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30일부터 8월 18일까지. 매주 목요일.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에서 고함20과 시흥시가 함께 <시흥청년언론학교>를 진행한다. 6월 30일 목요일은 학교 일정의 첫 OT와 패널 토론회가 있었다. 무더운 날 저녁, 고함20과 참가인원 간의 첫 OT, 세미나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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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앞으로 있을 시흥청년언론학교의 일정을 소개하고, 참가자 자기소개가 이어진 후, [청년언론], [지역언론], [대안언론]으로 나뉜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청년언론은 <고함20>의 한예섭 편집장, 지역언론은 <콩나물신문>의 오산 발행인, <옥천신문>의 황민호 기자, <대학언론협동조합>의 정상석 이사장이 참여했다. 토론회는 패널들의 매체와 활동 소개, 지역언론과 청년언론에 대한 자유 발제, 참가자와의 Q&A로 진행되었다. 아래는 토론회 내용 일부를 정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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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대학언론협동조합) : 외대알리, 회대알리, 세종알리, 이대알리가 있는 대학언론협동조합의 이사장이다. 독립언론을 만드는 분들을 돕고 있다. 나도 대학생일 때 학보사를 했다. 여기에도 대학을 다녔던 분들이나 다니는 분들이 있기에 아시겠지만, 영자신문이나 학보사 방송국 등등 교내 언론들은 모두 학교의 검열을 받는다. 21세기에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나도 그런 일을 겪다가 화가 나서, 나와 비슷한 경험을 겪은 친구들과 함께 대학언론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알리는 알리다의 준말이다. 다른 대학에도 알리를 만드는 ‘N대알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황민호(옥천신문) : 충북 옥천에서 왔다. 여기까지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청년언론 앞에 지역이란 말이 붙어서 반가웠다. 원래 지역이 잘 안 붙지 않나(웃음). 옥천신문은 27년 된 신문이다. 주민들이 필요로 해서, 222명의 주민이 돈을 모아 1989년 9월 30일에 만들었다. 5만 명의 주민이 주인이고 주민들이 운영한다. 옥천신문은 유료구독자가 4,000명이다. 2만 가구니까 20%인 셈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많이 보는 신문이고, 지역 주민들의 필요 때문에 충족이 되고. 운영이 자발적 구독료와 광고료로 운영이 된다. 그걸로 충분히 잘 돌아간다. 노동조합도 있다. 젊은 친구들이 많고, 내가 나이가 2번째로 많다. 20, 30대 친구들이 많다. 옥천 출신이 아니어도 구미, 무주, 안동, 부산 여러 지역에서 모인 젊은 친구들이 일하고 있는 지역신문이다.

 

오산(콩나물신문) : 콩나물신문은 협동조합법 발효 이후, 지역에 있는 말 그대로 장삼이사들이 만든 협동조합 지역언론이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전국에서 2번째 정도 규모의 종이신문을 만드는 협동조합이다. 우리 신문사가 만들어지고 나서 우리의 모습을 가지고 지역신문을 창간한 곳이 4곳 정도 된다. 우리는 알릴 권리를 존중한다. 기존 지배층은 본인의 목소리를 알릴 방법과 매체를 알고 있다. 허나 청년, 지역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자신의 목소리를 확장해서 낼 수 있는 지역신문, 독립언론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게도 뜻깊은 자리이다.

 

한예섭(고함20) : 우리가 청년 언론 중에서는 꽤 오래된 곳에 속하고, 나름대로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나 하고 희망하고 있다(웃음). 말은 쉽게 했지만, 사실 우리가 청년 매체의 고민을 잘 담아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논의와 고민이 많다. 우리가 청년매체를 대표할 수 있나. 대표하지 못하면 청년언론이 아닌가? 이런 문제를 고민을 많이 한다. 오늘 하고 싶은 지역청년언론학교와 관련된 말은, 매체의 운영에 대한 말보다는 어떻게 쓸 것인가. 왜 쓰는가. 왜 청년들이 모여서 글을 쓰는가 얘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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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고함20> 편집장

 

