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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권하기’는 여전히 부족하다

결혼을 포기한 n포세대에게 보내는 편지?

 

나영석 피디의 신작 [신혼일기]가 화제다. 기성세대는 조금 색다르게 관계를 맺어가는 이 커플의 모습에 열광했고, 이들의 결혼 생활 비법을 소개하는 리뷰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성들이여, 당신의 재능을 인정해줄 수 있는 안재현 같은 남자를 만나라”,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고민하는 남성에게 추천한다” 등 결혼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 모두에게 이 프로그램은 권장됐다. 막상 권장대상자에 속하는 20대 여성인 내게 이 리뷰들은 당혹스러웠다. 대단한 ‘사랑꾼’마저 이렇다면 대체 다른 결혼들은 어떤 모습이라는 건가? 안재현을 변화시켰을 구혜선의 ‘숨은’ 노동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역시나 결혼은 안 하는 게 좋겠다고 결심했다.

 

 

문제는 가부장제다

 

 

기성세대가 왜 [신혼일기]에 열광하는지 이해는 한다. 안재현은 기존의 가부장적 남성들과 다르다. 그는 상대의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며 상대를 아낀다. 눈을 뜨자마자 구혜선의 다친 발상태부터 묻고, 우울해 하는 구혜선의 마음을 신경 쓴다. 가사를 분담하려 노력하며 무엇보다 대화를 통해 상대의 요구에 귀 기울이려 한다. 결혼생활의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고, 형님들과 어울리기 위해 이러한 과정을 비하하거나 농담거리로 삼지 않는다.  “놀랍게도” 그는 결혼한 이후에도 구혜선을 사랑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지점이 있다. 구혜선도 비슷한 모습이지만 우린 구혜선에겐 열광하지 않는다. 반응의 차이는 가부장적 결혼제도의 성별분업에서 비롯된다. 일하느라 지친 남성의 기를 보듬어주는 감정노동과 그가 편히 쉴 집을 가꾸는 가사노동은 원래 여성의 몫이었다. 자기 몫도 아닌 걸 해내는 안재현이 대견할 수밖에.

 

 

우리 세대 여성들은 의아하다. 집 밖에선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는데, 왜 집안의 일은 내 몫이 되는가? 한 명의 임금으로 살아갈 수 없게 되면서 여성의 공적 영역 진출이 적극 권장됐다. 여성의 임금노동 없이 유지되는 집은 소수였다는 점에서 성별분업은 ‘신화’에 가까웠지만 그 신화마저 무너진 것이다. 남성들은 사적 영역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여성의 노동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었다. 이전 세대는 딸들에게만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일을 모두 가르쳤다. 딸들은 그 부당함을 몸으로 체득했고, 이것이 지금의 ‘비혼과 저출생’ 경향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이다.

 

 

2화에서 드러난 안재현-구혜선 커플의 갈등도 이러한 맥락 위에 놓여있다. 안재현이 괜히 집안일을 하면서 ‘도와줬다’고 생색낸 게 아니다. 신혼 초기엔 가사노동의 90%를 구혜선이 했고, 구혜선의 문제 제기 이후에 나눠 하기 시작했다. 구혜선이 ‘여전히 힘들다’며 ‘더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하자 안재현은 “집안일이 그 정도로 많진 않다, 우린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았다”라고 답하며 갈등이 심화된다. 제작진은 ‘부족함에 집중하며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아내’와 ‘행복에 집중하며 그동안의 노력을 몰라줘서 서운한 남편’의 입장 차이로 그려낸다. 제작진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각자의 입장이란 이렇게나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니까 서로 조금씩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듣기 좋은 말이지만, 이는 문제의 핵심을 지운다.

 

 

갈등은 분명히 존재하는 가사노동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하는 가부장적 남성 때문에 발생했다. ‘엄마’는 온종일 밥을 하고, 치우고, 쉼 없이 청소하지만 잘 티가 나지 않는다. 가사노동은 ‘현상 유지’가 목표고 무급노동이다.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은 늘 깨끗한 거 아니야?’, ‘집에 있으면서 네가 한 게 뭐가 있어?’ 등의 속 터지는 발언이 대부분 ‘아들’과 ‘아빠’에게 나오는 이유는 이들이 가사노동을 제대로 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 논쟁 중에 언급되듯이 본가에서 미팅할 때도 가사노동을 전담한 건 구혜선이었다. 이 모습까지 본 제작진이 정답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러나 제작진은 갈등 장면 직후와 프로그램 내내 안재현의 가사노동을 집중적으로 비추며 그의 입장에 힘을 싣는다.

