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 주 주말, 서울혁신파크에서 ‘청년주간: 너를 듣다’ 행사가 열렸습니다. 나를 말하고 너를 듣기 위해, 곳곳에서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그들은 왜 이곳에 온 걸까요? 그 이야기들을 공유합니다.

 

“아니, 도대체 청년들은 어디에 있는 거야?”란 말을 들을 때마다 묘한 분노가 치밀었다. 내가 여기 있는데! 공무원이기 전에 나도 시민이고, 청년인데! 청년 인구도 많은 도시에서 왜 자꾸 청년이 없다고 하는 걸까.

 

민간과의 협업이 유행처럼 번지자 지방정부는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청년을 원했다. ‘그런’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청년’ 주무관 조은주 씨는 알았다. ‘우리’도 시정 참여자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래서 사람들을 모았다.

 

그게, ‘청년 거버넌스’의 시작이었다. 아직 이 개념이 생소하고 낯선 사람들이 많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 거버넌스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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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거버넌스가 뭔데?

 

쉽게 말해 ‘협치’다. 독립된 주체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다. 주로 민-관의 협치를 이를 때 ‘거버넌스’라는 말을 사용한다. 여러 분야에서 거버넌스가 이뤄지고 있고, ‘청년 거버넌스’도 그중 하나다. 그렇다면 민간과 정부(관)는 왜 협치를 하는 것일까?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라는 목표 앞에서 청년들은 콘텐츠는 있지만 돈이 없고, 정부는 돈은 있지만 콘텐츠가 없었다.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래서 청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지원 사업을 벌인다. 그러나 정부에서 나온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굳이 수치나 통계를 들이대지 않아도, 우리는 여전히 청년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기존과는 다른 접근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했다. 대안은 문제를 겪고 있는 당사자들이 직접 정책을 제정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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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당사자들과 정부가 협력하는 거버넌스는 여러 지역에서 이미 진행 중이다. 서울, 시흥, 전주, 제주, 부산, 순천 등 지역의 청년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움직였다. 서울시 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의 경우, 청년 당사자를 모으는 작업에서부터 시작하여 단체를 설립했고,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서울 청년의회’를 개최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청년들이 제안한 정책이 실현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협치는 가능할까

 

그러나 당사자들이 모였다, 는 것 이상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13일 오전, 미래청 2층에서 거버넌스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청년들의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청년주간 기획 컨퍼런스 <거버넌스, 살아남을 수 있을까? : 혁신적 실험의 지속 가능성>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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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협치라고 하지만, 전혀 동등한 위치가 아니에요.”
“지자체는 자꾸 눈에 보이는 성과나 퍼포먼스를 요구해요.”

 

전국 곳곳에서 거버넌스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의 주된 고민은 행정(관)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부산청년들’ 운영위원 엄창환 씨는 “협업이라기보다는 늘 행정이 주도하는 식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계획 다 세워놓고 청년들을 동원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협치’를 하겠다고 만난 민-관이지만, 서로의 이해관계와 성향은 같지 않다. 청년 집단은 당사자로서의 요구가 앞서고, 관은 공무원 조직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체제 속에서 사업을 끌어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원을 가진 관 주도로 일이 진행되고, 청년들은 ‘을’의 입장에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패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평등한 주체로 거버넌스에 참여하기 위해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나의 필요와 목적을 고려하는 동시에, 지방정부가 필요한 것을 캐치해야 한다. 관 조직의 원리를 파악해야 나의 요구를 받아들이게 하는 접근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창복 서울협치추진단장은 “민관이 서로 필요에 따른 도구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밀고 당기기’를 하듯이, 적절히 상대의 요구를 수용하고 나의 요구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민관 협력관계가 구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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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청년 당사자로 참여하고 있지만, 청년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대표성과 자임(自任)의 문제도 이야기되었다. 청년들 내부에 다양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한 청년들의 참여만으로는 청년층의 욕구 반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대표성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어느 정도 자임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더 많은 청년들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서복경 교수는 “지역에 있는 동료 청년들을 초대하는 정책을 하라”며,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점진적으로 다양한 청년들과의 만남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거버넌스를 한다”

 

지방정부와의 문제, 청년단체 내부의 문제, 대표성의 문제, 활동가로서의 먹고사는 문제. 청년들은 협치의 과정에서 제각각의 층위에 있는 고민을 한 아름 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버넌스를 지속한다는 것은, 컨퍼런스에 참여한 한 패널의 말처럼 ‘끝없는 짝사랑’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은 거버넌스를 하고 있다. 청년주간 내내 공간을 장식한 ‘청정넷 뮤지엄’ 전시에서, 그들은 ‘하고 있다’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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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였고, 그것이 반영되도록 하기 위한 시도들을 멈추지 않고 ‘한다’는 사실이다. 청년들이 공유했던 다양한 문제 뒤에 무엇이 남을지는, 결국 청년들이 만들어갈 것이다. “지치더라도 끝없이, 끈질기게” 말이다.

 

 

글‧사진. 달래(sunmin5320@naver.com)

기획. [청년은 X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