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 시즌4] 그동안 고함20은 기성언론을 향한 비판의 날을 계속해서 세워왔다. 새 언론유감 연재를 통해 한 주간 언론에서 쏟아진, 왜곡된 정보와 편견 등을 담고 있는 기사를 파헤치고 지적하려 한다. ‘기레기’라는 조롱이 흔해진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비판을 자조로 끝내지 않는 일일 것이다. 제한 없이 어떤 기사든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어르신들이 생각하기에 ‘요즘’ 사람들은 예절 교육이 잘 되어있지 않나 보다. 그런 요즘 사람들은 집에서 교육도 잘 받지 못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집안에서 대체 어떻게 가르친 거야!”

 

지난 2월 13일 조선일보 사회면에는 ‘엄마가 안 가르친 밥상머리 예절… 부장님이 나섰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주된 내용은 회사의 신입사원들이 기본예절이 없어 회사에서 예절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수직적 예의범절이 아니라 일할 때 지켜야 할 매너를 가르친다. 예의 없는 사람은 결국 팀워크를 해쳐 조직에 해가 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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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회사에서 예의가 없을까 ⓒ 영화 예의없는 것들

 

기사에서는 테이블 세팅, 보고 요령 등의 사례를 들면서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 설명한다. 그러고는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익히는 기본 예의를 ‘신세대’ 직원들은 갖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은 수직적 예의범절이 아니라 일할 때 지켜야 하는 매너를 가르친다. 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은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다.

 

직장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이 식사 예절이다. 여기서는 모 신입사원의 사례를 든다. 그 신입사원은 다른 사람이 수저를 놓아주고 물을 따라주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두고 그 직원의 상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예의 없다는 얘기가 나올까 낯 뜨거웠다고 말한다. 또 이러한 일이 가정에서의 밥상머리 예절이 사라지다 보니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부족한 것도 예의 없는 일이다. 전화로 대화하는 것이 서툰 신입사원이 문자로 보고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요즘’ 사람들은 태도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면 알아듣지 못하고 구체적으로 지적을 해줘야 고친다. 그 외의 것은 없다. 지적받은 딱 그 정도만 고치니 무성의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예의가 없어진 것이 가정의 문제라는 결론은 이상한 수준이다. 기사에 따르면 지금의 세대들에겐 부모님은 친구 같은 사람이고 그래서 직장의 ‘어른’들을 대하는 법을 모른다. 뜯어보면 자신들이 대접받고 싶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가정교육까지 들먹이는 모습이다.

 

“결국은 가정교육이 제대로 안 돼 생기는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친구 같은 부모 밑에서 떠받들려 자란 젊은이들이 직장에서 부모 아닌 어른과의 관계를 난생처음 쌓아가다 보니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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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절, 어떤 꼰대질 

 

모 부장은 ‘인간으로는 평등하지만 조직원으로는 평등하지 않다, 회사에서는 상사에게 권한을 많이 주는데 신입사원은 자기도 상사와 동등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보았을 때 상사가 갖는 권한은 업무적인 권한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가 생각하는 권한은 밥 먹을 때 신입사원이 자신의 물을 따르고 수저를 놓아주는 것, 자신이 받기 편한 방법으로 보고를 받는 것,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신입사원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권한은 예절이란 이름으로 포장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기사에서는 수직적 예의범절이 아닌 일할 때 지켜야 할 매너를 가르친다고 했다. 일할 때 지켜야 할 매너라면 직급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서로 지켜야 하는 매너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기본으로 전제된다. 그러나 기사에서 보여주는 ‘예의 없는 요즘 신입사원’은 일할 때 지키는 매너가 아닌 상급자에게 잘 보이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인간적으로 평등’해 보이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내 아랫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에게 맞추어야 한다. 그러므로 상급자의 식사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 없는 일인 것이다. 또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전제된다면 신입사원이 사람과 말하는 것이 서툰 것을 그 사람의 성격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 모든 문제가 가정에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당신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당신의 가정문제 때문이야’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제는 네 탓에서 가정 탓까지 한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만이 옳고 다른 사람의 특성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내가 높은 사람이니 나한테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낮은 사람들에게는 예의 없다는 비판이 따르고 그것이 집안의 문제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진짜 예절은 어디 있는지 그 사람들이 빨리 알았으면 한다.

 

 

대표이미지. ⓒ tvN ‘미생’

글. 사미음(blue934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