿐이야”라 하시면,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그럼 지금껏 우리가 낳아온 혐오는 무엇인지. “착한 혐오 인정합니다“같은 거였을까.

 

48389-5

ⓒ 페이스북 페이지 ‘메르스 갤러리 저장소’

 

3. 혐오의 원인은 열등감과 피해의식이다?

 

“혐오의 원인은 열등감과 피해의식”, ‘일베’ 출현 이후 (어쩌면 그 이전부터) 지루할 정도로 이야기된 혐오의 원인이다. JTBC ‘탐사플러스’는 아주 일관적인 태도로 메갈리아를 그 혐오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놓았다. 다분히 악의적인 방식이다.

  

물론 특정 대상이 아닌 혐오 일반에 대한 분석 결과다. 그러나 ‘메갈리아의 남성혐오’를 집중적으로 다룬 보도 전체의 내용과 함께라면 메갈리아의 행위는 ‘열등감과 피해의식으로 인한 남성혐오’로 읽힐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리고 저 저명한 ‘혐오의 원인’이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완전무결의 해답도 물론 아니거니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명확한 발생배경을 가진 메갈리아를 그에 끼워 맞추려는 건 난센스다.

 

더욱이 보도는 이 ‘끼워 맞춤’을 위해 인터뷰 내용을 과감히 생략, 재편한 의혹을 받고 있다. JTBC와 인터뷰를 진행한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의 한 운영자는 뉴스가 인터뷰 내용과는 정반대로 프레이밍 됐다며 불편한 입장을 밝혔다. (관련링크)

 

비슷한 맥락으로 한국여성민우회는 JTBC의 혐오 사례 분석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혐오 대상이 남성인 경우가 기존의 여성혐오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JTBC의 보도내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우회는 조사 대상, 선정 기준, 검증절차와 참고 연구 등에 관한 질문을 JTBC 측에 전달했다.

48389-6

ⓒ 한국여성민우회

 

메갈리아, 오늘도 의문의 1패

 

말하기도 지치지만, 메갈리아는 물론 신앙이 아니다. 그들의 방식은 언제든 패배할 수 있고, 또 언젠가는 패배해야 한다. 기존의 혐오가 충분히 소거되는 날에 당연하게도 그 방식은 남아있을 가치가 없다.

 

애초에 그들은 (기자의 말대로) 우리의 ‘혐오가 낳은’ 커뮤니티일 뿐, 누군가의 기대처럼 ‘충분히 도덕적이고 투철하며 효과적이면서도 남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무슨 신적인 투쟁주체도 아니다. 중요한 대목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혐오에 대면할 때야말로 메갈리아는 진정 패배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JTBC ‘탐사플러스’의 혐오기획은 다시 한 번 대면을 거부했다. 보도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결국 ‘혐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몰이해뿐이었다. 뉴스는 혐오의 실태를 운운하며 메갈리아를 패배로 몰고 갔지만, 그래서 이 패배는 의문의 1패에 불과하다.

 

 

글. 인디피그(ghin2800@gmail.com)

메인 이미지.  넷플릭스 ‘센스8’

인디피그

비겁하다 비겁맨!!!!!!!!!

10 Comments
  1. 김판석

    2016년 2월 3일 23:50

    에휴..정신차리시길..뭐가 됐든. 그 뜻이 아무리 숭고한들 표현에 있어선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인 기준이 있습니다.
    일베의 ‘운지’라는 표현을 따라하는 메갈의 ‘재기’.
    둘다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조롱하는 의미가 담긴
    해서는 안될 잘못된 표현입니다.
    ‘운지’라는 용어를 실수로 쓴 연예인이 공개 사과를 하고 대중들도 비난을 합니다. 고인이 된 전 대통령에 대한 모의니까요. 일베도 그 말이 잘못이란걸 알고있어요. 하지만 욕먹는거 알면서도 그냘 쓰는거죠. 이미 그 커뮤니티 안에서 하나의 유머코드거든요. 대중의 비판에 개의치않고 반발심도 없습니다.
    ‘재기’라는 용어도 마찬가집니다. 이 용어가 여성 혐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니 일베의 그것과 다르다고요? 그것이야말로 오만이고 어떻게보면 잘못된 것을 스스로 모른다는 점에서 일베보다 더한 저질이자 ‘노답’입니다. 적어도 일베는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하단 걸 인정이라도 하니까요.
    메갈이라는 선글라스를 벗고 외부의 객관적인 시선이 어떤지 한 번 봐보시죠. 일베나 메갈이나 그놈이 그놈입니다. 제발 정신차리시길.

