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시 청년수당은 한 달간 진행되었다. 보건복지부의 반대 때문이었다. 2017년에는 내용을 수정하여 보건복지부의 통과를 받았고, 5월 2일부터 청년수당 신청을 받는다. 올해에는 논란이 덜하지만 작년에는 청년수당을 두고 “포퓰리즘 식 정책이다”라거나 “용돈 주기에 불과”라는 많은 비판이 있었다. 이에 <고함20>은 2016년 청년수당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지 알아보기 위해, 당시 청년수당에 참여한 이종현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종현 청년수당 참여자는 자격증 시험 준비를 위해 청년수당을 신청했다. 3,000명에게 한 달에 50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수당은 그에게 자격증 시험 준비를 위한 학원에 가는 비용이었다.

 

 

 

“기계식기중기운전기능사를 준비했어요. 시험은 1년에 4번 칠 수 있는데, 학원비가 하루에 50만 원이에요. 아침 일찍부터 저녁 6시까지인데 50만 원이 들어요. 중장비 전문 학원은 전반적으로 모두 비싼 편이에요. 지게차도 하루 9만 원이죠.”

 

 

 

이종현 참여자는 자격증을 따기 위한 그 학원비용, 50만 원을 지원서에 적었다. 청년수당을 받게 되면 그 학원에 등록해 자격증을 딸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신청을 위해서 건강보험증명서와 등본, 소득공제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종현 참여자는 그 학원 비용과 생활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당시에 일하고 있었기에 소득 관련 서류를 내야 했다. 신청서에는 왜 신청을 하고, 어디에 쓸 것이며 받아서 나중에는 어떤 취업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서술해야 했다. 참여자는 신청 과정이 전반적으로 어렵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청년수당은 실제로 자격증 공부/취업 준비에 많이 쓰였다
ⓒ서울시

 

 

“문자도 오고 메일로도 와요. 되었다고. 받은 순간 엄청나게 기뻤어요. 서울시는 청년을 생각해 주는구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 도와주려고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년수당 덕분에 내 미래에 나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이었죠.”

 

 

청년수당에 선정된 이후에는 설명회가 있었다. 8~9개 권역으로 나누어 진행했고, 서울시는 그 안에서 참여자들끼리 모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장려했다. 이종현 참여자도 독서모임에 참여했다. 돈은 청년수당용으로 따로 만들어야 했던 계좌로 입금되었지만,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술은 안 돼요. 술을 먹을 수는 없고, 그리고 주식도 안 돼요. 돈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거죠(웃음)”

 

 

 

비판들처럼, 마구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디자인 / 머니투데이

 

 

 

물론 실제로 술을 먹거나 주식을 한 사람 역시 없었다. 이종현 참여자가 만난 다른 참여자들 역시 자격증 비용을 준비하거나 학원에 등록하거나 교재를 사거나 하는 식으로 사용했다. 오히려 ‘막 쓴다’라는 인식을 지워내기 위해 참여자들이 더 열심히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삼각김밥 사 먹은 거. 그런 800원짜리도 다들 영수증 첨부해서 제출하고 그랬어요. 정말 사소한 것까지.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생각처럼 그렇게 낭비하는 게 아니라고.”

 

 

 

식비는 중요한 지원 요소다. 청년이 취업을 준비하는 데는 식사비용도 엄연히 주요한 비용으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2017 청년수당도 지급되는 수당을 식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수당의 목적 중 하나는 ‘취업 준비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던 것들도 준비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생활 유지 비용 자체도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그만큼 생활 유지 비용이 해결되면 더 취업준비에 몰두할 수 있다.

 

 

 

“저는 뭐 그럴 게 없었죠. 지급받은 50만 원 그대로가 학원에 들어갔어요. 학원의 계좌로 입금했는데, 그 기분이란 참.”

