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230,400. 이번에 뽑힌 국회의원과 당신이 함께해야 할 시간입니다. 1억 초가 넘는 시간 동안 새로운 300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보내게 될 것이죠. 현재 4.13 총선 후보 중 이삼십대는 87명으로, 7%에 해당합니다. 과연 87명 중 몇 명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게다가 소수정당이라면요? 고함20은 소수정당에서 출마한 세 청년 후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출마하게 되었는지, 국회에 들어간다면 뭘 하고 싶은지 그리고 126,230,400초를 함께할만한 후보인지를 살펴볼까요.

 

네이버에 조성주를 검색한다.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놀란 건 그간 조성주의 수많은 인터뷰와 활동 내역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프로게이머 조성주(…)이기도 했다. 고함20은 다행히 인터뷰 요청 실수 없이(…) 그와 만날 수 있었다. 

 

그간 청년문제에 집중해 온 고함20에게, 이전부터 청년문제를 다뤄온 그는  긴 시간 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다. 국회 보좌관과 서울시 노동전문관을 거치고, 작년 정의당 당 대표 출마에 이어 이번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소장을 41일 불광동 청년허브에서 인터뷰했다. 긴 시간 청년 문제을 다루고 정치를 해왔던 조성주 후보의 답변은 그 내용과 고민이 매우 깊었다.

 

*인터뷰 질문은 고(고함)로 표기하였다.

 

고 : 프로게이머 조성주도 있는데. 검색하면 그분이 참 많이 뜬다. 알고 있나.

 

알고 있다(웃음). 내 기사 검색해보면 늘 상위에 계신다. 대충 알아봤더니 엄청 잘하는 사람이란다. 그 분 게임 있는 날은 내가 아무리 잘해도 묻힌다. 꼭 만나보고 싶다. 그래도 같은 이름 가진 사람이 잘한다니까 기분도 좋고. ‘저는 정치의 조성주가 되겠습니다를 해야 되나 싶기도 하고(웃음). 

 

고 : 한화 이글스의 팬인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엔 좀 다르지만 몇 년 전까지는 (암흑이었죠) 꼴등이었는데, 그래서 한화 팬일 경우에는…

 

정치가로서 훌륭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웃음). 한화 팬인 것만으로도. 인내력과. 의리는 있다고 봐야 한다(웃음).

 

청년후보 조성주, 그리고 헬조선의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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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본격적으로, 청년 이야기부터 해보겠다. 20~30대라고 해서 모두가 동질적인 집단이라고 할 순 없지 않나. 언론이든 정치권이든 청년이라는 이야기를 동질적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 같은데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불만이다. 무슨 무슨 세대를 이름 붙이는 것은 한국의 정치용어다. 문제는 ‘세대’를 이용해 다수를 동질화시켜버린다는 거다. 세대 내의 격차가 굉장히 심각한데 그런 것들을 자연스레 은폐시킨다. 결국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사회경제적인 계선과 갈등들이다. 주거면 주거노동이면 노동 이런 게 중요하다. 세대 담론을 부정하진 않지만 순서가 바뀌었다. 보통 세대를 먼저 놓고 노동을 보는데, 그게 아니라 노동을 놓고 세대를 보고, 주거를 놓고 세대를 봐야 한다.

 

고 : 조성주 후보에게도 청년 후보라는 이름이 붙여지지 않나. 그건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우리 당에 청년 기준이 만 35세이기 때문에 당 기준에서 청년도 아니다. 사실 그 말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다만 정치에서 호명될 때에는 그 사람이 무엇을 대표하고 있는가가 보이는 거다. 내가 그동안 청년 관련한 일들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나보다 젊은 사람이 있는 데도 청년 후보라고 불리는 것 같다. 그 의미라면 쓰일 수는 있는 것 같다.

 

고 : 지금 당장 청년 법안 하나를 통과시킨다면 무엇을 통과시키겠나.

