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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관리도 안 하는 맘충’, 노키즈존의 진짜 의미

지난달 말, 한 블로거가 개인 SNS에 ‘제주도 노키즈존 리스트’를 공개했다. 리스트는 가라앉던 노키즈존 찬반 논란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언론은 ‘차별인가 권리인가’라는 제목으로 양측의 입장을 제시했다. 간혹 노키즈존이 새로운 형태의 여성 혐오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논란이 한차례 가라앉은 지금, 여전히 많은 사업장에서 노키즈존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불편을 끼치는 존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주장도 그대로 지지 받고 있다. 많은 이들이 주장하듯 노키즈존은 그저 ‘조용한 시간을 누릴 권리’인 것일까?

 

유색인종과 유치원생은 출입 금지? 

  노키즈존이 권리라는 입장은 주로 공공장소에서의 매너를 근거로 삼는다. 카페나 음식점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뛰는 아이들, 앉은 자리에서 기저귀를 가는 부모들의 사례가 주로 나열된다. 사람들은 시끄러운 아이들과 소위 ‘진상’ 부모들로부터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일반화라고 하기엔 피해사례가 너무 많다’는 전형적인 일반화도 함께 이야기된다. ‘개인 사업장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사업주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노키즈존이 차별이라는 사실에 사회적 동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주장들이다. 어떤 개인 사업장이라도 특정 인종의 출입을 금지한다면, 그것이 차별 행위라는 지적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노키즈존을 권리로 보는 시각이 지지를 얻는 상황에서, ‘인종차별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은 힘이 없다. 아이들을 거부하는 것은 인종차별과 다른 것일까?

 

‘공공장소에서 피해를 끼친다’는 이유가 노키즈존을 정당화할 수 있다면, 어린아이들과 소위 ‘진상부모’ 외에도 출입이 금지되어야 할 사람은 많다. ‘진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특정 성별과 나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각종 공공장소에서 진상을 부리는 ‘일부’ 4-50대 남성들을 ‘아재’라고 칭하지만, 이들을 공공장소에서 몰아내자는 논의는 없었다. ‘노키즈존이 있으니 노아재존도 만들자’는 주장이 아니다. ‘아재’라는 집단에 대해서는 위협적인 배제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반면 ‘아이들’에 대한 통제는 쉽고 빠르게 이루어졌다. 같은 ‘민폐’를 대하는 다른 온도는 차별받는 쪽의 약자성을 드러낸다. 아이들은 아직 사회화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그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회적 약자 집단이다. 노키즈존은 나이라는 특성으로 구분된 특정한 집단을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차별이다. 

 

                                                      ⓒ 채널예스

 

맘충과 아재의 권력 위계

누군가는 노키즈존이 공연장의 연령제한과 비슷한 조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키즈존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은 소란스러움을 싫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일부 노키즈존 카페에서는 아이를 동반한 부모가 음료를 테이크아웃 하는 것도 막고 있다. 노키즈존이 부모를 향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 메시지는 누구를 겨냥할까? 부모 중 육아를 담당하는 쪽은 주로 여성이다. 결국 노키즈존의 존재는 여성들의 행동을 제약하고 검열한다. 테이크아웃까지 금지하는 극단적 조치로 미루어 볼때, 노키즈존은 ‘자식관리도 제대로 안 하는 맘충’에 대한 혐오의 메시지인 셈이다.

 

얼마 전 등장한 ‘맘카페’ 비난 기사도 마찬가지다. 기사는 커뮤니티 영향력을 무기삼아 식당과 카페에서 ‘갑질’하는 ‘맘카페’ 회원들을 비판했다. 그러나 소비자로서 리뷰를 공유하고, 아이와 함께 가기 편한 장소를 선호하는 일을 어떻게 ‘갑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지역상권의 영업을 방해하는 이들은 과연 맘카페 회원들 뿐일까? 

 

경찰청이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업원에 대한 폭언과 영업방해 등 ‘갑질 횡포’ 가해자의 89.6%는 남성이다. 구입한 물건에 대한 거짓 항의로 이득을 취하는 ‘블랙컨슈머’ 또한 4-50대 남성에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정작 다양한 이름으로 라벨링 되고 비난받는 집단은 아이들이나 여성이다. 이는 ‘맘충’과 아이들, 그리고 ‘아재’가 가진 권력 위계를 상기시킨다. 

 

                                                           ⓒ KBS1

 

‘아재’에 비해 ‘키즈’가 약자인 것처럼, ‘맘충’도 마찬가지다. ‘맘카페’, ‘맘충’에 대한 뜨거운 비난은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드러낸다. ‘아재’라는 구체적인 용어가 등장했음에도 4-50대 남성들은 자기 자신을 검열하지 않는다. 4-50대 남성들에게서 들려오는 것은 오히려 ’이제 설 자리가 없다’는 자기연민의 목소리다. ‘맘충’과 ‘아재’의 사회적 권력 위계는 노키즈존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노키즈존은 있는데 왜 노아재존은 없냐’는 성토가 그저 농담으로 치부될 수 없는 이유다. 

 

우리는 모두 어린아이였다

저출생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맘충’으로 요약되는 여성혐오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아이가 귀한 상황임에도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사회의 태도는 더 각박해졌다. 모순적이다. 아이들이 만드는 소란스러움과 불편함을 싫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어느정도 성장할 때까지 불편함이 동반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오은영 육아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부모들은 아이들이 우는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 언어를 습득하지 못한 아이들이 울고 떼쓰는 것은 유일한 의사소통 방법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들을 기다리듯이, 사회는 미래의 사회구성원들이 사회화 될 시간을 인정하고 인내해야 한다. 이는 공존하기 위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선택과, 그 불편함을 이유로 모두가 누려야할 누군가의 권리를 통제하려는 선택, 둘 중 어느 편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그 누구도 함께 있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지워져서는 안 된다.

 

글. 차가운손 (coldhand0819@gmail.com)

특성이미지 출처. 노컷뉴스

차가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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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차갑지만 마음은 따뜻해요

3 Comments
  1. asdf

    2017년 10월 24일 12:14

    맘충이라는 표현은 당연히 문제가 있지만 노키즈존은 왜…? 실제로 피해입는 업주들이 있으니까 노키즈존이 생기는거아닌가요? 경찰청 자료야 갑질하는 남성이 높게 나올수 밖에 없는게 카페나 식당 사장들이 아이들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피해입는다고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잖아요. 갑질하는 아재들도 문제고 갑질하는 엄마들도 문제임. 둘 다 문젠데 은근슬쩍 물타기하는건 좀 그렇네요.

  2. asdfstupid

    2017년 10월 24일 22:11

    위에 댓글 단 사람 그게 왜 문제인지 자세히 설명해놨구만 이해를 못하고 앵무새마냥 똑같은 소리를 하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못하네. 이해가 안 되면 두번 세번씩 읽어라 좀

  3. kidzonr

    2017년 10월 27일 17:53

    키즈존 했다가 피해를 입으니깐 노키즈존을 하지..
    장사하면서 아재땜에 피헤 많이보면 노 아재존도 하면되는거고.. 이걸 인종차별로 물고늘어지네.. 노키즈존 더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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