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게 ‘실무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실습’이 있다. 현장실습이다. 현장실습은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의 제1장 제2조에 따르면 “학교와 현장실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산업체 현장에서 학생에게 이론의 적용, 실무교육 및 실습 등을 실시하는 산학협력 교육과정”이다.

 

 

2014년 9월 30일, 청년유니온과 장하나 의원실은 국회에서 열린‘대학 산학협력 현장실습생 증언대회’에서 대학생 현장 실습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착취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당시 실습생들은 평균적으로 주 40시간을 일했으나 월 35만 원의 임금을 받았으며, 이는 당시 법정 최저임금의 1/3에 불과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가 일어난 이후, 2015년 교육부에서는 현장실습 운영지침 제정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제정안은 현장실습을 1일 8시간 1주당 40시간을 넘을 수 없게 하며 현장실습생의 상해 등의 사고 상황에 대비한 보험가입 의무화를 담고 있었고 이를 고시로 확정했다. 제정안에 의해 현장실습은 ‘합리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듯했다. 그런데 그 이후 현장실습의 폐단은 사라졌을까?

 

 

협의, 협의, 그 놈의 협의!

 

 

ⓒ 국가법령정보센터

 

 

현장실습 내의 노동착취를 없애기 위해 제정된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의문이 드는 것들이 있다. 2017년 3월 1일 시행된 전부 개정 된 운영규정에 따르면 현장실습 운영시간과 현장실습 지원비 등의 것들이 ‘협의’가 가능하다. 1일 8시간, 1주간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엔 야간 현장실습은 운영할 수 없지만, “교육목적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실습생과 협의하여 야간에 운영할 수 있다.”

 

 

심지어 2017년 1월 20일 “현장 실습 운영에 대한 학교 자율성 강화”를 위한 개정안에 따르면 본래 현장실습 운영시간 1일 8시간과 야간금지에 대한 규정이 학칙과 사업체, 학교, 학생 간의 ‘협의’ 하에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열정 페이’로 논란이 됐던 실습지원비에서도 현장 실습지원비를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비용의 산정 및 부담 방법 등은 대학과 실습 기관이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다.

 

 

2015년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 개정안 이후, 실습의 모습은 얼마나 달라졌나?

 

 

ⓒ 무한도전

 

 

2016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2015년도 현장실습 실태조사 결과 국감보도에 따르면 15년도 현장실습 운영규정 개정 이후에도 ‘열정 페이’ 논란은 계속됐다.

 

 

15년도 1·2학기 및 동계·하계 방학 중 현장 실습에 참여한 대학생은 총 15만 3313명이었으나 실습비를 받은 학생은 3만 9875명이었다. 여전히 현장실습을 하는 대학생 4명 중 3명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상해보험 미가입 학생도 19,914명에 달한다.

 

 

교육과 실습사이, 사회로 발돋움 하는 학생들

 

 

현장실습의 경우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 사회로 나가는 학생들이 수행하는 ‘노동’이자 ‘교육’이다. 그 전에 교육이라는 이름의 적은 보수로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은 명백한 착취다. 사회에서는 이미 청년들의 노동에 대해 끊임없이 착취를 하고 있다. 경력을 쌓기 위해,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을 이용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에서조차 청년들의 노동을 이용한 착취를 하는 것은 청년에 대한 사회의 노동착취를 더욱 가중화하고 공고화하는 행위이다. 

 

 

교육부의 현장실습에 대한 고시는 이러한 노동과 교육 사이에 있는 현장실습에 대한 법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또한 그나마 있는 규정들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상이다. 하지만 적절한 노동 시간과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에 대한 요구는 ‘협의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장실습에 대한 법규는 청년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협의할 수 없는 지점들을 분명히 해야 한다. 현장실습에 대한 규정이 더 강화돼야 한다. 청년들을 더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착취’해서는 안 된다.

 

 

글. 엑스(kkingkkanga@gmail.com)

대표이미지. ⓒ천사소녀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