    • youn

      2016년 2월 4일 11:48

      그래요 바로 님이요
      님같은 분을 보고 정신차리라고 쓴 글이예요
      근데 되려 정신차리라 말하시는 거 보니
      진짜 불필요한 글인건 사실 인거 같네요

      재기란 표현 미안하다 죄송하다 이젠 안 쓴다고 하면 모든게 끝나냐고요
      문제의 요지가 뭔지도 모르시고 곁다리만 잡고 늘어지는 거보니 아무래도 요지를 따지면 인정하는 꼴이 될까 피하시는 거 같네요

      흑인들이 백인들에게 받았던 언어로 백인을 조롱해도 안 되고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쪽바리라고 하는 것도 안 되요

      근데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가 조센징이라고? 그렇담 너희는 쪽바리다! 에 대해
      ‘지금 쪽바리라고 했습니까? 완전 똑같네요. 일본인이 조센징이라고 했으나 한국인이 쪽바리라고 했으니까 일본인랑 한국인이랑 똑같네요. 한국인 저질이고 노답이군요’
      라고 하고 있는 거예요

      요지는 너희가 우리를 식민지배했다가 기본 틀, 전제임에도 저런식으로 말하면서 식민 지배를 한 사실을 아예 보지도 따지지 않고
      ‘오호라?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식민지배 당한 건 모르겠고 또 식민지배를 했었다고 해도
      일본인이 한국인에게 조센징이라고 나쁜 표현을 한 거에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쪽바리라고 대응해서는 절대 안되지
      일본놈이나 한국놈이나 똑같군.’

      이라고 말해버린다면 본질인 식민지배를 논하지 못하고 곁다리 즉 언어의 사용과 상대를 욕했나 안했나.. 이걸로 논의의 중점이 옮겨가서 원래 논해야할 문제는 흐지부지 돼버립니다

      제발 중요한 논점이 무엇인지 좀 봐주십시오

    • youn

      2016년 2월 4일 12:18

      그리고 나쁘게 사용하는 걸 인정한다 안 인정한다는 전혀 따질 수 없고요. 메갈도 인정하고 사용하는지 어떻게 압니까
      일베가 고인 모독을 나쁜지 알고 쓰는 건 전혀 모르겠으나
      메갈은 제가 알기론 한 때 고인모독으로 엄청 이슈가 되어서 사이트자체가 갈라질뻔도 했습니다. 나쁘다고 인정하고 사용하고 있는 거 맞죠.

      아니 그리고 인정하고 안하고를 왜 따지는지…나 나쁜 거 알아! 라고 떳떳하지 않아! 라고 말하면 덜 나뻐지는 것도 아니고ㅋㅋㅋㅋ
      일본인이 조센징이라는 표현을 나쁜 거 알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인정하고 사용한다 해서 ‘식민지배’자체가 없어지고 사라지는 것도 아닌거고
      식민지배에 대해서 논하자고 하니까 조센징이니, 쪽바리니 조롱하는 말을 사용을 나쁜 거 인정했는지 안했는지 말씀하시면서 그놈이 그놈이다니…..웃고 가여ㅎㅎ
      아니 뭐 그전에 운지와 재기를 비교하는거 자체가 이상하긴 하지만요.
      운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여성비하’의 시선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말로 비하한 거고
      재기는 고 성재기씨가 ‘여성비하’의 언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거로 모욕하는 거고…
      그러고보니 서로 상대적인 언어 자체가 아니군요!
      서로를 모욕한 글이라기 보단
      일본인이 단지 싫어하는 누군가에 대해 모욕을했고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식민지배에 대해 쪽바리 쪽바리! 라고 하는거네요?
      근데 님은 일본인이 그냥 누군가를 모욕했다는 거랑 한국인이 식민지배에 대해 조센징이라 표현한 걸 가지고 쪽바리라고 일본인을 모욕한 걸 비교하고 있는거고요
      아예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시군요.

