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는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라는 법이지, 최저임금만 지급하라고 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연세대학교 발전에 밑거름이 되어온 우리 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을 보장받기를 바란다.”(대학노조 연세대 지부 위강전 사무국장)

 

2017년 7월 27일(목) 오전 11시 연세대학교의 청소, 경비, 주차노동자들이 모여 연세대학교 백양로삼거리 계단에서 ‘책임회피, 슈퍼 갑질 연세대학교 규탄! 연세대 학생-비정규직노동자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연세대학교 백양로삼거리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진행중인 연세대학교 시설노동자들

 

연세대 시설노동자 노동조합은 지난 7월 25일(화) 오전 9시경, ‘시급 830원 인상’을 요구하며 연세대학교 총무팀 사무실 농성에 돌입했다. 철야농성까지 결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나 3일째 학교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자인 연세대학교 총무처장이 사무실로 출근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얼마 전 총무처장이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5일 오전 8시경 김용학 총장이 차를 타고 공관에서 나오자 조합원들이 대화와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김 총장은 20여 분간 차에서 나오지 않고 경찰을 출동시켜 연행과 고소를 운운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본관까지 문을 잠그고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용역회사와 교섭하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올해 1월 10일부터 11차례 교섭을 통해 시급 830원 인상을 요구해왔다. 이에 사용자 측이 제시한 임금인상액은 단돈 100원이다. 현재 노동자들의 시급은 6,950원으로, 요구안대로 830원을 인상하면 시급 7,780원이 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5일 결정한 내년도 최저임금 753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학 청소·주차·경비·시설 노동자들 대부분이 가정의 생계를 위해 일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생활임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에 재학 중인 홍현재 학생은 “총무처는 예산을 핑계로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런 기준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 예산은 양이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다. 연세대에 부족한 것은 예산의 양이 아니라 노동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존중이다. 또 예산상 확보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연세대의 태도는 너무나 무책임하다. 노동자의 방문을 무시하거나 피해놓고 뒤에서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막으려는 공작을 따로 하고 있다. 진정으로 노동자를 존중한다면 직접 나서서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기원 연세대 분회장은 “총무팀장이 카이스트가 830원 인상에 합의했을 때는 카이스트가 국가기관이라서 가능하고 연세대는 사립대라서 어렵다고 말했고, 지난 19일 이화여대에서도 합의하자 이번엔 연세대가 비정규직이 많아서 어렵다고 한다. 비정규직을 양산한 건 학교이지 우리가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6월부터 17개 대학 시설노동자들이 임금교섭을 진행 중이고, 이 중 겨우 이화여대,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운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6개 대학만이 시급 830원 인상을 약속했다. 또한, 경희대는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청인 경희대가 직접 고용하지 않고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데에 비판이 일고 있지만, 정규직으로 고용한 사례는 국내 대학 중 처음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에 연세대 시설 노동자들과 학생들도 학교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글. 사진. 다정 (tsb023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