김선기(진행자) : 각자 언론매체에서 일하면서 생기는 고민들과 이 자리에서 자유롭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한예섭(고함20) : 아까 얘기했듯 고함20이라는 매체의 성격인 청년언론에 관련한 고민이 많다. 특히 고함20이 지역의 많은 청년을 품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참 많다. 이번 신입 기수 모집에도 그런 질문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회의가 서울 지역에서 진행되다 보니 지역 청년들과 함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동안 지역 청년들과 만나는 기획을 여러 번 했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오산(콩나물신문) : 우리 협동조합의 구성원들이 다양하다. 연령대로 치면 10대부터 90대까지 있다. 10대와 90대에서 자발적으로 돈을 내며 들어온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정치적 입장도 다양하다. 새누리당 당혁위원장부터 녹색당 위원장까지 있다. 소수정당 사람들도 있다(웃음).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신문안에 녹아내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고, 그런 것은 지역신문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언론은 아래서 위로의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민호(옥천신문) : 우리나라에서 지방은 식민지다. 자연스레 서울 대학생, 수도권 대학생, 지방대학생…. 이런 계급 의식이 생겨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강자의 위치에 있을 수도 있다. 끊임없이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 우리만 해도 ‘젊을 땐 서울에 살다가 나이 들면 시골로 가야지’라고 하지 않나. 그런 것들도 계급의식의 모습이다. 단, 지역에 오면 여러분 존재 하나하나가 귀해진다. 1,000만 명의 일이 5만 명이 되니까 1,000명이 1명이 된다. 기사를 쓰면 피드백이 바로바로 온다. 밥을 먹으면서도 그 기사 어떻더라 얘기를 듣는다.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약자들이 많다. 만날 수 없는 사람도 많다. 지역신문은 그런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기사가) 바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한다. 옥천신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그들의 목소리를 담고 기록한다. 그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지역에서 언론을 한다는 건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지역 언론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할 수 있는 자와 말할 수 없는 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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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고 있는 황민호 <옥천신문> 기자

 

정상석(대학언론협동조합) :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은 기자에게 제대로 된 돈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정서적 만족감과 다양한 방식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더 채워주려고 한다. 그런 경영적 고민이 있고, 우리가 ‘알뽕’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알리뽕, 즉 자의식 과잉이다. 자신이 엄청 대단한 사람인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자의식 과잉 때문에 능력 밖 일까지 손대게 되고, 오히려 그게 대안언론을 위협한다. 자신 매체의 정체성을 잘 확립하면 이런 일이 없다. 알리에서 어떤 학교 동아리 회장의 비리를 보도하고, 석좌교수의 제자 성추행을 보도하면서 학교를 많이 바꾸어냈다. 이런 일들이 정체성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대안 언론은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키려고 해야 자신 영역에서 힘을 발휘한다.

 

Q. <콩나물신문>과 <옥천신문>에게 묻고 싶다. 부천과 옥천에도 <콩나물신문>과 <옥천신문>이 아닌 다른 언론들이 있다. 나도 지역 내에 다른 언론이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지역 내에 언론이 다양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그 장점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황민호(옥천신문) : 언론이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다양한 신문이 밥벌이하며 존재할 수만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주민들이 다양한 언론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선택지가 넓으니까. 다만 문제는 언론들이 나쁜 짓을 한다는 거다. 제대로 서 있지 못한 지역신문들이 그렇다. 사실, 지역신문들이 열악하다. 돈 많은 사람이 명함을 가지고 싶어서 기자를 채용한 다음에 광고 팔이 시키고. 그렇게 사유화하는 것도 많다. 지역언론이 나쁜 짓을 안 한다면 많이 있어도 상관없다.

 

오산(콩나물신문) : <콩나물신문>이 있는 부천만 해도 지역 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게 40~50개가 된다. 대부분 1인 매체다. 그런 언론사는 하루 인터넷 접속횟수가 100~200회다. 기관이나 관공서에서 낸 보도자료 확인 목적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황민호 기자님도 말씀하셨지만, 지역에서 기레기, 찌라시가 많다. 사업가의 사진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기사로 내놓은 다음 광고를 받는다던가, 유력한 정치인에게 홍보성 기사를 내준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게다가 모든 지자체에 자체 홍보비가 있는데, 홍보비를 받기 위해 시정을 비판하지 않는 곳도 많다. 우리는 협동조합원들의 조합비, 구독료로 기본적으로 운영이 되기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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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신문>을 읽고 있는 참가자

 

황민호(옥천신문) : 덧붙이자면, <옥천신문>은 온라인사이트를 막아놨다. 아무리 네이버, 구글에 검색해도 우리 기사 안 나온다. 유료 구독자만 로그인해서 기사를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료 구독 시스템을 확립했다. 우린 단독을 붙일 필요가 없다. 모든 기사가 단독이고 특종이다. 결국에 신문을 돈 주고 살 필요가 느껴지느냐. 그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주민들이 돈을 주고 사보기에 네이버가 필요 없고 눈치 볼 필요가 없다. 그런 필요성을 만들 수 있느냐. 사람들이 돈을 주고 기사를 사보는 문화가 확립되느냐. 그런 것이 중요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도 그 과정이 험난했다.