    • 김행자

      2016년 2월 4일 13:23

      일단 일베와 메갈리아를 한국과 일본에 비유한 것이 좋은 예는 아니지만 그것을 떠나 이야기 해 봅시다. 한국과 일본이 현재 상황에서 서로 침략하여 서로를 지워버릴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일본이 우리에게 사죄를 해야하고, 일본이 사죄를 한다고 해서 일제 치하 고통 받고 죽어갔던 조상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으나, 한국은 일본과 화해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를 조센징이라고 불렀으니 우리가 일본인을 쪽바리라고 부르자-일본은 우리를 침략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일본인은 우리를 비하하면 안 되지만 우리는 일본인을 비하해도 된다-라는 자세가 과연 양국 화해에 도움이 될까요?

      마찬가지로 남성과 여성, 당연히 남성과 여성은 서로 필요한 존재입니다. 오히려 상대 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은 가능이라도 합니다만, 남성 혹은 여성 한 쪽이 다 없어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은 화해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 쪽에서 욕을 했으니 우리도 욕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차별받아 왔으니 정당하다라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겠지요. 즉, 남성과 여성의 화해를 위해서는 메갈리아가 하는 행동이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 youn

      2016년 2월 4일 16:04

      화해를 하려면 먼저 누가 잘못을 했고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일본의 침략이 원인이 되고, 그로인해 조선이 피해를 입었다, 얼마나 입었는가에 대해 아예 따지지도 않습니까? 오히려 그건 양국화해를 하지 못하는 길이 되겠죠.

      저는 누군가를 비하해도 된다가 아니었고, 또 비하를 하지 않아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희가 했으니 우리도 비하한다는 자세가 화해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말하는 시점이 다르지 않습니까?

      우리 과거의 잘잘못을 따져보자. 제발 내 말 좀 들어볼래? 너네 잘못하지 않았니? 역사왜곡을 왜 하니? 뭐라고? 너네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조센징이라고? 이 쪽바리야!!!
      ->여기다 대고, ‘쪽바리라고요? 우리는 미래에 화해를 해야하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양국 화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아무리 침략을 했지만 님들도 도덕성이 의심되는군요.’ 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화해자체를 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말을 들은 일본이 잘못을 인정하고 전쟁 침략과 피해 등 논의가 진행된다면 그때는 화해를 논해 서로 욕하지 말자를 무엇보다 먼저 제시할 수 있겠죠.

      메갈리아가 왜 탄생했는지 그 배경을 보십시오. 화해를 할 배경이 전혀 아니었고, 점차 여성에게 혐오적이니 그에 대응해서 나온겁니다. 생난리를 펼치며 뉴스니, 사이트니 점령하고 너네가 한대로 따라 해준다고 미러링이라는 걸 사용했고 그후에야 사회적으로 여성 혐오에 대해서 많이 언급이 되었습니다.
      그러고나서야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면서 싸우는 것만을 보고 단순히 성별끼리는 서로 화해를 해야 하니 어쩌니 하는 분위기가 슬슬 형성이 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이전에 사용했던 혐오적인 말투가 거슬려 하는 거 아닙니까?

      흑인이 백인에게 억압받고 살았고, 그 때문에 흑인도 백인들 조롱하고 분노를 표했겠지요. 그 결과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흑인과 백인은 서로 돕고 화해하며 살아야 해, 흑인을 차별하는 건 안 된다고 인식됐고요. 그런데 흑인이 백인을 욕하고 조롱하는 것은 그건 이미 흑인과 백인의 화해를 논하기 전에 일이겠죠. 그런데 그 이전에 서로 싸우는 것만 보고 억압받는 흑인이 백인을 조롱한 것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화해할 수 없다’며 도덕적 기준만을 따지고, 흑인을 혐오한 백인이나 흑인이나 도덕성 면에서는 똑같아 라고 말씀하시는 게 아니란 말이죠.