 

고용보험이다. 청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고용보험이라고 생각한다. 전체 취업자의 50%가 가입이 안 되어 있고, 전체 국민에서 25%밖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이게 어떻게 고용보험이고 실업 안전망이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실업과 관계되어 있다. 세상에 어떤 안전망이 25%밖에 안 되냐. 결국 나머지 75% 끼리 아귀다툼을 벌일 뿐이다.

 

[2016년 2월 통계청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는 2,500만 명,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고용보험 순수피보험자는 약 1,200만 명이다. ]

 

청년 문제도 마찬가지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이게 안 되어있다. 고용보험만 잘 정비되어도 한국 청년실업 문제가 많이 해소될 거라고 본다. 한국 청년실업의 문제는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일자리 질의 문제다. 일자리 질을 높이는 과정을 고용보험이 커버할 수 있다.

 

#조성주의_고용보험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면? 

 

고 : 국회에 들어간다면 청년을 위해서 어떤 법안을 가장 먼저 발의하고 싶은가?

 

개인적으로는 1호 법안이란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다. 국회에서 보좌관 경험을 하며 느낀 건, 1호 법안은 결국 상징성이다. 결국 실제 통과되는 건 상징성은 떨어져도 실효성과 가능성이 있는 법안이다.

 

나는 고용보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1호로 발의할 생각이 없다. 중요한 타이밍에 해야 하는 거다. 법안은 각자 성격에 맞게 필요한 타이밍이 있다.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하고 싶은 거로 말하자면 대학원생의 노동권 등 다양한 법안들을 생각한다.

 

고 : 정치권에서 청년 얘기를 많이 다루는데, 청년이 얼굴마담으로만 쓰인다거나 그 청년이 대표성을 띠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진다정의당은 청년, 20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는지 궁금하다.

 

보통 다들 청년들의 실업, 주거, 노동 등의 문제가 단순히 청년 시절에만 겪는 문제라고 본다. 허나 정의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청년 시절이 지난 후에도 계속 겪을 문제다. 망한 거다(웃음).

 

지금 청년의 문제는 청년 시기가 지나면 해결되는 게 아니다. 주거와 노동을 포함한 모든 문제는 우리 사회 기존의 시스템과 충돌한다. 그걸 지금 청년 세대부터 겪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노동시장 역시 예전의 규칙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청년들이 기존처럼 비정규직과 저임금 노동을 선택하지 않는다. 차라리 공무원을 준비하고 탈조선을 준비한다.

 

정책적으로 보면 결국 우리가 얘기하는 건 청년 정책이 아니다. 한국 사회 전체를 다시 짜는 사회경제적 정책이다. 내가 고용보험에 주목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실업 안전망도 다시 짜야 한다. 고용보험이 1997년도에 처음 등장할 때는 실업이 특별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방송작가가 방송 하나 끝나면 실업이지 않나. 그런 수많은 노동들이 실업이 아니게 된 노동들이 되었다. 그것을 안 고치니까 청년들이 하는 대부분의 노동에서 기존의 규칙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정당 지속성 차원이다. 정당이 지속되려면 정치자원을 육성하고 개발해야 한다. 한국 정당들은 그렇게 안 했다. 선거 때가 되면 반짝스타들을 영입한다. 무슨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대표하는지가 명확하지도 않다. 다음 선거 때 또 영입할 거다. 정의당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정의당에게 청년은 육성해야 할 미래 자원이기도 하다.

 

[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은 실제로 국회 보좌관, 정치가 등 다양한 정치인을 기르는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고 : 고함에서도 청년을 다룰 때 어떤 20대는 다른 20대보다 50대와 가깝지 않냐란 말을 하기도 한다. 정의당에서도 결국 청년을 일관화된 이미지가 아닌 것으로 보는 것 같다.

 

맞다. 청년이라는 것으로 모든 걸 묶으면 오히려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고 생각한다. 훨씬 큰 문제를 좁게 하고, 고립시키는 거다.