 

 

제작진의 편집방향뿐만 아니라 ‘안재현’을 권하는 리뷰들도 불편하다. 물론 안재현은 나아졌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그는 대화를 통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런데도 그에게 남아있는 가부장적 흔적을 들추고 지워내고,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을 때까지 그를 설득하고 지지하는 ‘감정노동’은 누구의 몫인가? 구혜선의 문제 제기에 안재현은 “왜 날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야? 우리 결혼생활이 최악이었어?”라며 동문서답한다. 구혜선은 “왜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졌”냐고 어르고 달래며 “지금까지 노력해줘서 너무 고맙고, 계속 노력해줘”라며 입장을 선회한다. 지금까지 네가 먹고 싼 것들을 치운 것도 나, 이런 너의 미숙함을 지적해주는 것도 나, 자신의 가해자성을 마주하고 발끈하는 너를 달래는 것도 나, 분을 삭이며 고맙다고 애교스럽게 응원해야 하는 것도 ‘나’인 여성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결혼이 행복한 일이야?”, “자기는 이 난로 같아. 나를 열 받게 해.”

 

 

기성세대와 나영석에게 보내는 편지

 

 

자신이 먹고살 건 스스로 준비하고 치우는 게 인간의 도리일 텐데, 한 성별은 조금만 노력해도 ‘괜찮은’ 사람이 된다. 안재현이 대단한 남편으로 칭송받는 동안 구혜선의 감정노동과 가사노동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자기 몫은 물론이고 남이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설득까지 해내는 구혜선이 대단한 것 아닌가? 

 

 

 

성숙한 관계란 상호 성장이 보장되는 관계다. 우리가 21세기에 욕망하는 ‘성장’이 집안일을 좀 더 하라고 상대를 설득하고 그의 성찰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데에 머물러야겠는가. 가부장적 성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없이는 성장과 사랑을 논하기 힘들다. 성찰은 어느 정도 각자의 몫이어야 한다. 결혼을 앞둔 남성들에겐 [신혼일기]가 아니라 페미니즘 도서를 추천해야 한다. 페미니즘을 통해 ‘보이지 않는 노동’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를 체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갈등은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 자신의 가해자성을 인식할 때 따라오는 부끄러움과 화끈거림을 피해자에게 푸는 실수도 면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영석 피디의 성공비결은 기존의 제도에 균열이 가는 지점을 잡아내는 데에 있다. 그는 편견을 뒤집고 대안적 판타지를 제시하며 재미를 만들어 낸다. 노년의 삶은 지루할 거란 편견에 도전한 [꽃보다 할배], 대중의 시선에 갇힌 여배우들의 이야기는 재미없을 거란 편견을 깬 [꽃보다 누나], 피폐한 일상에 치여 귀찮은 고민거리로 전락한 밥의 소중함을 재조명한 [삼시세끼]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출연자들이 ‘오래된 친구’, ‘여배우’, ‘중년 남성’의 역할 기대를 벗어던지는 순간을 세심하게 포착한다. 익숙한 관계 지도를 벗어난 인물들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나영석이 ‘니 연애 니나 재밌지’의 법칙을 몰랐을 리 없다. 먹고사니즘에서 자유로운 스타커플이 가부장적 성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로맨스를 전시했다면 [신혼일기]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가부장적 결혼의 균열을 포착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안재현-구혜선 커플을 제시했다. 이 텍스트가 기성세대에겐 어느 정도의 해방감을 안겨줬을지 몰라도 우리 세대에겐 충분하지 않다. 나영석이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중이라면 좀 더 과감해지길 권하고 싶다. 대통령 후보들이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2017년이니까. ‘아재 유우머’가 가득한 예능판에서 나영석 피디의 존재는 분명 희망적이다. TV에서 여성연대를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그 날까지 나영석과, 함께하는 수많은 여성 스텝들을 응원한다.

