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누군가는 그들을 불쌍한 젊은 세대로 각인시킨다. 또 누군가는 그들을 치기 어린 불만쟁이로 붙박아 놓는다. 때때로 그들은 열정이 필요한 청춘이 되고, 시스템을 부숴야 할 투사가 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모든 청년은 다르다. 다른 삶을 산다. 그래서 만나야 한다. 정의하지 말고 만나야 한다. 다시, 청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의미는 언제나 ‘무엇’에 있다. 고함20이 몇 개의 ‘무엇’을 만났다. 그래야 알 수 있으니까.

 

자전거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자 약속한 사람이 있다. ‘약속의 자전거’의 오영열 씨, 정영준 씨, 박상환 씨에게 자전거는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들은 라이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약속의 자전거 대표 오영열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약속의 자전거는 자전거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해요. 자전거를 좋아해서 사람들 모아 라이딩하고 관련 교육을 하다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주로 안전교육과 장거리 라이딩 교육을 하고, 최근에는 자전거를 직접 제작해서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어요. 이 외에도 세월호 추모 라이딩과 기부 라이딩 같은 행사도 진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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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라이딩 ⓒ 약속의 자전거 블로그

 

Q. 라이딩을 통해 사회 참여를 한다는 것이 생소하네요.

A.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세월호 추모라이딩을 열어 서울에서 팽목항까지 420km를 무박으로 달렸어요. 그때 자전거를 의미 있게 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뒤로 이런 일들을 좀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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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나눔 라이딩 ⓒ 약속의 자전거 블로그

 

Q. 기부 라이딩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위안부 나눔 라이딩’의 경우 참가비를 받아 라이딩을 하고 기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어요. 나눔의 집은 국가지원이 아니라 민간후원으로 유지돼요. 그분들(위안부 피해자)을 돕고자 시작했죠. 당시 50명 정도 사람들과 함께 서울에서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거기서 할머니 연설을 듣기 위해 다들 반원 모양의 계단에 앉아있었죠. 할머니께선 몸이 안 좋으셔서 굉장히 천천히 내려오셨어요. 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모두가 일어나 할머니를 기다렸어요. 바람 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죠. 그 날 연설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도 그 마음이 전달되었던 것 같아서 굉장히 의미가 있었어요.

이 외에도 매년 9월 ‘행복 기부 나눔 라이딩’을 열어요. 1년 동안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은 다음에 그 저금통을 가지고 ‘꿈을 이루는 사람들’과 ‘자변’이라는 단체가 있는 곳으로 530km를 달려간 후에 기부하는 행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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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자전거 페이스북 페이지

 

Q. (자전거) 정책 관련된 일도 하신다고 들었어요.

 

A. 매일같이 자전거를 타고 서울을 달리는데, 이러다가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전거는 원칙상 차도와 자전거 도로로 달려야 하는데, 차도로 달리면 위협운전이 굉장히 심하거든요. 그래서 자전거를 좀 더 안전하게 타고자 정책 제안에 참여하게 됐어요.

 

Q. 보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나요?

A.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 도로를 잘 만들어놓고 그곳에 불법주차 되어있는 차들을 단속하는 거요. 우리나라의 경우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돼 있지가 않아서, 헬멧 등 장비 착용이 특히 필요해요. 지나가다가 헬멧을 쓰지 않고 따릉이(서울특별시 공공자전거 서비스) 타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불안해요.

 

Q. 그러고 보니 자전거를 타는 사람 중에 헬멧을 쓴 사람은 별로 못 본 것 같아요.

A. 헬멧 착용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따릉이를 타요. 게다가 따릉이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인도로 달리다 보니 이로 인한 민원도 많이 생기죠. 따릉이가 좋은 정책임은 분명하지만, 그보다 먼저 안전 인프라 개선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자전거 안전에 대한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다른 정책들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Q.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들을 제안하셨나요?

 

A. 서울시에서 ‘찾아가는 어린이∙청소년 자전거 안전교육’을 실시했었어요. 그런데 한 학교당 배당되는 시간이 1년에 2~4시간이다 보니 이론만으로 교육이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교육 내용에 실습을 포함하는 정책을 제안했어요.

 

또 통일된 수신호를 만들고, 그걸 따릉이 거치대나 자전거도로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달라고 제안하기도 했어요. 안전 인식 다음으로 중요한 게 수신호예요. 이것만 알아도 사고의 70%를 예방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수신호가 있다는 것도 잘 모를뿐더러 자전거 단체마다 사용하는 수신호도 다르거든요. 통일된 체계가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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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자전거 대표 오영열 씨

 

Q. 자전거를 타면서 바뀐 점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원래 고민이 많고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했어요. 자전거가 그걸 바꿨죠. 눈, 비가 오는 악조건 속에서 라이딩을 하면서 저의 한계에 도전했어요. 안장에 앉아 끊임없이 저 자신과 싸움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도전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졌어요. 그리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요즘에는 ‘인생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즐거운 근무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들을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만 해요.

 

Q. 자전거로 인생이 바뀌었네요.

 

A. 어렸을 때부터 ‘인생은 레이스다. 빨리빨리 달려라’ 이렇게 배우잖아요. 그런 것이 무의식중에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 자전거가 차도를 달리고 있으면 어떻게든 빨리 지나가려고 속도를 올리는 반면에 북유럽에서는 차들이 100m 거리부터 천천히 와요. 자전거가 저를 바꾼 것처럼 한 사회의 모습을 바꾼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Q. 약속의 자전거를 통해 만들고 싶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A.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죠. 자동차는 휘발유라는 기름을 쓰지만, 자전거는 지방이라는 기름을 써요. 이왕 같은 기름을 사용할 거면 건강에도 좋고 세상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죠.

 

 

글. 호빵맨 (0103hyemin@gmail.com)

특성화이미지 ⓒ 약속의 자전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