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 ‘한겨레’는 1면에 “2030의 ‘선거 반란’”이라는 제목의 국회의원 선거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2030세대의 투표율이 상승하면서 이것이 여당의 참패와 야당의 선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기사의 주요 논지다. ‘한겨레’는 “연애, 결혼, 출산 등 당연히 누려야 할 꿈과 희망조차 잃은 ‘엔포 세대’가 ‘헬조선’을 탈출하기 위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갔다”고 주장한다. 고함20은 이 같은 주장의 현실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별도의 기사(새누리당 패배의 원인은 ‘2030 분노’가 아니다)를 통해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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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게다가, ‘한겨레’는 20대 투표율이 무려 지난 19대 총선에 비해 13%p 상승했다고 쓰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한겨레’는 기사에서 “19대 총선의 실제 세대별 투표율은 20대 36.2%, 30대 43.3%”라고 쓰고 있으며, 이에 반해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는 20대 49.4%, 30대 49.5%로 나타났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 자료만을 가지고 20대의 투표율이 13%p 상승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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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첫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19대 총선의 실제 20대 투표율은 36.2%가 아니라, 41.5%였다. 30대 투표율 또한 ‘한겨레’가 제시하고 있는 43.3%가 아닌 45.5%였다. 실제 19대 총선의 20대, 30대 투표율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한겨레’는 20대, 30대 유권자의 투표율 상승 폭을 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36.2%, 43.3%는 어디서 나온 수치일까.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 이 수치는 대한민국 전체 20대, 30대 유권자의 19대 총선 투표율이 아닌 강원도 지역 내 20대, 30대 유권자의 19대 총선 투표율이다. 의도적으로 실제보다 더 낮은 투표율 수치를 가져왔든, 팩트 체킹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어난 실수이든, 종합 일간지가 신문 1면에 내는 기사에 할 만한 실수는 아니다.

 

문제는 ‘한겨레’뿐만 아니라, ‘경향신문’,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헤럴드경제’, ‘한국일보’ 등 수많은 매체들이 이 잘못된 19대 총선 투표율과 투표율 상승 폭을 똑같이 인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매체가 처음으로 잘못된 정보를 생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가져와 쓴 모든 매체들이 아주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서 기본적인 사실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특히 ‘경향신문’의 경우 선거 당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19대 총선의 20대 투표율을 41.1%(이것도 틀린 수치다)라고 적은 게시물을 게시하고도, 4월 16일 자 신문 3면에 실린 기사 “보수 충성도 약화…2030 적극적 투표…두꺼워진 중도층“에서는 19대 총선의 20대 투표율을 36.2%라고 오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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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방송화면 캡처

 

둘째, 현재 매체들이 투표율 상승 폭의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20대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투표율 추정은 매우 부정확한 것이다. 지난 19대 총선의 경우만 봐도, 출구조사 결과에서 20대 투표율은 45%, 30대는 41.8%로 추정되었으나 실제 투표율은 20대는 41.5%로 3.5%p 감소하고, 30대는 45.5%로 2.7%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8대 대선의 경우에는, 출구조사 당시 투표율 추정치가 20대 65.2%, 30대 72.5%, 50대 89.9% 등이었으나, 이후 집계된 실제 투표율은 20대가 68.5%로 3.3%p 증가한 반면, 50대가 82.0%로 7.9%p 감소했다. 특히 대선 직후, 많은 매체들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난 50대 투표율 추정치를 바탕으로 ‘50대의 결집’에 관한 기사들을 쏟아냈는데, 실제 투표율이 추정치에 비해 심하게 낮게 나오면서 그 분석들의 신뢰도는 자연스럽게 떨어진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에 대한 논란들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율 추정치를 가지고 투표율을 비교하며, ‘2030의 분노’를 논하는 것은 너무도 성급하다. 만약 19대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20대의 실제 투표율이 출구조사 추정치에 비해 3.5%p만 낮게 나온다면, 20대 총선의 20대 투표율은 46.9%로, 19대의 41.5%에 비해 5.4%p 상승한 수치가 된다. 이는 ‘한겨레’를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언급하고 있는 투표율 13%p 상승과는 커다란 차이가 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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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함20

 

2030세대의 투표율은 정말로 많이 상승했는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20대 총선의 투표율 추정치는 19대 총선과 비교하면 확실히 5~8%p 정도의 상승 폭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2년 전 2014년의 6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지 않고, 추정치들은 오차 범위 내에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매체들은 20대, 30대 투표율을 비교할 때 가장 가까운 시기의 선거인 6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참조하지 않고, 19대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율만을, 그리고 그것도 실제보다도 더 낮은 ‘틀린 수치’로 인용하고 있다. 아무리 2030 투표율이 올랐다고 이야기하고 싶고, 그것을 야권 승리와 연결지어 ‘분석’하고 싶어도, 기본을 놓치면 안 된다.

 

글. 페르마타(fermata@goham2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