 

 

 

글. 도이니 (soein1221@naver.com)

사진. 도이니 (soein1221@naver.com) 

도이니
도이니

우리 자신의 얼굴을 한 괴물

17 Comments
  1. 도도도또

    2017년 3월 9일 01:44

    멋진 글이네요…

  2. 김선혜

    2017년 3월 9일 03:38

    글쎄, 이 글의 전반적인 논리는 구혜선이 집안일을 안했을 때 안재현이 이를 비난했다면 성립한다. 극 중의 안재현은 구혜선이 전혀 설거지나 집안 청소를 안했다고 비난하거나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단순히 가부장적인 남자가 아니라서 “너무 멋있어” 아니라 두 부부 사이에 집안일의 완성 또는 범위에 대한 기준이 부딪히는 현장에서 대화로 이를 풀어나가는 대화형 캐릭터라는 데에 안재현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어쩌면 안재현이라는 캐릭터는 구혜선이 전혀 집안일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우리집이 왜이렇게 더러울까,”라며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했을 수 있다는 점이 기성세대들에게 호감형인 것이다.(참고로 안재현은 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남성형과는 거리가 멀다)

    이 글에서 가부장적 사회구조의 희생물로 구혜선을 설명하며 치켜세우기도 하는데, 여기엔 크나큰 헛점이 존재한다. 구혜선은 본인이 정한 집안일의 수준을 이미 자신이 정해놓았다, 그리고 그 수준의 집안 상태를 얻어내기 위해 안재현과 싸우기도 하고 어르고 달래기도 하는 감정 노동을 감당하는 것이지 글쓴이가 전개한 논리처럼 당연히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집안일을 안재현이 안해도 된다는 식으로, 사회구조 때문에 안재현이 집안일을 안하는게 디폴트로 자란 대한민국 남자라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최초 이 부부는 집안일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걸 서로 조율하는 과정 없이 구혜선의 기준이 강요되어오면서 안재현이 저항하게된 것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있다. 당연히 집안일은 이렇게 돼야해 라는 걸 대한민국 모두가 똑같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부부들은 결혼 초부터 이 부분에 대해 격론을 벌여왔고 이는 동서양을 막론한다. 반면에 전혀 더러움에 신경 안쓰는 부부는 서로 집안일 가지고 싸우지도 않으며, 서로 비난하지 않는다. 부부가 집안일로 싸우는 경우는 서로 어느 정도가 깨끗한지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달라서 서로 그 일에 투여하는 시간과 노동을 달리 분배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어떤 부부는 조율하다가 싸우고 어떤 부부는 전혀 문제없이 넘어가는데, 이 차이는 부부가 서로의 입장차를 좁혀가는데에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틀이 잡혔는가 안잡혔는가의 차이이고 성격 조화의 문제인 것이다.

    초반 논리가 가부장적 시선의 시청자들, 그리고 집안일을 강요당하는 문화를 전제로 글을 쓰려한 건 뭐 심정적으로는 이해는 하지만, 바이어스는 필자가 더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전반적으로 깔때기 씌워놓고 전개하는 논리가 아쉽다.

    • 수진

      2017년 3월 10일 18:42

      그렇담 집이 깨끗해야 한다고 더 강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왜 안재현 쪽이 아니라 구혜선일까요? 원글과 님의 글에서 이야기된것 처럼 그 디폴트 값이 달라서가 아닐까요?

    • Your J

      2017년 3월 13일 10:39

      처음에 서론만 보고선 안재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글인가해서 좋아했는데, 읽어보니 더 높은 부분을 원하며 아직 부족하다고 하는 글이라 당황 스럽네요ㅎㅎ

      저는 신혼일기를 전부 본 사람은 아니지만 저 이야기는 챙겨본 사람으로써 안재현이 대화를 하며 문제를 같이 풀어가려하고, 과거보다 더 노력함으로써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변화가능한(물론 긍정적인 부분으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사람이 미디어에 노출되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걸 안다면 정상적인 20, 30대 남자들은 저렇게 변하려 노력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직 부족한 도움이지만 구혜선처럼 다독이며 지내야한다고 생각했구요, 구혜선이 싸움의 끝에
      ‘당신을 나무란게 아니라며, 발전하고 있다는 걸 말하는거고 그런게 더 발전해주면 행복할 것 같아 지금 처럼 노력해줘’ 라는 말들은 제가 듣기엔 강화였지
      한숨섞인 푸념 및 여자만 감당해야하는 감정노동의 개념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느껴지지도 않았는데.. 너무 남의 남편을(물론 유명인에 미디어에 노출되어 그럴 명분이 있다고 하지만) 기성새대의 가부장적인 사회의 산물로 어쩔수 없는 한국남자였다로 치부해버리는 느낌이라 너무 안타깝네요

