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30일 현재 “웹툰”의 연관검색어는 “메갈”입니다. 네. 웹툰계에 핵폭탄이 터졌습니다. 성우 김자연씨의 클로저스 하차 사건 이후 일어난 지지 선언 때문입니다. 제목을 보고 예상했겠습니다만, 저는 성우 김자연씨를 지지하며, 그의 하차에 맞서 목소리를 낸 수많은 작가의 선언을 지지합니다. 이렇게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네이버

 

제가 메갈이냐고요?

 

글쎄요. 대답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현재 무차별적으로 발산되고 있는 “메갈이냐?”는 검열은 페미니즘의 기본 가치부터 웹사이트 메갈리아의 과격한 (때로는 잘못된) 몇몇 발언들까지 너무나 광범위한 범위를 아우릅니다. 그러니까, 질문은 제가 웹사이트 ‘메갈리아’의 일원이냐 아니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해두자면 저는 누군가 부르짖는 실체 없는 ‘올바른 페미니즘’에 따를 생각 따윈 없습니다. 저는 남자고, 다른 많은 또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제가 남자인 것으로부터 오는 권력’을 숨 쉬듯 누리고 살아왔기에 작금의 ‘페미니즘적 분노’에 함부로 손을 얹는 것조차 민망합니다만, 그러나 그 분노가 정당한 것이라고는 믿습니다. 그것이 멈출(수 있을) 때까지 사과와 반성과 연대의 노력을 멈춰선 안 된다는 것 정도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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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는 필요없다 ⓒ 김자연 트위터

 

네. 저는 미러링의 가치와 효과를 지지합니다. 반격으로부터 오는 진보를 신뢰합니다. 설령 그 안에서 일어나는 말과 행동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다고 해도 말입니다. 설령 그 언어에 의해 제가 “한남충” “씹치”로 호명돼도 말입니다. (사실 이것엔 동의하기도 합니다) 저는 페미니즘이 정의라고 믿으며, 누군가 ‘메갈’로 통칭하는 광범위한 무언가와 페미니즘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믿으니까요.

 

여기까지 읽으신 당신이 저를 메갈이라고 생각한다면, 네 그것을 부정할 생각 없습니다.

 

그래서 지지합니다

 

[지지 리뷰 프로젝트]는 그래서 기획됐습니다. “왕자는 필요 없다”는 문구를 지지하고, 그것을 인증한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며, 그를 위해 목소리 내준 모든 웹툰작가를 지지하기 때문에요. “메갈”이라는 짧은 단어를 문제 삼아 그 일련의 흐름을 부정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말입니다.

 

많은 작가가 SNS에 지지 선언을 표명했고, 그 이후 심한 반동에 휘말렸습니다. 그들은 말 한마디로 사상을 멋대로 단정 당하고, ‘메갈’이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렸습니다. 별점 테러, 불매운동, 조리돌림, 협박과 압박, 공격적인 리뷰, 하차, 나아가 ‘YES CUT 운동’이라는 위협에 가까운 피드백. 이에 적지 않은 수의 작가들이 사과나 해명의 글을 올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은 이들, 독자와 격렬한 언쟁을 벌인 이들은 여전히, 아니 더 심한 테러에 가까운 공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름과 멘션은 거의 실시간으로 박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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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검열 찬성’ 운동, 놀랍다

 

압니다. 웹툰계의 이 폭풍이 비단 페미니즘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요. 독자와 작가 사이의 소통에 얽힌 복잡한 문제들이 상존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 공인의 소통에 있어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기에 사건이 더 심각해졌을 수도 있겠죠.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차적으로 그들의 표현의 자유와 페미니즘에 대한 타격이 그 기저에 깔려있다고 봅니다. 또한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 작가들에게 불균등한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방식의 리뷰를 지향합니다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언론매체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웹툰을 즐겨보는 한 명의 독자로서, 저는 (적어도 페미니즘적 발언에 의해서는) 그들이 전혀 X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 작가분의 말씀 그대로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그런 사회여야 합니다.

 

저희 리뷰 프로젝트팀은 ‘페미니즘 발언’(이건 당연히도 ‘메갈 지지’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웹툰 작가들의 작품들을 리뷰하려 합니다. 그들의 발언 속에서 볼 수 있던 페미니즘적 가치를 그들 작품으로부터 새롭게 발굴할 것입니다. 하여 안티 페미니즘적 박제 운동에 조금이라도 대항하는 다른 방식의 리뷰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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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합니다 ⓒ 고함20

 

혹시 당신도 웹툰을 좋아하고, 페미니즘을 고민한다면, 아, 또 “메갈”이 싫지만 ‘평등주의자’ 시거나 ‘올바른 페미니스트’ 시라면, “메갈의 이분법”은 잠시 지우고 기대해 주세요. 당신이 제 정체성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페미니즘이라는 연관성을 통해 닿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더 쓸 말이 없네요. 마지막으로 저와 당신 사이 아주 작은 페미니즘이라도, 그것이 “저어어어어어언혀 X되지 않기를” 바라며 글 마칩니다.

 

기획. 달래, 샤미즈, 아레오, 인디피그

글. 인디피그(ghin28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