      식민지배를 가지고 피해입었다고 말하고 있는데(대응한 혐오적 단어도 사용하면서), 우리 서로 필요한 사이니까 화해해야지? 도덕성의 입장에서 너네가 우리에게 말한 혐오적 단어를 봐. 이런 단어를 사용하니 화해가 멀어지는 거야. 이러면 화해는커녕 식민 지배 자체를 따진다는 것에서부터도 멀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화해를 하기 전에, 왜 그 싸움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싸움 -> 우리 서로 필요하니 화해해야해 -> 서로 욕하면 안 돼’ 라는 의식의 흐름은 맞지만,

      지금 여기는
      ‘나 피해당했고, 그만 좀 피해 입혀. 좀 내 말을 들어.-> 들어달라니까?! 나 좀 그만 혐오하라니까? -> 너네가 안 멈추고 계속 우리를 혐오한다 이 말이지? 그래 너네가 혐오한 그대로 너네를 욕해줄게’ 가 먼저 있다고요.

      그리고 나서
      ‘싸움 -> 그래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야, 우리 화해해야해 ->그러니 이제 서로 욕하면 안 돼’ 가 되야 겠죠.

      왜 싸우기 전 있었던 상황들과, 그 싸움을 왜 무시하냐고요. 식민지배니, 흑인 차별이니 하는 걸, 그리고 그 투쟁을 왜 무시하냐고 물었습니다.
      단지 성별 싸움이란 것이 인류의 존속을 위해 없어져야 하는 겁니까?
      왜 싸우는지 기본적인 논의가 되고 서로 화해할 상황이 되야, 그제야 서로 욕하는 걸 옳지 못하다는 문제를 먼저 말할 수 있겠죠. 그러나 지금 욕하는 것이 나쁘다고 화해를 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다른 상황을 제쳐두고 우선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오히려 화해에 방해가 될겁니다.

      당연히 여성과 남성의 화해를 할 때가 왔는데도, 화해를 했는데도 메갈리아가 활개를 치면 전혀 둘의 화해에 도움되지 못하겠죠. 전혀, 하나도 도움이 안 될 거예요.

      근데 지금 아직도 여성이 뭐가 차별을 받는지, 어떤 것이 차별적인지 등 논의가 슬슬 대두되고 있고 계속 싸우고 있는 시점, 혹은 그만 좀 혐오해달라고 하는 시점에서 뭐가 문제인지 등등은 건너 뛰고
      ‘성별끼리는 서로 필요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들어 화해를 하자고 말하면서
      서로 욕하는 건 옳지 못해요, 라고 하신다면 가부장제와 여성 혐오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정확히 보지 못하게 되고 또 그 문제 자체가 흐려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욕하는 것이 올바르고 꼭 필요한 과정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현재 욕하는 상황이 있고 그것에 대한 해석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냥 말씀드리는 건데요. 여성과 남성, 한 쪽이 다 없어질 수 없는 것처럼, 다른 나라 전체를 전쟁으로 없앨 수 없어요. 한 쪽 성 전체가 없어질 수 없다는 것은 가능성 문제가 아닌 인류의 존속이라는 가치적 문제로 언급하신 것처럼 다른 나라 역시 가능성 문제가 아닌 가치적 문제로 전쟁으로 없어지면 안 된다는 겁니다. 한 쪽 성별이 없어지는 것은 인류의 존속이라는 가치를 놓고 따지시면서, 나라의 멸망은 가능성으로 따지시면 비교가 맞지 않습니다.

    • 김행자

      2016년 2월 4일 21:03

      한국과 일본, 그러니까 나라에 별로 타당하지 않은 비유를 한 것은 님입니다. 그런데 제가 그 비유를 그렇다고 하자라고 일단 인정하고 전개를 했는데 그게 맞지가 않다 하시니 스스로를 부정하는 건가요? 자신이 전개하는 논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일베가 한국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데 왜 하필 일베를 따라하는 건지, 그리고 그런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건지 모르겠군요. 꼭 저렇게 더러운 말을 써야지만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킬 수 있다고 본다면 그건 정말 인간 지성을 무시하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토론은 상대방을 논파하려는게 목적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특히 이런 사회적인 인식 문제는 사회 구성원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갈리아는 문제를 공론화하는 과정이라고 했는데, 이런식으로는 오히려 사회 구성원의 지지를 잃고 여성권의 후퇴를 야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 김혜연

      2016년 2월 5일 08:25

      일베가 한국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사용된 단어들 김치녀, 보xx등의 여성혐오 단어들이 수많은 sns에서 일파만파 우스갯소리로 사용되었고, 뭐만하면 김치녀- 이렇게 쓰이지 않았나요. 메갈이 생기고 이렇게 성차별 문제가 대두된 것 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판석

      2016년 2월 4일 15:46

      댓글 잘 봤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식민지와 점령국이라는 특수한 관계이기 때문에 적절한 비유가 아닌거 같구요. 이상한 비유를 들어서 뭘 말하는지 더 이해가 안되네요.
      누가 일본이고 한국입니까? 일베가 일본이고 메갈이 한국인가요? 일베가 메갈을 점령했습니까?

