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들을 맞이하기 위해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 학생회 등 많은 곳에서 단장을 시작했다. 16학번을 반기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캠퍼스 내 이곳저곳에 붙었다. 그러나 이 환영마저 방해를 받는 곳이 있었다. 바로 성소수자 동아리이다. 성소수자 동아리에서 붙인 현수막들은 원래의 모습을 잃고 뜯기거나 찢긴 채로 발견되었다. 고함 20은 이번 3월, 대학 내의 성소수자 동아리의 현수막 훼손사건을 모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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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IS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큐이즈’(QIS·Queer In SNU)는 3월 15일, ‘관악에 오신 성소수자, 비성소수자 신입생 여러분 모두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주일간의 현수막 게시를 승인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2일, 현수막이 훼손된 채 발견됐다. 24일, 큐이즈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Queer In SNU는 오늘부터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터널에 이 현수막을 전시합니다. 옆에 놓인 반창고로 현수막을 붙여주세요”라는 글을 남기며 찢어진 현수막에 반창고를 붙이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패인은 3일간 진행됐고, 513개의 반창고가 붙은 현수막과 함께 전시를 마쳤다.

 

한편 ‘이 사회의 흔한 성소수자 인문 15 김희지’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번 현수막 훼손 사건에 관련해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대자보에는 “이것도 한 번 찢어보시지요. 하지만 현수막을 찢을 때와 달리 그때 당신이 찢는 것은 얇은 종이 한 장뿐 일 것입니다. 나는 찢기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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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는Q 페이스북페이지

 

서강대학교 퀴어모임&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 Q’는 2월 29일, 새 학기 새 출발을 응원한다는 내용의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에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무성애자, 간성, 퀘스쳐너리’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춤추는 Q의 현수막은 서울대의 큐이즈 현수막과 마찬가지로 현수막이 훼손된 채 다음날 인근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현수막을 훼손한 범인은 바로 서강대 자연과학부 교수였다. 춤추는 Q는 인근의 다른 현수막들은 훼손되지 않고 자신의 현수막과 훼손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의심된다고 밝혔고, 해당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현수막을 훼손한 교수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지저분한 걸 잘 때는 사람이다”라며 허가를 받지 않고 게시한 현수막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 또한 “사과할 일이 없다”며 공개서한에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후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와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을 규탄하는 대자보도 게시했지만 이 대자보 역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춤추는Q는 결국 현수막과 자보훼손건으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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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퀴어홀릭 페이스북 페이지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성소수자 동아리 ‘퀴어홀릭’은 2월 25일, ‘성균관대 성소수자 여러분 환영합니다’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두 군데 게시했다. 그러나 다음날 나무에 묶인 현수막의 줄이 끊어져 철거되었다. 총신대학교의 성소수자 인권모임 ‘깡총깡총’ (깡다구 있는 총신인들의 깡다구 있는 총신 나기)은 학교의 보수적인 특성상 비공개로 운영된다. 그러나 ‘뉴스앤조이’의 취재에 따르면 비공개인 깡총깡총의 학생들을 색출하여 징계해달라는 다른 학생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학교 본부에서도 IP 추적이나 SNS 사찰을 감행한다고 밝혔다.

 

글. 타라(kim_ny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