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230,400. 이번에 뽑힌 국회의원과 당신이 함께해야 할 시간입니다. 1억 초가 넘는 시간 동안 새로운 300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보내게 될 것이죠. 현재 4.13 총선 후보 중 이삼십대는 87명으로, 7%에 해당합니다. 과연 87명 중 몇 명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게다가 소수정당이라면요? 고함20은 소수정당에서 출마한 세 청년 후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출마하게 되었는지, 국회에 들어간다면 뭘 하고 싶은지 그리고 126,230,400초를 함께할만한 후보인지를 살펴볼까요.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사태를 대표하는 슬로건이다. 가만히 있음이 낳을 수 있는 비참함을 이 슬로건보다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가만히 있으라’라는 슬로건과 함께 세월호 침묵시위를 주도한 청년이 이제는 청년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다. 노동당 비례대표 용혜인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안녕하세요, 고함20입니다.

 

안녕하세요,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용혜인입니다.

 

요즘 감기도 걸리고 여러모로 고생이 많다고 들었다. 본격적으로 질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른 후보와 달리 눈에 띄는 점이 있어 질문 드린다. 다른 청년비례대표 후보와 달리 SNS상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트위터에서는 ‘용혜인을 지지하는 OOO’이나 ‘용혜인을 국회로’와 같은 계정도 많이 눈에 띈다.

 

SNS는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자산이자 힘이다. SNS상에서의 호응을 보면 정말 감사하다. 유세를 하다보면 내가 노동당에서 출마하는 걸 모르시는 분도 많고, 심지어 정의당에서 출마한 지 아는 분도 있을 정도로 언론 보도가 적다. 그래서 SNS 반응이라든가 SNS를 통한 홍보를 좀 더 신경 쓰게 된다. 사실 언론에 나가지 않는 건 약점이고 어려운 점일 수도 있다. 그래서 SNS상에서 ‘좋아요’ 한 번, 공유 한 번이 나에겐 선거운동의 70~80%를 차지한다.

 

한편으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 선거라는 것은 어떤 바람이 불고 새로운 지지들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이어야 하는데 언론의 보도가 없으면 그런 게 어렵다. 그래서,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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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언론에 많이 보도되지 않았단 사실이 놀랍다. 그럼 이젠 조금 본격적으로 ‘청년’에 대한 질문을 해보겠다. 용혜인 후보가 대변하고 대표하는 ‘청년’은 어떤 정체성을 가진 집단인가?

 

내가 이야기하는 청년은 이 사회의 테두리 밖으로 밀려나 있는 사람들, 경제적 불평등과 일자리 문제를 겪는 사람들, 혹은 저임금 불완전 노동 때문에 사회의 가장자리 밖으로 밀려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20~30대를 청년이라고도 하지만 내가 말하는 청년은 여성이기도 하고 장애인이기도 하고 성소수자이기도 하다.

 

나는 사회 가장자리 밖에 밀려난 사람을 ‘얼굴’을 잃어버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을 대표할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그들은 자신을 대신할 얼굴을 가져본 적이 없고 그걸 가질 방법도 요원하다. 비례대표 후보 용혜인은 그 사람들의 얼굴이자 스피커로 자리매김해야한다.

 

그렇다면 용혜인 후보가 생각하는 청년 문제란 무엇인가?

 

평소에 청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청년 문제라고 하는 건 20~30대가 겪는 문제라고 정의하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20대를 통해 더 많이 터져 나오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사회경제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40~50대보다 아무래도 이 기반을 가지지 못한 20~30대들이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존의 정당들이 청년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20~30대라서 겪는 문제,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일 때가 많다. 그래서 40대가 되면 마치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거다. 기존 거대 양당이 필요한 건 ‘20대’ 후보라는 젊은 이미지일 뿐 그들이 내세우는 청년 후보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권력이나 권한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 진보정당의 청년 후보는 그런 방식에 머무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젊음’이라는 수단으로써의 청년 후보가 아니라 실제로 청년 문제를 해결할 권한과 권력을 요구하고 우리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당사자이기 때문에 더욱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그렇다. 어쨌든 현실적으로 40~50대가 나와서 ‘내가 청년을 대변하겠다’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 있고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할 테니. 내가 청년 당사자로서 경험한 문제가 뉴스에 나올 만큼 심각하고 비참한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 누구나 한번 쯤은 겪어봄 직한 문제일 수 있다. 그 동질감이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서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청년’ 이야기가 나온 만큼 요즘 논란이 되는 것을 질문하겠다. 선거 때만 되면 ‘20대 청년은 정치에 관심이 없고 투표조차 하지 않는다’라는, 소위 ‘20대 개새끼’론이 불거진다. 최근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고. 용혜인 후보는 ‘20대 개새끼’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나?

