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월 중순이다. 개강은 3월이지만 수시 합격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행사는 이미 1월부터 있었고, 2월에는 신입생 OT나 새터 등 주요한 행사가 많이 있다. 주로 학생회가 기획하는 이들 행사에 신입생 다음으로 많이 참여하는 것은 대학 2년 차가 된 15학번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제 막 누군가의 ‘선배’가 된 15학번인 당신이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기억하면 좋은 네 가지다. 이해가 안 된다면 일단은 외우는 것도 좋다.

 

첫 번째. 초면에 반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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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말 그대로 초면이다. 당신은 16학번을 지금 처음 보았다. 초면에 반말은 당연히 실례다. “내가 쟤보다 나이도 많은데 반말 좀 하면 어떠냐”라는 말은 틀렸다. 학번은 나이를 담보하지 않는다. 아니 그 이전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처음 보는 타인에게 반말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말 놔도 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안 되는데요”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이상은 강요다. (그리고 이미 그 질문부터가 반말이다.)

 

두 번째. 질문은 신중하게 하자

 

처음 만난 사이에 할 말이 당연히 없을 줄로 안다. 대학이라는 공간을 처음 경험할 16학번 새내기는 어색해할 것이다(물론 처음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화를 하기 위해선 이런저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질문이 타인에게는 결코 당연하지 않은, 불편한 질문일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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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집에 가라 ⓒ MBC

 

불편한 질문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남자/여자친구 있어요?”가 있다. 당사자가 말하기 전엔 타인의 연애에 관심을 끄는 것이 맞을뿐더러 일단 (이)성애는 인간의 디폴트가 아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동기 중에 맘에 드는 사람 없어요?”도 묻지 않는 것이 좋다. “어디 살아요?”, “어디서 왔어요?(출신지)”, “고등학교 어디 나왔어요?” 등도 자제하자. 어디 사는지 알아서 뭐할 것이며, 출신지는 말해봤자 ‘수원-화성’, ‘부산-해운대’, ‘전주-한옥마을’ 식의 관광지 맞추기 게임에서 끝난다. 고등학교는 대답하면 “나도 거기 나왔는데!”하는 식으로 다른 이들 소외시키거나 “000 알아요?” 식의 인맥 자랑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제하자.

 

세 번째. 경험을 늘어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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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얘기는 너한테만 재밌다 ⓒ 몽벨

 

당신이 1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은 잘 알겠다. 과생활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동아리 활동은 얼마나 재밌는지, 지난해에 내가 얼마나 다이내믹한 학교생활을 했는지 말해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새내기 때~”로 시작하는 이야기만큼 꼰대같은 것이 없다. 대학교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공간이므로 당신이 경험이 대학의 전부가 아니다. 경험 늘어놓기는 그 모든 것들을 “내가 해봤는데~”로 덮어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의 이야기는 당신에게만 재밌다.

 

네 번째. 싫다면 싫은 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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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면 싫은 줄 좀 알아라 ⓒ 서울우유협동조합

 

관습처럼 행해지는 것들 가운데엔 모두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다. 대표적으로 술이 있다. 사람은 술을 마셔야만 친해지는 존재가 아니다. 술을 매개로 해서만 친밀해질 수 있다면 당신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 19년 동안 쌓아왔던 인간관계 역시 다 허상이 된다. 대학생이 되었다고 모두가 미친 듯이 술을 마시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당연히, 있다. 음주를 포함하여 16학번이 말하는 ‘싫다’는 의사 표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자. 수십 번을 고민하다가 겨우 내뱉었을지도 모를 “싫다”를 “에이~” 한 마디로 묵살하지 말자. 싫다면 싫은 거다.

 

글. 아레오 (areoj@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