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19대 총선 때 이슈는 ‘청년’이었습니다. 청년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를 놓고 각 당은 여러 정책을 내놓았고 그중에는 청년들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한 청년비례대표 제도도 있었습니다. 어떤 당은 오디션 형식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뽑아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총 5명의 청년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그러나 국회는 여전히 중장년층 위주였습니다. 지난 19대 국회는 300명 중 291명이 40살 이상이며 84.3%가 남성이었죠. 우리가 국회의원을 떠올릴 때 중년남성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국회는 아저씨들의 공간이라 단언할 수 있을 만큼요.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간 다섯 명의 의원은 4년 뒤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 명은 정당이 해산되어 의원직을 상실했고 2명은 20대 총선에 지역구 공천을 못 받았고 나머지 2명은 접전지역에 공천을 받아 선거를 치르고 있습니다. 4년 전의 청년비례대표 5명 중 많으면 2명, 적으면 0명이 국회의원으로 살아남게 됩니다.

 

4년 동안 이들은 무얼 했을까요? 이들은 17개의 청년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그중 1개(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청년 창업자 우대 법안)만 공포되었습니다. 나머지 16개는 여전히 계류 중이거나 폐기되었습니다.

 

17개 중 단 한 개만 살아남았다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누군가는 ‘이삼십대만 청년을 대표하나?’, ‘청년 문제를 꼭 청년 정치인이 다뤄야 하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청년을 대표하는 사람이 이들 외에도 있었다면 17개 중 1개라는 결과는 아니었을 겁니다. 적어도 국회에서 청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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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 중 30대 청년 의원이 발의한 청년 법안. 같은 30대라도 청년비례로 입성한 의원들이 청년 법안을 훨씬 많이 발의했다. 청년비례가 아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년 법안은 단 1개다 ⓒ워커스

 

20대 총선에 와서 거대 양당의 청년비례대표 실험은 사실상 폐기됐습니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을 지지하는 신보라 후보를 비례대표 7번에 배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을 위반해가면서까지 청년비례대표 정은혜 후보를 당선권 밖으로 밀어냈죠. 애초에 거대 양당의 청년비례대표는 정치 마케팅에 가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에 “국회가 청년들 일자리 구해주는 곳이냐”는 더민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은 기성 정치인의 청년비례대표에 대한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이번 총선은 유독 정책 이슈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선거를 3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도 거대 양당의 공천 과정 논란이 이슈의 중심이였습니다. 선거 2주를 남기고서야 공천 논란이 마무리되었지만 논란이 머물고 갔던 자리는 이제 여론조사가 차지했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누구를 뽑아야 하고, 왜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 꼰대질은 계속됩니다. ‘너희가 투표 안 해서 나라 망한다.’, ‘투표하지 않은 자, 말하지 마라.’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청년층의 투표로 바꾸자는 기성세대의 요청은 투표안하고 놀러 가는 청년은 혐오로, 세상을 바꾸는 청년에겐 기특하다는 칭찬으로 보답합니다.

 

막상 청년이 직접 정치권을 바꾸겠다고, 청년의 이름을 달고 국회로 가겠다고 한다면 어떤가요? 정치 경력이 부족해서, 인지도가 없어서 공천조차 받지 못하고 떨어져 나갑니다. 정말 청년층이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바꾸는 ‘동력’이라 믿는다면 청년의 국회입성이 먼저 아닐까요.

 

고함20은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거대 3당을 제외하고 보면 소수정당엔 ‘청년’비례대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청년후보가 많았습니다. 새누리, 더민주 공천명단에선 삼십 대도 찾기 어렵지만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에선 이십 대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청년은 노랑(정의당), 빨강(노동당), 초록(녹색당)색을 입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소수정당에서 출마한 청년후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창당된 지 3년이 지나 자리를 잡은 소수정당인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에서 출마한 청년 후보들의 생각을 들어보려 합니다. 고함20은 세 명의 청년 후보를 만났습니다.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청년유니온 설립에 참여했던 조성주 후보, ‘청년에게 소득을’ 외치며 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뛰고 있는 용혜인 후보, 기본소득을 꾸준하게 밀고 있는 녹색당 김주온 후보. 정책 이슈가 사라진 20대 총선에서, 이들은 어떤 이유로 출마하게 되었으며 90%에 육박하는 양당체제에서 소수정당이 가지는 어려움과 그걸 극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를 들어보았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들을 만났던 기록을 공개하려 합니다.

 

글. 농구선수(lovedarkte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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