 

기본적으로 두 가지 입장에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과거 청년들은 시위하고 수업 빠져도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과 결혼 등에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대학 들어오자마자 스펙 쌓고 토익 공부하고 심지어 어학연수까지 다녀와도 취업하기 힘들다. 청년들이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는 조건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는데 이 달라진 조건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고 ‘너희가 잘못됐다’라고 이야기하는 건 부당하지 않을까.

 

또 하나는 청년도 나름의 정치 참여 경험이 분명 있다는 거다. 그러나 청년은 정치 참여를 통해 뭔가를 바꿨다는 경험이 부족하다. 2008년 촛불 때도 100만 명이 모여서 한 달 동안 집회했는데 아무것도 안 바뀌었고, 반값등록금, 세월호 투쟁 당시에도 많은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했지만 결국 바뀐 게 거의 없다. 우리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하던 시도들이 국회 안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하는 데 중장년층 의원들이 국회 내 기득권을 쥐고 있으니 청년의 목소리가 국회 안으로 흡수되질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 통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국회에 가게 된다면 그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청년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진다. 당사자성에 대한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보겠다. 용혜인 후보는 ‘청년’이기도 하지만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기도 했다. 중장년층 남성으로 이뤄진 국회에서 ‘청년’과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용혜인 후보는 그들과 어떤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가?

 

내가 ‘청년’,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져서 차별성을 갖는 것이라기보다는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일 때 차별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기도 하고. 사실 국회라고 하는 건 40~50대 남성 정치인이 그 주도권을 쥐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어떤 차별성을 보이는 게 사실 매우 어려운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그런 영역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면 많은 청년과 여성에게 ‘청년과 여성도 정치를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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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구체적으로, 요즘 성소수자 혐오나 여성혐오가 만연하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사회 전체의 인식과 문화와 분위기라는 것이 법만 바뀐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법을 만들라고 뽑힌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법을 제정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박영선 의원이 ‘그런 거 누가 찬성하냐’고 한 차별금지법에 대해 노동당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주장하며,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혐오표현금지법’이나 여성과 남성뿐 아니라 시민이면 누구나 가족을 구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 권리를 보장하는 ‘시민결합’ 제도 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포괄적_차별금지법, #혐오표현금지법, #시민결합이 뭘까?

 

정책 이야기가 나온 만큼 정책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해보도록 하겠다. 만약 용혜인 후보가 국회에 입성해서 청년 정책을 딱 하나 통과시킬 수 있다면 어떤 정책을 통과시키고 싶은가?

 

딱 하나? (웃음) 딱 한 가지만 고르자면 역시 기본소득에 집중하고 싶다. 노동당의 핵심 정책이 크게 세 가지인데 하나는 주 35시간 노동시간 단축, 다른 하나는 최저임금 1만 원, 마지막은 기본소득이다. 주 35시간 노동은 줄어든 노동시간만큼 임금도 줄고 그 시간에 다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으니 기업이 충분히 수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1만 원은 2013년에 알바연대에서 처음 주장했다. 그때 다들 미쳤다고 했다. 2014년 당시 민주노총 요구안이 6,700원이였으니. 그런데 지금 최저임금은 6,030원이니 민주노총 안에 근접한 상태다. 무려 3년 만에. 하지만 여전히 획기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나마 다행인 건 과거에 비해 ‘지금 임금수준이 너무 낮다’라는 공감대가 나름 형성됐다는 거다. 그러니 현 상황에 가장 집중해야 하는 건 기본소득 아닐까.