      A국과 B국으로 치환해보죠. A국이 B국보고 “야 이 병신같은 씨발아”라고 욕을하자 B 역시 “뭐야? 이 졸라 똥거지같은 새끼야” 라고 받아쳤다고 봅시다. 둘이서 욕설을 하고 마구 싸워요. 이 둘의 싸움을 보고있는 제 3의 입장에 있는 국가들이 보기엔 양국 둘다 욕설을 내뱉는 저질국가로 보이는 겁니다.

      일베와 메갈 둘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표현의 저질스러움이 가장 먼저 보이는 병신똥거지같은 것들이라고요. 일베가 “아 로린이 먹고싶다 우걱우걱”했다고 메갈이 미러링한답시고 “로린이 너무 섹시하다 미치겠다”고 대꾸하면 어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메갈을 이쁘게 볼가요. 둘다 병신로리타찐따 집단인겁니다.

      이걸 왜 이해를 못하시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그럴수록 메갈은 점점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본인들의 목적인 페미니즘 전파, 여성 혐오 타파가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여성 혐오에 반대하며 남성을 혐오하는 것. 메갈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미러링. 그리고 그 이면에 있는 페미니즘. 이것이 폭력적이고 혐오스러운 표현의 그릇에 담아도 괜찮을 만큼 아름답고 절대무이한 가치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페미니즘 역시 여러 사상 중 하나입니다.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란 말입니다.

      어떠한 사상과 가치든, 우리 사회와 헌법이 규정하고 합의한 표현의 자유의 경계를 넘어선 안됩니다. 미러링이라는 미명하에 저런 일베스러운 더러운 표현을 남발하는 것이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미러링이 참 뭔 말도안되는 개뼉따구인지 모르겠네요.
      그래놓고 이를 비판하는 자들을 젠더 사상이 없는 멍충이로 몰아가는 것이 지금 메갈과 그 옹호론자들이죠.

      뭐 메갈의 존재 목적이 자기들끼리 여성 혐오하는 남성을 혐오하고 욕하고 배설하기 위한 집단이라면 뭐 오케입니다. 맘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놀겠다는데 누가 뭐라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저급스러운 표현들이 ‘페미니즘’의 탈을 쓰고 페북이니, 트위터니 양지로 나오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메갈의 상스러운 표현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무지한 자, 일베충이라고 욕을 합니다.
      저질스런 표현 안에 있는 내용물을 봐달라구요? 사람들이 일베 욕할 때 일베를 들어가서 보고 욕하나요? 거기서 나오는 비속어, 저질스러운 표현, 각종 패드립 등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아고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게되기 때문에 대부분이 일베를 하지도 않고 욕하기 마련이죠. 메갈도 똑같은 거에요.

      그럴수록 메갈은 점점 대중으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될 것이 자명합니다.

      메갈의 목적이 뭡니까. 여성 일베 버전으로 남혐을 하면서 사회와 대중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 그렇다면 단언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요. 이미 흥분해서 욕설을 남발하는 것에서 다수의 대중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여성 혐오의 대상자인 여성들 안에서도 메갈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메갈을 옹호하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씹치남, 한남충, 실자지, 자들자들, 재기 등 입에 담기도 드러운 말들을 뱉어내 보세요. 과연 어떻게 될지. 일베보다도 못한 루저들의 사이트로 전락할 것입니다. 적어도 일베엔 유머나 정치코드 등이라도 있죠. 메갈에는 분노와 혐오 뿐입니다.