 

고 : 더민주, 새누리 등에서 청년비례대표가 19대 총선 때 유행이었다. 허나 20대 총선에서는 청년비례대표 대부분이 무너지지 않았나. 이 상황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당이 어느 방식으로 하던 그건 내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건 과정에서 보여주는 태도다. 공관위원장의 태도가 심각하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100만 원 씩 돈을 받고, 제대로 통보도 못 받고 면접도 못 보게 했다. 이런 게 바로 취업 사기다. 이런 문제들이 있었다면 공천관리위원장이나 당 대표가 와서 사과해야 되는데 국회는 청년들 일자리 구해주는 곳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니 그럼 국회는 노인들 요양하는 곳이냐.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어딜 호통을 치는 것이냐. 그 문제에 대해선 공관위원장과 김종인 대표 둘 다 사과해야 한다. 누구한테? 지원했던 청년들뿐만 아니라 전체 청년들한테도 사과해야 한다. 정당은 사당이 아니라 공당이지 않나.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김광진 청년의원은 “참가비 100만 원 받고 5분 면접”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비례대표 공천 과정의 문제점을 페이스북에서 지적한 바 있으며, 3월 18일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논란이 번졌을 때 “국회가 청년 일자리 구해주는 곳이냐”란 발언을 한 바 있다.]

 

고 : 최근에 청년 관련 이슈라면 20대가 정치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 흔히 말하는 20대 개새끼론이다. 이 얘기가 최근 이재명 시장의 페이스북 발언 이후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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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대가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20대 개새끼론’에 불을 붙인 이재명 성남시장

ⓒ 이재명 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 얘기는 진짜 웃긴 얘기다. 이젠 화가 난다. 20대가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팩트 자체가 틀렸다. 거기에 더해서 진보 사람들은 20대가 투표를 하면 무조건 자기를 찍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거다. 만약 20대가 보수 찍으면 진보 사람들은 또 그걸 가지고 욕할 거다. 결국엔 ‘너희 나 찍어줘야 되는데 왜 투표 안 해이거 아니냐.

 

그것과 별개로, 사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는 투표하기가 굉장히 쉬운 나라다. 제도적으로는 쉽다. 사전투표제도 있고, 투표일이 공휴일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어렵다. 사회경제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도가 좋아도 작동을 안 한다. 나도 투표시간연장본부 대표였었다. 그걸 하면서 사람들이 투표를 쉽게 하는 방법을 찾는 걸 자주 봤다. 문제는 그런다고 투표율 안 높아진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투표하러 간다고 말하지 못하는 권력관계, 법에서 투표시간을 보장하도록 되어있음에도 공휴일이 쉬는 일이 아닌 사람이 많아지는 문제. 이런 것들 때문에 제도가 작동을 안 하는 거다. 그러면 사회경제적 문제를 고쳐야지 이미 좋은 제도를 고칠 필요가 있는 게 아니다. 오바마는 대통령 되자마자 흑인들이 투표할 수 있게 등록부터 시켰다. 우리는 이미 다 등록되어 있지 않나. 제도상으로는 잘 되어 있다.

 

고 : 그렇다면 사람들이 투표하게 만드는 방법은 다른 건 뭐가 있을까.

 

정치가 좋아져야 한다는 아주 원론적인 방법이 답이다. 사람들이 정치가 내 삶을 변화시킨다는 믿음을 자꾸 가져나가야 한다. 지방선거 결과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고, 급식이 무상이 되니까 지방선거 투표율이 높게 나왔다. 총선 투표율 높이려면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로 더 좋아진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그런데 국회는 사람들이 보기엔 그냥 여야 나누어서 싸울 뿐이다.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서 싸우는 건 사실 당연한 일이다. 허나 정치인들은 그 여야 경쟁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니까 사람들이 투표 효능감을 못 느끼는 거다.