 

Q. <옥천신문>에게 묻고 싶다. <옥천신문>을 보면 사람들이 실생활의 문제가 없어진다고 했는데, 그 사례들을 듣고 싶다.

 

황민호(옥천신문) : 해결이 되니까 본다. 주민들이 부르면 우리는 무조건 간다. 개가 새끼를 많이 낳았다. 이런 사소한 미담일지라도 간다. 누가 앞에 쓰레기를 버린다. 놀이터가 필요하다. 무엇이 필요하다. 누가 비리를 저지른다.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 모두 보도한다. 보도하면 해결이 된다. 취재가 되면 바뀌니까 제보를 하고, 바뀌니까 돈을 주고 구독을 한다. 지역에 무슨 제보가 있고 일이 있겠냐 한데 제보 엄청 많이 들어온다.

 

Q. <옥천신문>의 팸플릿에서 ‘중앙과 거리를 둔다’는 말이 있었다. 그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

 

황민호(옥천신문) : 무게중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군수, 군 의원들이 그 사람들의 치적 기사를 써주면 언론사에 돈을 준다. 지역 유지들도 돈이 있으니까 언론사를 자기네 편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자기 말 잘 들으면 돈을 준다. 허나 무게중심을 가지고 언론윤리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의원들이 뭘 하는지 의정활동을 매번 보도한다. 우리 세비가 나가고,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결정을 그 정치인들이 만드는데 아무도 견제하지 않는다. 기자들이 그것을 감시해야 우리 삶이 바뀐다. 그러려면 무게중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Q. 정상석 이사장이 매체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알리’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정상석(대학언론협동조합) : 대학교 안에서 학교 소식 빠삭한, 복학생이지만 젊어 보이고 싶어 하는. 어린 친구들에게도 말 걸고 싶어 하는 복학생들이 갖고 싶어 할만한 잇(IT)아이템. 그게 우리 정체성이다. 그래서 디자인도 예쁘게 하고 문체도 재밌게 하려고 한다. 드립도 넣는다. 이를테면 <외대알리>에서는 창간호가 패러디였다. 창간을 할 때 총장이 교체 시기였는데 후보 3명을 넣고 GTA(Grand Theft Auto) 표지를 패러디했다. GTA가 위대한 차 도둑이지 않나. 그래서 이번 외대 도둑은 누가 될 것인가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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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고 있는 정상석 대학언론협동조합 이사장

 

김선기(진행자) :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에게 한 마디 조언 부탁드린다.

 

정상석(대학언론협동조합) : 여러분들이 여기에 온 이유를 자세히는 모른다. 개인적인 이유가 많을 것이다. 허나 앞으로 저널리즘을 많이 고민하신 분이 얘기해 주실 테니 저널리즘과 언론, 청년에 대해 생각하실 기회가 되길 바란다.

 

황민호(옥천신문) : 청년언론도 좋지만. 지역에 방점을 찍고. 지역에 뿌리내리며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민했으면 좋겠다. 유목민처럼 우리는 떠다닌다. 고향이 상실되어 있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때 의지할 수 있는 그곳. 내가 평생 부대끼며 살 그곳. 뿌리내리는 것에 생각했으면 좋겠다.

 

오산(콩나물신문) : 무엇이든 간에, 즐겁게, 하고 싶은 거, 뒤를 재지 말고 하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데 옆에 사람에게 방해가 안 되고 자신을 즐겁게 한다면 그걸 했으면 좋겠다. 글 쓰는 것도 그렇고.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한예섭(고함20) : 모든 글은 자기만족이 필요하다. 그간 많은 담론도 나누고 토론도 했지만, 결국 글에서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글을 쓸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정리. 감언이설(gchhg2005@naver.com)

사진. 통감자(200ys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