      그래서 김선혜씨의 댓글에 공감하고 가요:^)

  3. 동감

    2017년 3월 9일 12:23

    원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나피디나 이하 제작진이 안재현이 이제부터 변화해서 열심히 집안일에 동참하기로 한거에 초점을 맞추어 편집을 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새로운 비젼이고 새로운 이 시대의 부부관계의 해법일꺼라고 제시하려는 듯 편집되었지만 그뒤에 구혜선이 그렇게 변화하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고 봅니다. 2화에서 부부의 말다툼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직도 안재현은 가사노동의 힘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미안한 마음에 11,12월은 본인이 집안일을 다 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아내 구혜선이 하는 일이 많은데도 자신의 노력에 대해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화를 내고 있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을 살펴가며 달래며 대화를 이끌어 가는 구혜선의 노력에 대해 대단함과 동시에 아직 젊은 세대에서도 가부장적인 생각이 지배하고 있음을 느껴서 한편으론 아쉬웠습니다. 성인 둘이 만나서 결혼을 한다는 것은 각자의 인생이 합쳐지는 것이지 결코 한쪽이 한쪽을 위해 희생을 하고 노력해야하는 것이 아닌데 왜 늘 여자는 자신의 사회적인 일과 동시에 가사일까지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고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 늘 여자가 먼저 대화를 시작하고 상대를 설득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전업주부의 경우는 조금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익명

    2017년 3월 9일 12:48

    김선혜님…
    김선혜님의 글은 말하자면 저 모든 상황이 구혜선이 처음부터 ‘너는 이거해 나는 이거할께’라고 협의?를 안한것과 구혜선은 더러운걸 못참고 안재현은 더러운 걸 그냥 넘길수 있는 다름에서 비롯되었다는 논리인데…
    그런데 구혜선이 왜 처음부터 그걸 일려주고 협의 해야만 하는 일인거죠? 안재현의 인식이 본래부터 공동의 일이라는 인식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고, 공동의 주거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일과 결과물들은 당연히 공동의 결과물인데 더럽고 안더럽고 인식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갈등이라는 말은 대체 뭐죠? 이 글은 문제는 우리나라 남자들은 일명 한남들은 일일이 가르치고 협의해야만 하는 존재들이 대부분이고 조금 한다는 사람들은 자기일이 아니라 내 일이 아닌데 도와줬다라는 인식을 가진다는것, 그것을 또 대단함과 좋은 남자로 포장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얘기하는겁니다. 슬프고 매우 불편한 현실이죠..

  5. 익명2

    2017년 3월 9일 13:47

    익명님..
    익명님의 글은 말하자면 왜 구혜선만이 처음부터 공동의 일에 있어, 각자 해야 할 일에 대해 일러주고 협의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불합리 하다는것이 논리인데.. 공동의 일이 어디까지라는 인식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안하시는 이유는 대체 뭐죠? 나는 10만큼의 일을 공동의 일로 인식하고 처리 하고자하는데, 상대방은 5만큼의 일을 공동의 일로 인식하고 처리했다면, 요구사항(5만큼의 일을 더 같이 하길 원하는)이 있는 내 쪽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이해시켜 협희해야 하는것이 당연하지 않나요? 그게 남녀 및 부부관계를 떠나, 서로 평등한 사람과 사람사이에 상호교류하는 기본적인 원리 아닌가요? 이 글의 문제는 구혜선 안재현 부부의 갈등의 원인은 서로가 요구하는 기대치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이 글에선 그 원인을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자라온 남자들의 기본인식으로 부터 찾고자 함에 문제가 있는겁니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분명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건 사실입니다만, 적어도 구혜선 안재현 부부가 갖는 갈등의 원인의 초점은 아닙니다. 양성평등을 주장하기 위해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켜가는 이런 글들이 많다는 것은, 슬프고 매우 불편한 현실입니다..