 

조성주의 정치이념, 그리고 출마선언문

 

고 : 답변한 것에서 정치에 대한 평소 생각이 엿보인다. 그것이 잘 담긴 출마선언문 얘기부터 해보자. 작년 출마선언문에서 노동자 아버지 얘기로 시작했다. 인천에서의 어린 시절 기억 중에서 지금 생각들이나 사고방식에 영향을 끼친 사건이 있나.

 

한 특정 사건보다는 그 시절에 겪었던 상당 부분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특별한 건 아니다. 평범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서, 평범한 학교에 가서 평범하게 대학까지 공부하고, 그런 과정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정치함에 중요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다수에 속하는 삶을 살아왔기에 평범한 삶을 정치화하고,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다.

 

[아버지는 인천에서 자동차 유리를 만드는 노동자였습니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도 월급은 단돈 20만 원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삶은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1987년 이후 아버지의 공장에도 노동조합이 만들어졌고 아버지는 조합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삶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노동조합이 교섭하고 매해 임금이 인상되면 그 혜택은 가족에게 고스란히 돌아왔습니다. 저희 가족은 그때야 작은 승용차도 장만하게 되었고, 단칸방에서 주택공사가 만든 13평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덕분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15년 조성주 출마선언문 일부 발췌]

 

고 : 출마선언문을 대표적으로, 2세대 진보란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그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가. 또 다른 2세대 진보 정치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2세대 진보 정치는 진보에 한정해서 말한 거다. 기존의 진보정치는 갈등을 다뤄왔다. 노사관계나 남북관게 같은 것들이었다. 허나 한국사회는 그사이에 이제 많이 변화했다. 기존의 노동으로 불리지 않는 노동이 생겼다. 방송작가, 노동자가 아니다. 허나 노동이다. 청년유니온을 처음 시작해 노동조합하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아르바이트? 그게 어떻게 노동이냐. 사회경험이지’라고 했다.

 

이게 바로 인식의 차이다. 하지만 그게 왜 노동이 아니냐. 지금은 노동이라 불리지 못하는 노동들을 노동이라 이름 불러야 할 때가 온 거다이것도 노동이고 저것도 노동이다. 하고 싶은 정책 중 하나가 업무시간 이후에 카톡. 이것도 노동이란 거를 확정 짓는 거다. 사실 작년부터 하자고 얘기했는데 당에서 제대로 안 받아들여 좀 아쉽다(웃음). 요새에 들어서야 화제가 됐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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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제는 최근 손석희 사장과 김필규 기자가 가져갔다 ⓒ Jtbc 뉴스룸

 

주거도 달라졌다. 이제는 자가 소유의 주거형태가 필요한가란 의문이 있는 시대다. 가족 형태도 달라졌다. 이제 그만큼 진보가 넓어져야 한다. 1세대 진보가 가진 의제를 넓혀야 한다는 거다. 1세대 진보를 없애자는 게 아니다. 사회가 변화한 만큼 늘어난 의제들을 다루기 시작하는 게 2세대 진보다.

 

또 하나는 리더십이다. 옛날엔 스타 정치인이 필요했다. 우리도 당을 대표하는 스타 정치인이 필요했다. 허나 이제는 팀, 정당이 중요하다현대적 정당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방법론도 다르다. 이전에는 문제를 제기하고 폭로하는 게 중요했다.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2세대 진보정치라는 것은 조성주가 표현하고 개념화한 것에 불과하다. 2세대 진보 정치인은 조성주가 아니다이미 그렇게 실제로 몸을 움직이고 행동한 수많은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사람들을 호명하고 싶었다.

 

고 : 이번 출마선언문에서는 심판의 정치를 넘어선 변화의 정치를 이야기했다. 그 의미도 궁금하다.

