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청년수당’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청년’과 관련된 이슈가 대개 그렇듯, 청년수당 논란에도 청년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청년세대의 삶은 쉽게 함부로 말해져서는 안 된다. 고함20은 청년수당 정책을 둘러싼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갈등, 논란이 소비되는 방식 등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말한다.

 

“청년의 삶까지 직권취소할 수 없습니다”

 

현재 서울 시내 지하철·버스·가로판매대 곳곳에는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해 내려진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 처분을 비판하는 광고가 붙어있다. 이에 대응하여 보건복지부는 9일 공식 SNS를 통해 “청년의 어려운 현실을 이용해 환심을 사려는 행태”라며 서울시의 청년수당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카드뉴스를 배포했다. 청년수당을 둘러싼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갈등이 여론전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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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청년수당은 심사를 거쳐 선정된 대상자에게 취·창업과 연관된 활동을 위해 1인당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장기미취업, 불안정고용으로 사회 밖에 내몰리고 있는 청년들이 능동적인 진로 설계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지원 자격은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있으며 중위소득 60% 이하에 해당하는 근무시간 30시간 미만의 만 19~29세 청년이다.

 

1. 직권취소는 법적으로 정당한가?

 

4일 보건복지부는 서울시의 청년수당 사업에 대해 직권취소 명령을 내렸다. 하루 앞선 3일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지급하자 “사회보장기본법 위반”이라며 즉시 시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시정 결과가 보고되지 않았다며 취한 조치이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지급이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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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데일리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줄곧 청년수당 사업이 명백하게 사회보장제도의 신설에 해당하므로 본 부처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서울시는 협의 과정에서 복지부의 보완요청을 반영한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복지부는 보완이 미흡하다며 최종적으로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복지부는 협의 결과가 ‘부동의’로 매듭지어졌으므로 서울시는 청년수당 사업을 더는 추진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처음에 복지가 아닌 고용 정책에 속하므로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정부와의 협력을 위해 협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그 후 보완요청을 반영한 수정안을 마련하는 등 협의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한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사회보장위원회가 조정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조정사항을 반영해 사회보장제도를 운영한다는 사회보장기본법의 규정에 따라 앞으로도 사회보장위원회의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2. 청년수당은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나?

 

보건복지부는 “청년수당처럼 구직활동을 벗어난 개인 활동에까지 무분별하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청년수당이 관광가이드 희망자에게 개인관광비용, 음식점 창업·요리사 희망자에게 식사비·맛집 탐방비, 프로그래머 희망자에게 pc방 이용비·게임비 등도 가능한 지출 항목으로 인정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취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대다수 성실한 청년들의 꿈과 의욕을 좌절”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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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서울시는 복지부의 ‘도덕적 해이’ 관련 주장은 “청년의 삶을 신뢰하지 않는” 태도라면서, “50만원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일부러 취업을 안 한다든지, 취업을 6개월 이후로 미룰 가능성은 작다”고 반박한다. 청년수당은 “취업준비도 해야 하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 실정에서 청년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최소한이나마 확보해주어” 오히려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3. 3,000명의 청년만 특혜를 받나?

 

보건복지부는 카드뉴스에서 “청년수당을 받는 3,000명을 제외한 대다수의 청년들은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며 “청년들의 열정과 패기가 사라질 것”에 대한 걱정을 직접적으로 표시한다. 보도자료에서도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강행한다면 타 지자체들도 앞다투어 현금을 지원하는 선심성 정책이 양산될 것이며, 이는 복지 혜택의 지역별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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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앤조이

 

서울시는 차별적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하여 “올해는 시범사업이라서 일부 청년들을(3천명) 대상으로 지원하지만, 효과가 입증되면 더 많은 인원이 지원받을 것이며, 아울러 다른 지자체 및 전국적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청년수당의 실시로 “청년수당은 미취업 청년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는 인식이 형성된다면, 이 사업이 더욱 확대될 여지도 커진다는 것이다.

 

글. 진(bibigcoma@hanmail.net)

대표이미지.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