 

노동당의 #주_35시간 노동? #최저임금_1만_원, 그리고 #기본소득?

 

기본소득을 택한 더 자세한 이유를 듣고 싶다.

 

좌우를 떠나 경제가 위기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저임금과 노동 유연화를 통한 수출 중심 경제 체제를 유지하려 하는데 이는 파국을 유예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또한 그 유예 과정에서 저임금 비정규직 불완전 노동자는 계속해서 피해를 입을 것이고. 노동당은 재벌의 위기, 대기업의 위기보다는 실제로 최저임금을 받고 사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저임금 불완전 노동자들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를 위해선 주 35시간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고 줄어든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 1만 원과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1만 원 정책은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아직 학자와 교수의 학술토론회 중심으로만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젠 그 수준을 넘어서 실제로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4년이라는 생각이 짧다면 짧을 수 있는데 그 기간 동안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연구와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작업을 통해 기본소득을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다.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정당이 노동당뿐 아니라 녹색당도 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먼저 노동당은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이고 녹색당은 1차로 만 15세 이상의 청소년, 청년, 만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농어민에게 기본소득을 우선 지급하고 2차로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라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기본소득의 지향점이 아닐까. 노동당은 지금의 비정규 불안정 노동 체제를 끝내겠다고 이야기한다. 좌와 우를 막론하고 저성장 시대임을 인정한다. 진정한 위기는 우리 주머니에 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소득은 일을 해서 얻지만, 비정규직 일자리가 대다수다. 저임금 과로 사회에서, 좋은 일자리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 시대에서 함께 사는 방법은 일자리 나누기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면서 우리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덜 일 하고, 더 누리며, 모두가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노동체제로 바꾸자. 그러기 위해서는 덜 일 해도 되도록 소득이 보편적으로 재분배되어야 한다. 기본소득은 바로 그런 대안으로서 제출되었다. 노동당의 기본소득은 이른바 ‘연대적 노동사회’로, 즉 함께 사는 사회를 향한 전환의 열쇠다.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우세한 지금, 녹색당처럼 두 단계를 거치는 게 기본소득에 대한 반발감을 낮추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본소득을 선별적으로 지급하는 사회적 조건이면 기본소득을 전면적으로 지급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 불황 대책이 굉장히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겐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이 현실적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그들의 주장이 사회적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면적 기본소득이 가능한 사회적 힘과 부분적 기본소득이 가능한 사회적 힘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전면적이든 부분적이든 모두 비현실적이지만 둘 중 하나가 현실적이라는 사회적 힘이 형성된다면 다른 하나도 현실적 방안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그 사회적 힘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해왔던 거리에서의 정치, 사회에서의 힘들을 가지고 국회로 갈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서 힘들 것 같다. 질문이 거의 끝나가니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

 

괜찮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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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의 3대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다. 청년 당사자로서 3대 정책 외의 법안을 발의한다면 어떤 법안을 발의하고 싶나

 

어렵다(웃음). 매일 3대 정책 얘기만 하고 다녀서(웃음). 사실 주거문제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주거문제가 청년이 돈이 없어서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집값이 너무 높고 대출받아서 집을 사고,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엮어져 있는 게 문제다. 단순히 청년들에게 집을 지원해주는 방식보다는 좀 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구체적 정책보단 그 정도 생각하고 있고. 사실 제가 기본소득에 꽂혀있기 때문에 자세한 건 정책자료집을 참고해줬으면 좋겠다(웃음).

 

주거정책을 마련하고 싶은 건 실생활에서 묻어나는 이야긴가?

 

그렇다. 서울은 방이 작든 크든, 보증금이 1,000만 원이든 2,000만 원이든 월세 40만 원을 내야 한다. 40만 원이면 최저임금으로 세전 120만 원정도인데 월세 내고 통신비에 교통비까지 내면 남는 게 거의 없다. 심지어 보증금이 없으면 갈 수 있는 곳은 고시원뿐이다. 지금은 자취를 하지만 예전에 고시원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당시 남성 유학생들이 속옷만 입고 다니고 새벽에 옆방에서 알람이 울리는데 알람을 안 꺼서 두 시간이나 그걸 듣기도 했다. 생활의 불편함도 있지만 작은 방에서 관에 누운 것 같이 있는 것도 힘들었다. 결국 두 달 만에 고시원을 뛰쳐나와 친구 하숙방에서 자고 옷만 갈아입으러 고시원에 오고 그랬었다.