      그리고 말이죠. 일베는 적어도 지들이 병신인걸 인정하고 똥을 마구 쌉니다. 근데 메갈은 지들이 엄청난 일을 하고있는, 깨시민인마냥 우쭐해하며 똥을 싼다는 것이죠. 이 차이가 과연 별게 아닐까요? 대중이 보기엔, 오히려 메갈이 일베보다 더 웃긴거죠. 같은 여성들도 메갈을 혐오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주위를 둘러보시죠. 왜 같은 편이라고 생각해야 할, 온라인 상에 팽배한 여성 혐오의 대상인 여성들 마저도 메갈을 혐오하는걸까요.

      성재기씨가 ‘여성비하’언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모욕한다? 메갈옹호하신단 분이 ‘재기’란 단어의 유래도 모르나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을 두고 일베가 조롱하기 위해 ‘운지’라는 용어를 썼구요. 동일선상에서 남성주의를 주장했던 성재기씨도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려 죽었기 때문에, 메갈이 똑같이 조롱의 의미로 ‘재기’라고 하는거에요. 이것이 고인 모독이 아니라구요? 정말이지 어이가 없네요. 일천한 지식이 마구 드러나는군요.

      저 위에 길게 쓴 글도 인내심을 가지고 읽었는데, 댓글은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쓰셔서 뭔소린지 도통 모르겠네요. 여실히 지적 능력이 드러나는군요. 20대 독립언론의 수준이 겨우 이정도인가요. 뭐 누구나 1인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시대지만, 적어도 글을 쓸 때는 자기가 옹호하고자 하는 주체에 대해 좀 더 철저히 공부하고 써야 하는 것 아닐까요. 메갈-일베 논쟁에 한국-일본 비유는 왠말이며, ‘재기’란 용어가 ‘운지’의 미러링이라는 것도 모른다니. 참 할말이 없네요.

      다음부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배설하지말고 하고자 하는 말이 있으면 울지말고 좀 제대로 써보시길.

    • youn

      2016년 2월 4일 17:11

      한국과 일본을 일베와 메갈으로 단순히 비교한 것이 아니라, 권력적 관계에서의 여성과 남성의 입장을 들어 비교한 것입니다.
      A국과 B국의 이야기와 나머지 이야기는 제가 밑에 김행자님의 답글에 쓴 내용으로 대체할게요. 그 내용으로 답이 될 수 있다면 좋겠군요.
      여성들 안에서도 메갈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뭐 어쨌든 잘 모른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메갈을 옹호한다고 입장을 펼친 적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군요.
      그러나 밑의 댓글을 봐주십시오. 단순히 저는 일베니, 메갈이니 따진 것이 아니라 차별적 상황과 권력관계에서의 상황에서 흑인과 백인, 식민 지배를 당하는 국가와 하는 국가, 여성과 남성의 입장에서 약자가 욕을 한다고 했을 때 도덕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따지고 말하는 거에 대해서 왜 문제인지에 관해 논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메갈의 언어 등을 말하면서 일베를 비교하는 게 적절치 않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일베가 욕하는 것과 메갈이 욕하는 것은 비교 대상이 아니란 말입니다. 운지와 재기, 이 두 가지만 봐도 비교할 수가 없다고요. 단지 ‘고인이 죽었다’ 그것만을 공통점으로 해 미러링이니 뭐니 하면서 둘을 비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 youn

      2016년 2월 4일 17:37

      혹시 오해하실까봐 다시 답니다.
      갑자기 일본이니 한국이니 말해 이해가 안 가셨을 것도 같습니다. 다만 저는 여성과 남성의 권력 관계에서의 동일성을 일본과 한국의 과거의 관계에서 찾았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베와 메갈은 그 자체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일베를 언어적으로 비교하실 뿐이시니 여성혐오의 본질을 봐달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서 여성혐오를 없애 달라 말하면서 여성이 언어 사용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또 그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밑의 댓글에서 식민지배와 흑인차별을 예시로 들었고요. 여기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가 ‘일베와의 비교로 비난’이겠죠.

      메갈이 왜 나왔는지, 그 상황과 배경 등등을 봐야지(밑의 댓글에서 말한 것들) 단지 욕을 한다는 측면에서만 이와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는 일베와 비교한다는 점을 들어, 일베나 메갈이나. 라고 말한다면 메갈리아가 대두한 원인, 말하고 있는 내용은 모두 곁다리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아예 여성혐오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불가할 수 있다고요.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