 

 

 

하지만 그것은 주요한 변화였다. 이종현 참여자는 다른 청년 지원사업인 내일배움카드 사업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그것은 시에서 지급한다는 명확한 구분이 있었고, “어차피 네 돈도 아닌데”라며 학원에서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이종현 씨는 지적했다. 자신뿐 아니라 참여했던 다른 이들도 그런 차별적 대우를 겪었다고 했다. 개인 돈이 아님을 뻔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고 학원에서는 ‘나랏돈 아니냐’라며 수업을 대충 하는 태도를 보였다. 2016 청년수당은 개인 계좌로 지급되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청년수당을 받지 못했다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을 거에요. 비록 지원이 한 달 만에 그치긴 했지만, 그 50만 원이 들어온 만큼 시간을 얻을 수 있었죠. 필기를 따고 나서 2년 안에 실기를 붙어야 하기 때문에, 실기 학원에 쓸 돈을 버느라 계속 일을 하면 그만큼 합격이 어려워지니까요.”

 

 

 

청년수당이 이종현 참여자에게 준 것은 시간, 여유였다. 계속 일만 할 수 없었고, 학원은 한 달에 못 해도 4회 이상은 가야 했기에 그는 가족과 친구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가족 형편상 계속 빌릴 수도 없었고, 친구들과는 더 멀어졌다. 돈이 부족해서 친구들과의 모임에 나가지 않은 탓이다. 50만 원이라는 학원비를 내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청년수당은 시간, 여유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시 카드뉴스

 

 

 

 

 

“삶이 바뀐 것이 있다면, 서울시가 청년들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보건복지부의 반대로 한 달 만에 중단되어서 삶 자체에 엄청난 변화가 생길 수는 없겠지만, 끊임없이 자신들이 죄송하다고 이야기하고 어떻게든 비금전적으로도 지원하려는 직원들을 보며 서울시가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는 동시에 청년수당에 쏟아진 비판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청년들의 실업은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사회가 어떠한 기준을 상정해 놓고 그에 따르지 못하는 청년들을 사회에서 밀어내기 때문에 발생하는 데 그것에 맞추기 위해 죽을 듯 노력하는 청년들을 비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청년들에 대한 투자가 어떻게 낭비가 될 수 있는지, 2017년에 청년으로 살아본 적이 있느냐고 되묻고 싶다고 했다. 청년들이 투자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에서 투자할 돈이 없는 현실을 아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청년수당은 2017년에 150억이 든다. 5,000명 지원으로 늘어났기에 늘어난 것이 그렇다. 서울시 전체 예산은 30조 가까이 된다. 0.1%도 되지 않는 비용이다. 이종현 씨가 참여한 2016 청년수당은 총 90억 원의 예산이었고 이는 당시 27조에 달했던 서울시 예산의 0.03%에 해당한다.

 

 

 

 

“올해는 신청하지 않았어요. 작년에 참여했어도 또 참여할 수는 있어요. 다만 저는 저번 이후로 학원비를 모아 놓은 게 있거든요. 저 말고 다른 누군가가 신청해서 받을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올 5월 18일에 실기 시험이 있어서 합격하면 취직해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요. ‘치맥’도 하고. 모여서 영화를 보러 간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저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요. 남들에게 떨어지지 않는 삶이요. 그리고 꼭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고, 기부도 해보고 싶어요.”

 

 

 

 

그는 청년수당의 아쉬운 점과 서울시에 바라는 점도 이야기했다. 만 29세로 되어있는 나이제한을 올렸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2016년 참여자는 나이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31세 이상은 신청이 불가능하다. 그는 “30세 이상의 청년 중에서도 취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요. 저만해도 나이가 많다며(그는 올해 31살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나이가 많으면 오히려 더 힘들 수도 있어요.”라고 했다.

 

 

 

 

“청년수당은 빈익빈 부익부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전국으로 확대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청년수당은 낭비가 아니라 투자고, 투자는 그만큼 돌아오는 것이니까요.”

 

 

 

 

청년수당은 미래와 평범한 삶을 꿈꿀 수 있게 한다.

ⓒ영화 <굿바이 레닌>

 

 

 

청년수당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그는 “동반자”라고 답했다. 그간은 아무도 청년을 보지 않았지만 청년수당은 청년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대답이다. 또한 그는 “청년 수당은 목마른 꽃에 물을 주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청년들은 당장 취업준비를 해야 함과 동시에 하루하루 살아남아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지만 돈이 없어서 돈을 벌어야 하고 그렇게 시간이 사라진다. 그 ‘목마른’ 고리를 끊는 것이 청년수당이다.

 

 

 

글. 감언이설(gchhg20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