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을 통해 사람들은 소수자 인권에 주목하고, 가치 있는 프로젝트에 동참합니다. 텀블벅을 통해 우리는 작은 액수로도 ‘큰 감격이나 기쁨으로 가슴이 몹시 뿌듯하여 오는’, 벅차오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고함20은 단순한 펀딩의 의미를 넘어선 텀블벅, 그리고 그중에서도 후원자들을 특히 ‘벅차오르게’ 하는 프로젝트를 주목하고 조명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BUG차오르다]입니다.

 

 

 

“나는 페미니스트야.”

 

 

 

아무렇지 않게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두려움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메갈련’, ‘쿵쾅쿵쾅’이라는 말을 뒤로하고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은 이 시대 대한민국 페미니스트들에게 첫 번째 난관이다. 막상 페미니스트로 본인을 정체화하고 나서는 차라리 내 이마에 ‘나 페미니스트니까 여혐충은 접근금지’라고 적혀있길 바라곤 했던 것도 사실이다.

 

 

 

페미니스트임을 보여줄 수 있는 굿즈들, 페미니스트로서의 나의 정체성,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굿즈들을 찾다가 텀블벅을 접했다. 많은 페미니즘 텀블벅 프로젝트 중 더오우너의 프로젝트에 주목했던 것은 간단히 말하면 ‘접근성이 좋았기’ 때문. 페미니스트라면 한 번쯤 겪었던 경험, 했을 고민이 예쁜 굿즈에 담겨있었다. (페미니즘 페이퍼를 찾고 있는 당신에게 – 만화책과 포스터, 페미니즘 굿즈를 찾고 있는 당신에게)

 

 

 

더 오우너의 이번 프로젝트는 5월 29일 기준, 목표 금액의 398%에 이르는 돈이 모였다. 더 오우너의 프로젝트에 ‘벅차올라’하는 사람들은 이미 이렇게나 많다. 그리고 지난 26일, 더오우너와 벅차오르는 얘기들을 더 많이 나눴다.

 

 

 

ⓒ더오우너

 

 

 

Q. 페미니즘 관련 프로젝트가 텀블벅에 많이 존재하지만,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웹진은 생소해서 더오우너가 특히 반가웠다. 더오우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더오우너는 5명의 페미니스트로 이루어진 페미니즘 웹진이다. 2016년 7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에 작업물을 올리고 있다. 조그로 작가의 <No means No>, son of you 작가의 <너 페미니스트니?> 만화가 연재되고 있고 남남 작가의 <페미니즘 인포그래픽>과 숭지참 작가의 <요즘의 페미니즘>, 그리고 양이호정 작가의 <페미니스트 아카이브>를 진행 중이다. 아직은 학생들의 소모임이다.

 

더오우너의 구성원들은 활동 전부터 함께하며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왔다.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사건에 대한 반응들을 보면서 더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 디자인으로 페미니즘에 기여하고자 더오우너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Q. 더오우너의 저번 프로젝트도 그렇고,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다른 페미니즘 텀블벅 프로젝트들보다 리워드가 프로젝트의 주가 되는 느낌이다. (다른 텀블벅 프로젝트에서는 ‘후원’의 느낌을 어필하는데, 더오우너는 예쁘고 매력 있는 리워드, 굿즈들로 ‘구매’하게끔 하는 것 같다) 더오우너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의 프로젝트를 후원받는 데 있어 미숙했던 점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 텀블벅은 후원을 지향하고 판매를 지양하여 우리도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디자이너만으로 이루어진 더오우너는 자신의 디자인을 실제 물건으로 만들어서 선보이고 싶었다. 미숙한 점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이후 텀블벅 프로젝트에서는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더오우너를 소개하고 싶다.

 

 

더오우너 굿즈 ⓒ더오우너

 

 

 

Q. 저번 프로젝트는 페미니스트에게 쉽게 다가가고, 페미니스트들이 자신이 페미임을 손쉽게 알릴 수 있게 하기 위해 노트와 스티커를 제작했다고 알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포스터 및 책으로 좀 더 굿즈의 느낌이 심화된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엇인가?

 

 

 

첫 번째 텀블벅 프로젝트에서는 페미니스트임을 알리기 위해 굿즈를 만들었다면, 두 번째 프로젝트는 웹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였다. 웹진은 비용 부담 없이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특히 시리즈물의 경우 연재물을 모아 순서에 따라 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동시에 SNS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더오우너의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했다.

 

 

<너 페미니스트니?> ⓒ더오우너

 

 

 

Q. 이번 텀블벅 프로젝트 굿즈 중에서 <너 페미니스트니?> 만화책이 눈에 들어왔다. 여성이어서 지워졌던 목소리에 주목하고 과거의 상처를 뒤돌아보며 서로를 위로하는 책이라고 들었다. 작가님이 나누고픈 경험과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듣고 싶다.

 

 

 

<너 페미니스트니?>는 더오우너 활동을 시작한 2016년 7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연재해온 만화이다.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연재를 계획했고, 초기의 <너 페미니스트니?>는 페미니스트의 일상을 그리는 만화였다. 더오우너 구성원의 성차별 일화를 다루게 되었고, 경험담의 공유가 가지는 가치를 느끼게 되었다. 만화책을 읽는 분들이 그동안 어리고, 예민하고, 별나다는 말로 가려졌던 폭력을 목격하길 바랐다. 더 나아가, 그를 실마리로 고발과 연대로 이어지길 기원한다.

 

 

 

Q. <NO means NO> 책에서 가장 소개해주고 싶은 무례한 발언 및 그에 답하는 대응은 무엇인가?

 

 

 

<NO means NO> 의 15화를 가장 소개하고 싶다. 여성이기에 겪은 피해 경험을 털어놓는 피해자에게 별생각 없이 “그러게 왜 밤늦게 돌아다녔어.” 등의 발언을 하는 2차 가해자가 많다.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말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말 하나하나가 피해자를 규제하고 자기검열을 부추기는 문화를 만드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또한, 이런 말을 들은 사람들에게 당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하고 싶다.

 

 

NO means NO ⓒ더오우너

 

 

 

Q. <너 페미니스트니?> 만화책이 ‘싸워나갈 미래를 준비하기에 앞서’ 과거를 돌아보는 식의 책이라고 들었다. 페미니스트들이 싸워나갈 미래와 더오우너가 꿈꾸는 미래는 무엇인가?

 

 

 

사실 가까운 미래도 지금과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더는 후퇴할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 그들의 연대로 세상은 더디지만 변해나갈 것이다. 더오우너가 꿈꾸는 미래는 우리가 더오우너로 행동하지 않아도 괜찮은, 모두가 페미니스트인 것이 당연한 사회이다.

 

 

 

Q. 더 오우너의 프로젝트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지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 혹은, 더 오우너의 프로젝트가 어떤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는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결속력 있는 연대를 일상에서 끌어내고자 하는 욕구가 컸다. 우리의 굿즈를 소비함으로써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쉽게 알리고, 일상에서도 쉽게 페미니즘을 접하게 하고 싶었다. 그것을 주변과 공유함으로써 페미니즘이 퍼져나가길 바랐다. 더오우너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사라질 미래를 위해 활동한다. 우리가 사회에 끼칠 영향을 스스로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언젠가 우리의 바람에 가까워진 세상을 만나고 싶다.

 

 

 

 

글. 모킹버드 (sinjenny97@naver.com)

 

기획 [BUG차오르다]

기획. 모킹버드, 엑스, 망고, 이스국, 서아람

특성이미지 ⓒ더오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