  6. 무지개

    2017년 3월 9일 14:49

    신혼일기를 보며 아쉬운 점은 제작진, 작가 대부분이 남자들이고 남성 위주의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해왔기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남편인 안재현씨의 입장에서 그려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2화에서 많은 시간 대화와 다툼(?)하는 과정에서 편집이 되었겠지만 지난 1년간 100프로 집안일을 구혜선씨가 해왔다는 점 하나안으로도, 안재현씨가 이해하고 집안일을 하기로 했다고해서 무조건 인터넷에서 일명 ‘”벤츠남”이라고 하는것에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결혼 후 2~3개월도 아닌 1년이라 함은 겔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안재현씨가 대화를 통해 이해했다는 것만 부각된 듯하다. 비단 이 문제뿐 아니라 프로그램 전체에서 아내 구혜선씨 보다는 남편 안재현씨가 더 돋보이도록 편집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진의 남성위주 시각에서 바라보고 편집이 이루어진 부분이 신혼일기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7. 익명

    2017년 3월 9일 15:32

    안재현이 공동의 일로 생각 안한거야 가부장제에서 남성은 일 안하니까 그런거져. 공동의 일에 대한 양을 인식하는 게 서로 다르다고 말씀하시는거 같은데, 이건 개인차가 아니고 구조의 차이입니다. 이상적인 가부장 집안에서 어머니는 작은 머리칼 하나도 잘 찾아내고 먼지 한 톨도 싹싹 닦으시는 모습과, 아버지는 그냥 발만 슬쩍 드는 모습. 이 이미지가 강력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냥 ‘구혜선과 안재현이 서로 일 인식이 다르다’는 구조의 맥락을 너무 무시한 것 같네요.

  8. 김나무

    2017년 3월 9일 15:41

    이 세상은 아직 남성위주의 시각이 지배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두 부부의 이야기도 감독, 편집자가 어떤 관념 시각으로 끌어내는 것이 큰 몫을 하는 것이니깐요. 해야만 하는 노동이 각각의 기준이 다른 것 자체가 가부장적 시각이고 그 기준은 똑같이 여남 집안의 모든 일은 공통으로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근데 왜 그것을 구혜선씨가 그 구획을 설정해서 안재현씨를 설득해야하는 것이죠? 그 자체가 이 사회는 남성위주 가부장적 세계로 흐르기때문입니다. 여자가 정해놓고 남자가 불편해하는 것에 대해 얼르고 달래고 하는 것은 여자에게 더 많은 고충이 있게 되는 것이죠. 흔히 부인인 여성이 남편인 남성을 큰애 키운다는 말을 결혼한 기성세대들이 농담처럼 자주 하는 것을 볼 때 그만큼 여성의 노동은 돈으로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고 무가치하게 여기면서 집안일 사회일, 육아, 부양 남편 가족 등등 일을 신경써야 하는 사회문화적으로 강요하고 가르쳐왔고 당연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같은 성인끼리 분담하고 스스로 해가는 것이 당연하것인데도 두사람 몫의 노동하는 것에 어느 한쪽 당연하게 하고 어느한쪽은 노동력을 받는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그 못된 생각이 참 나쁩니다. 자기 몸 자기가 쓰면서 집안 노동에서는 비켜가고 한쪽의 희생을 당연히 여기는 비양심 사회 변화해야합니다. 자기밥은 자기가 알아서 할줄 알아야하죠.

  9. 끄으

    2017년 3월 9일 18:12

    익명2 댓글 차암 빻았다. 구혜선과 안재현은 여성/남성이고 ‘한국 부부’인데 구조 없이 개인이 있냐. 이 댓글부터가 안재현을 권하는 것의 문제점을 자아알 보여준다. 안재현도 한국 남성이다. 어디 여남의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환하려 들어.

  10. 김현정

    2017년 3월 9일 22:04

    기사 잘 읽고 갑니다.

  11. 익명

    2017년 3월 10일 18:59

    뭐든지 배배 꼬아서 보는 이런 여자가 결혼 안한다는 말을 해서 다행이라 생각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 ㅡㅡ

      2017년 3월 26일 09:47

      너도 결혼 하지마라

  12. 익명 유부남

    2017년 3월 10일 21:04

    이 프로그램이 재밌는건 그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신혼부부이고 그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결혼해서 저렇게 살고싶다 또는 저렇게 살아야지 하고 결혼을 주저하는 세대들에게 결혼을 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거다. 꼭 그렇게 모든 걸 불편한 시각에서 바라봐야 직성이 풀리는거냐

    • 준영

      2017년 3월 11일 01:56

      그렇담 익명 유부남 님은 아직도 가사분담을 백프로 하지 않고 계시단 거군요. 가사분담을 ‘제대로’ 해 보고 나면 이런 시각이 불편하다는 소리가 전혀 안 나올 텐데요.

  13. 김김

    2017년 3월 11일 14:21

    김선혜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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