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누군가는 그들을 불쌍한 젊은 세대로 각인시킨다. 또 누군가는 그들을 치기 어린 불만쟁이로 붙박아 놓는다. 때때로 그들은 열정이 필요한 청춘이 되고, 시스템을 부숴야 할 투사가 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모든 청년은 다르다. 다른 삶을 산다. 그래서 만나야 한다. 정의하지 말고 만나야 한다. 다시, 청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의미는 언제나 ‘무엇’에 있다. 고함20이 몇 개의 ‘무엇’을 만났다. 그래야 알 수 있으니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을 자세히 오랫동안 응시해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다. 프라운드에서 일하는 이지민 씨와 이우진 씨는 버려진 물건들을 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사업을 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upgrade, 승급)’와 ‘리사이클링(recycling 재활용)’의 합성어이다.

 

국내 업사이클링 업체의 창업자가 대부분 2~30대의 청년들이라는 점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모든 것에 가능성을 열어두는 업사이클링은 젊음과 닮아있다. 청년사업가 이지민 씨와 이우진 씨를 만나 프라운드와 업사이클링, 청년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프라운드는 무슨 일을 하나요?

 

A. 프라운드는 업사이클링을 하는 패션 기업입니다. 고장 난 이어폰으로 팔찌를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수익의 일부분을 청각장애인 문화 활동에 기부하고 있어요. 밝고 젊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익숙한 것들에서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고, 제품으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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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운드 사무실

 

Q. 업사이클링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처음에는 버려진 천으로 가방을 만들었어요. 제 친구가 청바지 공장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는데, 들어보니 거기서 매일 세 마 이상의 천이 버려진다는 거예요. 아무런 흠이 없는 그런 생 천이요. 그걸 듣고 버려진 천으로 새 상품을 만드는 건 어떨까 생각했어요. 결국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죠. 버려진 천으로 가방을 만들다가, 3개월 전부터 고장 난 이어폰으로 팔찌를 만드는 일도 인수인계받아서 하고 있어요.

 

Q. 제작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나요?

 

A. 처음에는 개개인에게 폐이어폰 수거를 받았는데 이게 한계가 있었어요. 이어폰의 종류가 다 달라서 통일성이 없으니까 상품으로서 가치가 없었던 거죠. 그런데 이어폰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저희를 알고, 못 쓰는 이어폰을 보내주셨어요. 예전에 개인에게 폐이어폰을 기부받을 때는 세척을 많이 해야 했는데, 이거는 거의 새 이어폰이다 보니까 세척 과정이 줄어들었죠. 그리고 그 이어폰들을 자르고 꼬아서 팔찌를 만듭니다.

 

Q. 제품들은 직접 제작하시는 건가요?

 

A. 저희는 디자인만 하고, 제작은 경력단절 여성분들에게 맡기는 시스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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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력단절 여성과 함께하는 시스템이 프라운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되나요?

 

A. 저희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 재료, 만들고 난 후 제품 등 제품을 이루고 있는 모든 요소가 계속 선순환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못 쓰는 소재를 이용해서 업사이클링 하고, 또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제품 제작 과정에서 경력단절 여성에게 힘이 되어주는 거죠. 그리고 제품 제작의 마지막은 수익금의 기부로 이어지는 게 하고 있어요. 이렇게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 하나하나에서 업사이클링 이상의 가치를 담았어요. 그래서 프라운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굿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수익금 일부를 청각장애인 지원에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A. 이번 해 초, 소리 없는 전시라는 컨셉으로 ‘소리를 그리다 展’에서 청각장애 캘리그라피 작가분들과 콜라보를 했었어요. 저희가 업사이클 소재들을 이용해 전시장을 꾸몄고, 그것들이 캘리그라피 작품들과 함께 전시됐어요. 이번 해에 모인 자금은 내년에 전시회를 열 때 쓰게 될 계획인데 앨범 패키지 디자이너분과 협업하기로 했습니다. 소리와 전시라는 컨셉으로요. 또, 수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청각장애인 학생에게 컴퓨터를 제공해드리기도 했고요.

 

Q. 프라운드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일이 무엇인가요?

 

A. 며칠 전에 단국대학교 과학교육과 학생분들이 안 쓰시는 이어폰들을 다 모아서 보내주셨어요. 편지도 함께 보내주셨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지속가능한 발전과 과학교육’이라는 수업을 듣다가 업사이클링에 대해서 배우고, 프라운드를 알게 되셨대요. 저희가 추구하는 선순환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어서 이어폰을 보내주셨다고 합니다. 학생분들의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과, 저희를 보고 ‘나도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는 말들이 감동적이었고 뿌듯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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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와 패션을 함께 추구한다 ⓒ프라운드

 

Q. 프라운드 사업하시면서 힘드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업사이클링에 대한 개념이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기도 하고 인식도 좋은 편이 아니라서, 버려진 것으로 만드는데 왜 이렇게 비싸냐는 소리를 사람들이 많이 하세요. 다른 업사이클링 회사들도 이것에 대해 항상 하는 고민해요. 이런 인식 때문에 업사이클링 사업을 포기하는 분들이 많으시기도 하고요.

그리고 많은 청년 스타트업들이 초기자본 때문에 힘들어해요. 한국에서 청년 스타트업은 공모전이나 후원에 많이 기대고 있어요. 이어폰으로 팔찌를 만드는 사업도 공모전에 아이디어를 냈는데 언더독스라는 회사가 관심을 갖고 경영을 도와주면서 시작했거든요. 청년 스타트업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프라운드가 꿈꾸는 앞으로의 프라운드의 어떤 모습인가요?

 

A. 팔찌에서 더 나아가서 가방이랑 옷도 판매 제품의 범위로 넓히고 싶어요. 업사이클링의 소재도 더 늘리고 싶고요. 단, 고객들이 제품을 봤을 때 ‘업사이클링인 줄 몰랐다’는 반응을 하게끔 하고 싶어요. 업사이클링이라는 걸 배제하고 봤을 때도 예쁘게 보이는 걸 추구하거든요. 결국 제품이 예뻐서 사람들이 알아주는 걸 바라는 거죠. 사람들이 가치 있는 소비라서 사는 게 아니라 ‘(예뻐서) 샀는데 가치도 있네?’라고 생각하게 하고 싶어요.

 

 

글. 모킹버드(sinjenny97@naver.com), 콜드브루(gocoldbrew@naver.com)

사진. 아레오

대표이미지 ⓒ프라운드

프라운드. http://prou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