 

정치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번에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지 않나. 국회의원은 뭐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는 뭐 하는 곳인가? 오늘도 언론에서 여론은 야당심판론이다. 야당은 경제심판론이다. 국민의당은 양당 정치심판론이다. 다 심판이다. 전부 심판뿐이다. 내가 출마 선언문을 쓰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모두가 심판을 이야기할 거다. 허나 심판한다고 삶이 바뀌나? 이번에 심판해봤자 다음에 또 심판할 거다. 또 심판하고 또 심판하고. 심판의 의미는 책임을 묻는 것이다. 책임을 묻는 건 네가 약속했던 만큼 변화를 못 가져 왔으니 책임을 묻는 거. 그런데 사실 여기엔 쟤네 나쁜 놈들이다란 말만 남았다.

   

더 논의해야 하는 건 변화다. 어떻게 변화를 가능케 할 것이냐. 무엇을 변화시킬 것이냐. 이제 누가 더 변화를 잘 만들지를 경쟁해야 한다. 자기 지지자들한테 쟤 나쁜 놈이라는 고자질을 하는 게 지금 심판의 정치다. 정치의 본질은 그게 아니다. 변화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그걸 말하고 싶었다.

 

청년유니온, 그리고 정의당

 

고 : 청년유니온을 출범한 사람이다. 청년유니온을 이야기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에 출발할 때는 단순하게 청년실업이나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노동을 어떻게 사회 의제화 할 수 있을까하다가 노동조합을 고민했다. 그러다 일본 사례를 알게 된 거고 그걸 롤 모델로 따와서 한국에 적용하면서 청년유니온을 시작했다. 정치권에 들어와서는 민주주의 밖 시민들을 위한 결사체로 유니온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고 : 평소에 말하던 민주주의 밖 시민, 광장 밖 시민을 대변해줄 수 있는 조직으로서 유니온이 우리 사회에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인가.

 

꼭 청년유니온만 그런 건 아니다. 민달팽이 유니온, 방송작가 유니온, 일 못하는 사람 유니온 그런 것이나 다른 것들도 가능하다고 본다.

  

고 : 청년유니온을 거쳐서, 본격적으로 정당에 입당했다. 많은 정당 중에서 정의당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정의당 외의 당을 생각한 적 없다. 내 가치, 고민, 정치관, 민주주의 관과 가장 잘 맞는 정당이다. 정의당이 창당될 때부터 들어갈 생각을 했다. 선택이라기보다는 그것뿐이었다. 정의당이 가장 나와 잘 맞았다.

 

고 : 소수정당 소속으로서, 비례대표 의석이 줄어든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

 

[19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의석이 54석이었으나 20대 총선에서는 7석이 줄어 47석이 되었다]

 

비례대표를 줄이는 것이 정의당이 국회에 가는 기회가 줄어들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가 평범한 사람들을 닮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가능케 하는 것이 비례대표제다. 그런 비례대표가 줄어드는 것은 결국 민주주의의 본 기능이 축소되는 것이고, 그렇기에 비례대표 의석이 줄어든 것을 비판하고 있다.

 

원래는 전체 의석수를 늘리고 비례대표제를 늘리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그것이 워낙 시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이것은 정당이 시민을 설득해야 한다. 정당은 시민의 선호만 따라가는 게 아니다. 그러면 정당이 뭐가 필요하나. 여론조사만 하면 되지. 그런 부분에서 우리 정치권은 비례대표제를 늘리는 것에 대한 시민의 선호를 형성하는 데 노력이 부족했다.

 

고 : 고함20에서도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리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반발이 심했다. 그것이 아까 말했던 정치적 효능감의 문제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거에 더해서 정당이 설득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정당들이 두려움에 싸여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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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비례대표는 어디까지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론은 독일의 전면비례대표제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이상이다. 현재로서는 최대 2:1, 1:1 정도는 줘야 한다. 최소 2:1, 가장 바람직한 건 1:1. 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제도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말이다.

