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 Biphobia, IDAHOT)을 맞이하여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시민 필리버스킹 “새로운 대통령에게 말한다”> 문화제가 오후 6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렸다.

5월 17일은 199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날로서, 국제 성소수자 운동은 동성애를 정신병이나 전염병으로 보는 동성애 혐오에 대항하기 위해 2004년부터 5월 17일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로 지정하여 오늘날에는 전 세계 130여 개 국가에서 아이다호 기념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무지개행동,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를 포함한 총 54개 단체가 참여한 2017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의 슬로건은 “새로운 나라에 성소수자 혐오가 설 자리는 없다!” 이다. △성소수자 군인 색출, 처벌 중단, 군형법상 동성애 처벌 조항 폐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에게 평등한 결혼할 권리, 다양한 가족 구성권 보장, △성교육 표준안 폐기를 의제로 걸었다.

 

개인 참가자 새벽

이날 즉석에서 자유발언을 신청한 개인 참가자 새벽은 “나는 고등학교를 재학 중인 FTM 트랜스젠더 청소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외향만 보고 나를 ‘여학생’이라고 부르며, 나의 짧은 머리를 보고 취업지도부는 여성스럽지 못해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며 머리를 기르라고 말한다”라며 개인 경험을 털어놓았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라라

이어 자신이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라고 밝힌 성소수자부모모임의 라라는 “트랜스젠더도 자기 정체성대로, 나대로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 자기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트랜스젠더의 자살률은 50%가 넘고, 80% 이상이 우울증을 겪는다”라고 말하며 △수술 없는 성별 정정 △성 구분 없는 주민등록번호 법 △포괄적 성교육 △외과 수술과 호르몬 치료 비용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요구했다.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활동가 루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루카는 “나는 시스젠더 게이 유성애자이고,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활동가이고, 국가인권위원회 비정규직 노동자이면서, 청년이고, 한국사회의 구성원이다. 그러나 어떤 이름의 나도 온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입을 뗐다.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가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인 이유는 부당한 질문을 계속해서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여성들에게 남성의 64%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일하겠냐고 묻는다. 동성애자 군인들에게 합의된 군인 간의 성관계하지 않을 자신 있냐고 묻는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차별을 감내하고서라도 박봉을 받고서라도 이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살해당하고 린치를 당해도 견디고 숨은 채 살아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 삶일지라도 나중을 기다리며 살 수 있겠냐고 묻는다. 대한민국과 정부는 지금까지 그렇게 우리에게 물어왔다”라며 국가를 규탄했다.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이유정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이유정은 “흔히들 장애인이나 성소수자는 사회적으로 늘어나면 안 되는 존재들로 억압되고, 대중들에게 쉽게 희화화되기도 한다”라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정부는 통합, 개혁, 소통 이 세 가지를 키워드로 야심 차게 출발했다. 우리가 바라는 건 단 세 가지다. 소수자 배제 없는 사회 통합을, 소수자를 위한 사회 개혁을, 소수자와의 소통을. 새 정부는 응답해주시기를 바란다”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활동가 나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활동가 나영도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은 아주 아름답고 상식적인 이성애 가부장 가족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름답고 정상적인 존재여야만 권리를 획득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로 인해서 세상은 이상해질 것이다. 지금의 정상성이 흔들리는 세상이 될 것이다. 혐오와 맞서는 과정은 감히 이 이상한 세상을 만드는 용기로 완성될 것이다.”

 

군인권센터 김형남

한 A 대위의 징역 2년 판결에 대한 군인권센터 상담지원간사 김형남은 먼저 A 대위의 무고함을 토로했다. “A 대위의 직속 상관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 따르면 A 대위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군 복무에 임했다. 그런 A 대위가 동성 군인과 성관계를 맺었다. 자기 집에서, 업무상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다른 부대 사람과, 상대방과 합의에 따라서 한 성관계였다. 동영상 유포한 적도 없다. 모범적으로 근무하던 사람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갑자기 군인의 자격을 잃고, 호시탐탐 자신의 부하들을 노리는 잠재적인 성범죄자라도 되는 것인가.”

그리고 덧붙여 강조했다. “사회였으면 상상도 못 할 일들이 군대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누구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판사도, 검사도, 헌병도, 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부하니까, ‘까라면 까야 하기’ 때문이다. 구타, 가혹 행위, 성범죄 등 온갖 나쁜 짓은 다 하고, 군인이라는 이유로 군사법원 뒤에 숨어서 군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주범은 누구인가. 누구는 군인이니까 동성애 하면 안 되고, 누구는 군인이라서, 장군이라서, 참모총장이라서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개 빳빳이 쳐들고 다닐 수 있는 이런 군대, 이런 나라, 이런 부조리가 판치는 군대를 믿고 국민이 이 밤 발 뻗고 잠 잘 수 있겠는가. 이런 군대에 우리 안보를 맡길 수 있겠는가.” 그가 강력히 촉구하는 것은 △군형법 92조6의 폐지와 △군사법원의 폐지다. 군인권센터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21일까지 A 대위에 대한 무죄 청원을 받고 있다.

이날 문화제는 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의 참여 끝에 마무리되었다.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은 지났으나, 성소수자 혐오반대 캠페인은 계속된다. 공동행동 참여단체들은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날인 7월 15일까지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스티커, 리플렛, 손팻말 등을 나누는 캠페인을 지속할 예정이다.

글. 다정(tsb023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