 

혹시 민달팽이 유니온에 입주공고가 났던 것을 알고 있나? 지금 자취방 계약이 끝나면 민달팽이 유니온을..

 

다음엔 꼭 참고하겠다.

 

용혜인 후보가 메인 DJ로 있는 절망라디오 관련해서 질문을 하고 싶다. 절망라디오 슬로건이 ‘노 멘토링, 노 힐링, 노 답’이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치인 용혜인으로서 ‘노 멘토링, 노 힐링, 노 답’이라는 슬로건은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나?

 

정치인들이 청년을 이야기할 때면 ‘괜찮아 잘 될 거야’ 식으로 이야기한다. 청년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책을 위해 ‘청년들이 힘들기 때문에 이 정책이 필요하다’ 식으로 청년의 이미지를 소비한다. 홍대나 신촌 가서 알바체험하고 사진 찍는 식으로 청년의 이미지를 소비하기도 하고. 절망라디오는 그런 모습에 거부감을 느껴 청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드러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어쭙잖은 충고나 위로보단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야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절망라디오의 슬로건이 나의 신념, 저의 목표, 가치관 등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거를 하며 일상에서 포기한 부분이 있나?

 

넥센팬인데..동생이 시범경기 보러 가자고 했는데 바빠서 가지 못 했다. 선거만 끝나면… 그리고 제가 신화를 참 좋아하는데 선거 때문에 콘서트도 못 가고 마음이 아프다.

 

신화 팬이라는 이야길 들었다. 용혜인에게 신화창조란 무엇인가?

 

(기자의 질문지를 보며) 진짜 질문이 있어(웃음). 깜짝 놀랐어. 삶의 낙…드립이 떠오르는데 하면 안 될 것 같다.

 

알겠다. 마지막 질문이다. 가벼운, 혹은 가볍지 않을 수도 있는 질문을 하겠다. 혹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강정국제평화영화제를 가고 싶다(웃음). 그리고 막연하게는 제가 해왔던 일들, 청년들을 조직하고 사회운동을 만들고 저임금 불완전 노동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국회에 가지 못하더라도 국회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그런 일들을 하고 싶다. 누군가는 내게 힘들지 않냐고 묻기도 한다. 예전에 고시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돈이 없어 학원도 못 다니고 인강도 못 들어 신림동에 있는 작은 방에서 삼시 세끼 밥을 먹으며 공부를 한 적이 있다. 하루 방일 방에 처박혀 있으니 사람 말이 너무 듣고 싶더라. 그때 야구를 처음 보게 됐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게 매우 괴롭고 낙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람이랑 말을 못해 야구를 틀어놨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지금은 내가 유세를 다니며 하고 싶은 말도 마음껏 할 수 있어 좋다. 돈은 좀 없고 바쁘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삶을 사는 게 행복하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 질문 이후 조금의 담소가 오고 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용혜인 후보와의 만남은 끝이 났다.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용혜인 후보의 정치관, 정책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용혜인 후보는 생각만큼 지쳐 보이지 않았다. 외려 콜트콜텍 수요문화제가 있으니 다음에 보자며 인사를 하고 서둘러 자리를 나섰다. 콜트콜텍. 그러고 보니 콜트콜텍 해고 사태는 3000일이 넘은 지금까지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 이번 총선 후보 중 콜트콜텍 문제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후보가 몇이나 있을까. 그 후보들을 곰곰이 떠올려 보며, 지면의 한계상 더 많은 이야기를 담지 못한 용혜인 후보의 인터뷰 기사를 마친다.

 

글. 콘파냐(gomgman32@naver.com)

인터뷰. 진(bibigcoma@hanmail.net), 콘파냐(gomgman32@naver.com)

사진. 압생트(9fifty@naver.com)

인터뷰 기획. 감언이설, 농구선수, 진, 콘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