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청년이 수도권으로 향한다. ‘말은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을 굳이 끌어오지 않더라도 그 까닭을 설명하기란 간단하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기회’가 거기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회가 인정해주는 대학과 더 나은 여건의 일자리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다수 집중돼 있다.

 

때문에 청년들의 목소리는 자주 수도권 청년의 그것으로 치환된다. ‘지역 청년’은 청년이 힘들다는 이야기의 ‘특히 좀 더 힘든’ 사례로만 간간이 등장할 뿐이다. 하지만 지역 청년의 삶이 정말로 그것뿐일 리가. 고함20은 지역 청년의 이야기를 하는 지역 청년 잡지들을 소개한다.

 

# 경남 <경청>

 

잡지 이름인 <경청>은 경남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해달라는 의미다. 지난 3월 오프라인 첫 호를 발간했다. 첫 호의 커버스토리격인 특집기사 제목은 <경남은 왜 새누리당의 텃밭이 되었나?>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경남이 왜 정치적으로 보수적 색채를 띠게 되었는지를 다뤘다. 흔히 경남은 “덮어놓고 1번을 찍는” 지역으로 평가받는데, 이런 지역감정의 고리를 청년층이 끊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 <경청>이 주요하게 내세우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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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펀딩 댓글 캡처

 

<경청>은 현재 두 번째 호를 발간하는 데 필요한 인쇄비 등을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금 중이다. 프로젝트에 달린 댓글 가운데엔 비판이 많다.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글에 “그런 도지사(홍준표)를 뽑아놨으니 자업자득이다” 식의 댓글이 여럿이다. 이런 반응은 역설적으로 <경청>이 경남 청년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야 할 필요성을 말해준다.

 

<경청>이 진행 중인 다음 스토리펀딩: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7612

 

# 대전 <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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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슈

 

2013년 만들어져 4년째 ‘살아남은’ 독립 잡지다. 현재 6호가 완성되어 구독 신청을 받고 있다. <보슈>라는 이름은 당연하게도(?) ‘보라’는 말의 충청도 사투리다. 이름의 투박함과 달리 ‘독립 잡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연상되는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보슈>에도 역시 그대로 있다. 이름 역시 표지엔 영문(‘BOSHU’)으로 표기되어 있어 언뜻 보면 외국어에서 따온 이름처럼 보인다.

 

대전 청년들이 만든다는 것 외엔 크게 정해진 틀이 없다. 주제는 각호가 발행될 때마다 달라진다. 그 가운데 ‘지잡대’를 주제로 한 2호는 지역 청년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호였다. “비-수도권 대학생이라고 자격지심을 가질 필요 없다”는 <보슈>의 메시지 자체가 ‘신박’하진 않지만, 지방에 살며 누군가가 ‘지잡대’로 명명하는 대학에 다니는 이들에 의해 메시지가 발화된다는 의미를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보슈>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boshu/

 

# 부산 <지잡>

 

‘부산지역 청년 잡지’의 줄임말이라고는 하지만 <지잡>이라는 이름에서 자연스레 연상되는 ‘지잡대’의 부정적 의미를 분리해내기란 쉽지 않다. ‘지잡’이라는 단어에서 ‘지잡대’보다 잡지 <지잡>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지난해 출발한 <지잡> 구성원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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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잡> 온라인 홈페이지 메인 화면 캡처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과 달리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시행하는 교육을 받은 기자들에 의해 ‘제대로’ 만들어졌다. ‘지잡’이라는 단어를 전복하려는 목적이 있는 만큼 다루는 이슈는 부산 지역 대학에 관한 것들이 많다. 창간호에선 총장직선제, 대학 내 선거 관련 세칙과 같은 굵직한 캠퍼스 이슈를 다뤘고, ‘화석’이 된 10학번의 에세이 같은 가벼운 기사도 발행된다.

 

<지잡> 홈페이지: http://www.zizap.kr/

 

글. 아레오(areoj@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