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아이들”이라고 한다. 자기 방 청소를 자신이 하지 않고 돈을 주고 청소업체에 맡겼기 때문이란다. ‘독립해도 집안일을 남에게 맡긴’다며, 어른이라면 제 일은 제가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책임감이 결여되었다고 한다.
 
 
기사에 나온 이야기는 단순하다. 바쁘게 사는 취준생이나 지방에서 상경해 자취하는 대학생들 위주로 청소 도우미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 예시로 나온 사례는 취업준비를 하느라 도저히 치울 시간도 없어서 이용했다는 것과 자취를 하는 대학생이 청소하는 습관이 없어서 이용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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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기사 캡처
 
 
이 일을 두고 기사는 “성인이 돼서도 방 정리 하나 손수 해결하지 못하고 남의 손에 맡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렇기에 ‘성과 만능주의’의 병폐이며, ‘헬리콥터 맘’에 익숙해져 자기가 사는 공간을 치워야 하는 상식을 가지지 못한 청년들의 모습이라고 한다.
 
 
청소는 노동이다
 
 
문제는 간단하다. 첫 번째는 집 청소는 엄연히 노동이라는 점이다. 집을 청소하는 일에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바쁘거나, 자신의 노동력보다 다른 이의 노동력이 더 효율이 좋다면야 다른 이에게 맡기는 선택은 합리적이다. 청년들이 4시간에 4~5만 원 하는 돈을 지급했다면, 그것도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이 없는’ 청년들이었다면 그들에게 그만큼 노동이 절실했음을 의미한다. 그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기에 그런 선택을 했을 뿐이다.
  
두 번째로, 내가 사는 곳은 내가 치운다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 내가 사는 곳을 다른 이에게 돈을 주고 치워달라고 할 수도 있고, 내가 먹을 것을 남에게 돈을 주고 만들어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게 자본주의 시대의 ‘상식’이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는 오로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합리적인 판단에 따를 뿐이다. 당장 돈이 없는 청년일지라도 몇 시간의 청소보다 취업준비가 급하다면 청소 도우미는 합리적이다.
 
‘어른은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치운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사실 틀리다. 청년들이 자라난 학교에서 교무실을 비롯한 선생님의 공간은 늘 학생이 치웠다. 길거리와 대학교의 공간은 청소노동자가 치웠다. 우리 사회는 자신의 공간을 자신이 치우지 않는다. 그건 집도 마찬가지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가사노동은 순전히 ‘어머니’의 몫이었다. 그런 사회에서 자신의 공간을 자신이 치운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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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캡처
나야말로 당신들이 자기 공간 치우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왜 청년만 문제가 되나
 
 
시장논리에 앞서서, 이 문제는 ‘청년’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문제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다. 청소 도우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예전부터 있었고, 기사에서도 기존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 사례들은 문제가 없는데 왜 청년들’만’ 문제가 되는가? 기사에서 언급한 현상에서 문제 될 것은 하나도 없다. 청년들은 합리적 인간으로서 합리적 선택을 했을 뿐이다. 그 선택은 이미 기존에도 통용되던 것이었다. 청년들이 자신 돈으로 청소 도우미를 부르든, 자신 돈으로 무엇을 사 먹든 그것이 왜 문제여야 하는가.
 
 누가 비싼 커피를 마신다고 ‘된장’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청소를 맡긴다고 ‘어른아이’가 되지도 않는다. 다른 세대도 아니고 ‘청년’이 청소 도우미를 부르는 일이 문제라는 것은 소비행위에 ‘자격’을 부여하는 일이다. 소비행위에 자격은 없다. 청소 도우미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에 어떠한 자격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청년의 독립을 걱정한다면, 청년이 독립할 수 없도록 만드는 제도와 사회를 비판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소 도우미를 부르는 것은 청년의 독립과는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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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캡처
청년 현실 좀 보고 욕했으면…
 
 
마지막으로, 여전히 청년들을 맹목적으로 ‘덜 큰’ 존재로 만드는 일반화가 계속되는 것이 안타깝다. 일단 청년들이 실제로 청소 도우미를 그렇게 많이 이용하고 있는지, 입소문이 얼마나 났기에 급증한다는 것인지 실제 주변의 청년들을 보고 있는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집 청소와 관련하여 청년들의 변화로 더 눈에 띄는 것은 자신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 시도다. 주변에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도 많고, 관련 웹툰과 SNS 페이지, 블로그, 쇼핑몰은 엄청난 인기를 끈다.
 
자 그럼, 나도 이렇게 얘기해보겠다. “요새 청년들은 자신 집도 스스로 꾸미는 ‘진짜 어른들’”이라고. 그간 어른들이 남에게, 집안의 여자에게 무책임하게 맡겨왔던 가사 일을 즐겁게 주체적으로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말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어른들은 요새 청년들과 달리 주체성이 부족하며 자신의 공간에 대한 애착심이 떨어지는 존재라고 이야기하겠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이 들 것이다. ‘어른 아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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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캡처
ㅇㅈ?
 
 
글. 감언이설(gchhg20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