 

고 : 이번 비례대표 순번이 6번이다. 그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당원들 투표로 하는 것이고, 경선이 3등이었으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1, 3, 5번이 여성이고 짝수가 남자인데 1, 2등이 남자라서 6번이 된 거니까 그 선택에 대해선 전혀 불만이 없다. 어쨌거나 6번이니까 이번에 좀 힘들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요새 당 지지율이 많이 올라서 9.5% 정도다. 그럼 2%만 올리면.. 들어갈 것 같은데?(웃음) 그래서 당 홍보 전략이 바뀌었다. 조성주를 국회로 보내주십시오(웃음). 조성주까지는 보내주십시오. 문 닫고 들어가야 할 것 같다(웃음).

 

고 : 비례대표에서 홀수 번호에 여성을 배치하는 할당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다. 한국사회는 여성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부족하다. 비례대표에서나 여성과 남성이 5:5지 지역구 후보 중에서 여성은 별로 없다. 오히려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 정의당에 로고송을 맡은 중식이 밴드가 여혐 밴드라며 비판을 받지 않았나. 정의당이 생각하는 청년에 여성이 빠져있느냐란 말도 있었고. 이 사건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의당이 말하는 청년에 여성이 빠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의당은 여성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다만 중식이 밴드에 대해서는 노래를 안 들어봐서 내 개인적 판단은 좀 따로 미뤄야 할 것 같다. 여혐 밴드인 걸 알면서 선택했냐는 물음엔, 알고 일부러 선택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늘 중식이 밴드가 사과문을 올린 걸 보면서, 여성문제에 관해선 훨씬 예민하게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의당이 단순히 음악을 쓰는 것보다 더 크게, 어떤 고민을 나눌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밴드와 미리 의견을 나누고 조율했어야 했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젊은, 청년 이미지의 밴드를 쓴다는 측면으로밖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정의당이 반성해야 하는 건 결국 그 지점이다. 정의당도 이번 계기를 통해 더 예민해져야 하지 않을까.

 

고 : 저서가 여러 권 있다. 조성주의 정치비전과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저서는 무엇인가.

 

하나 고르면 다른 출판사가 섭섭해 할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알린스키, 변화의 정치학’을 꼽고 싶다. 조성주가 생각하는 정치관을 담은 책이다. 조성주가 생각하는 민주주의, 진보 등을 다뤘다. 조성주의 감성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고 싶다면 ‘청춘일기’가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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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에게 000…? 그리고 조성주

고 : 라디오스타처럼 물어보겠다. 조성주에게 심상정이란…?

 

무서운 누나…? (웃음). 무서운 누나. 센 누나. 센 누나다. 무섭기도 한데, 위기 시에 되게 든든한. 우리 심상정 있어(웃음). 덤벼. 이런 거…? 근데 실제로 세다. 내가 원래 센 누나 좋아해서.

 

고 : 조성주에게 정의당이란…?

 

사회적 약자들의 유일한 무기.

 

고 : 조성주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름 없는 사람들한테 이름을 찾아주는 정치가를 꿈꾸는 사람.

 

고 : 삶에서 가장 후회하는 선택이 있다면 무엇인가.

 

너무 많다. 학교를 끝까지 다니지 않고 자퇴했던 거? 여자 친구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거? 많은 공부를 더 일찍 하지 않았던 거? 뭐 이런 건데. 가장 후회되는 건 조금 더 일찍 정당의 소중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지 않은 것이다. 특히 후배들과 그 고민과 생각을 더 일찍 나눴다면 좋았을 것 같다.

 

고 : 혹시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정당 소속이니까 계속 정치를 할 것이다. 지금 맡고 있는 미래정치소장이라는 역할을 계속 잘해나가고, 어떤 방식으로 정치를 할 것인지를 고민해서 선거도 나오고. 정의당을 좋은 정당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 끝난다고 다 끝나는 거 아니다. 좋은 정당을 만들고 좋은 정치가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인터뷰. 농구선수(lovedarktem@nate.com), 감언이설(gchhg2005@naver.com)

사진. 압생트(9fifty@naver.com)

인터뷰 기획. 농구선수, 감언이설, 콘파냐,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