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없는 헬조선에서, ‘탈조선’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다. 실제로 프랑스 방송에는 한국을 탈출하는 청년들을 그린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기도 했다. ‘탈조선’을 생각하는 청년들은 비교적 사회 보장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유럽이나 북미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이라 일컫는 프랑스는 어떨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17 청년보장포럼’에 참여했다. 포럼에서 프랑스의 청년 보장 시스템 ‘미씨옹 로칼’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여기가 바로 청년보장포럼…

 

 

니트족, 탈중앙집중성 … 미씨옹 로칼의 목적

 

첫 번째 발제자인 세르쥬 크로이쉬빌리(SERGE KROICHVILI) 미씨옹 로칼 전국조합 대표는 미씨옹 로칼의 역사와 청년보장제도를 소개했다. 미씨옹 로칼은 청년들의 사회 진입을 위해 만들어졌다. 1981년 슈바르츠 당시 총리는 청년들의 경제적, 사회적 역할을 위해 청년들과 사회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취업 문제를 청년 개인의 문제로 여겨선 안된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1년 뒤 대통령이 청년의 구직과 사회 진입을 위한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고, 상황이 나빴던 지역부터 미씨옹 로칼을 설립했다.

 

발언하는 세르쥬 크로이쉬빌리

ⓒ 서울 청년허브  

 

미씨옹 로칼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탈 중앙집중성이다. 미씨옹 로칼에 드는 비용은 국가 재정에서 충당한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미씨옹 로칼의 활동에 간섭하지 않는다. 국가 재정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청년 단체 활동에 정부 관계자가 개입하는 한국과 다른 점이다. 정부에서 독립된 것뿐 아니라 지역 차원의 독립성도 보장된다. 미씨옹 로칼은 442개의 지역 미씨옹 로칼과 6563개의 사무소가 국내외 13개 지역에 존재한다. 이들은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활동한다.

 

미씨옹 로칼의 주된 활동은 청년보장제도다. GJ라는 프로그램은 참가자에게 매달 480유로의 청년수당을 지급하고 구직자를 기업과 연결시켜준다. 청년보장제도는 니트족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아직 학생이거나 인턴 혹은 직업을 가진 경우는 제도에 참여할 수 없다. 지원 자격을 갖춘 이들 중에서도 구직에 취약한 계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실제 참여한 청년을 분석해보면 2016년 미씨옹 로칼 국가 네트워크에 온 청년 중 49%는 직업 자격증이나 직업교육 수료증이 없었다. 또 42%는 BAC라는 대학입학시험 합격증이 없었다.

 

크로이쉬빌리 전국조합 대표에 따르면 청년보장제도의 효과는 뚜렷하다. 실제로 청년이 기업에 취업을 하는 등 구체적 성과가 나타났다. 1년 동안 참가자를 지속해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크로이쉬빌리 대표는 이 제도가 청년들의 구직활동과 자율성(칸트가 정의한 개념에서 발전해,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박이대승 사회자는 이 개념을 근대 유럽의 정신 전체를 말한다고 설명했다.)을 높인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발제를 끝냈다.

 

 

툴루즈 지방의 미씨옹 로칼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나딘 퓌뷔스크(NADINE PUIBUSQUE) 툴루즈 미씨옹 로칼 책임자는 툴루즈 지방의 청년보장제도에 대해 발제했다. 퓌뷔스크 책임자는 참가자들에게 활력을 부여하는 것이 청년보장제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툴루즈의 청년보장제도 활동은 모두 이를 위해 존재한다. 먼저 참가자는 4주간 진행되는 집단 활동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 시기 동안 다른 청년과 공동 활동을 하고, 직업 계획을 수립하며, 구직 경로를 모색한다. 이후 11개월간은 상담사와 개별적인 면담을 진행한다. 참가자는 매주 한 번 단체와 접촉(온/오프라인 모두 가능)해야 하고, 한 달에 두 번은 오프라인으로 만나야 한다. 이런 만남에서 참가자는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조절한다.

 

나딘 퓌뷔스크 툴루즈 미씨옹 로칼 책임자

ⓒ 서울 청년허브

 

참가자들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4주간 집단 활동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그룹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적절한 곳에 마련돼야 한다. 퓌뷔스크 책임자는 툴루즈 미시옹 로칼은 이 문제를 기존 안테나(가장 말단의 사무소)를 분산 배치해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툴루즈 미씨옹 로칼은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었고, 청년들의 거주지와 가까워졌으며, 보다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었다. 또한 4주간의 집단 활동 그룹의 활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그룹의 활력이 있다면 참가자의 활력 또한 같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거주지, 성별, 학업 수준을 가지는 참여자들을 적절히 섞어 그룹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퓌뷔스크 책임자는 조언했다.

 

툴루즈 지방의 청년 보장은 참가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퓌뷔스크 책임자는 2017년 1~5월 사이에 동반활동을 마친 참가자 중 42%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160명 중 42명은 일자리를 얻었고, 14명은 교육 직업 훈련과정을 시작했다. 또한, 17%는 기간 중 80일 동안 고용 상태에 있기도 했다. 꼭 직업을 가지지 못 했어도, 삶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 경우도 있다.

 

 

청년 정책이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것

 

자율성은 미씨옹 로칼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키워드다. 니콜라 파르바크(NICOLAS FARVAQUE) ORSEU 연구원은 자율성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개인의 자율성이다. 청년들 스스로 계획을 짜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둘째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다. 이 개념에는 일하지 않을 자유까지도 포함한다. 일을 포기하고 학업을 이어나가거나 자녀를 양육할 자유가 여기에 속한다. 셋째로 재정적 자율성을 말한다. 이는 개인에게 충분한 재정적 자원이 있음을 말한다. 비록 세 경우로 개념을 나눠봤지만, 각각의 자유는 서로 연관된다. 재정적 자유 없이 개인의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을까?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일하지 않을 자유)가 보장될까?

 

미씨옹 로칼의 청년보장제도는 이 모든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움직인다. 사실 자율성을 위한 프랑스의 정책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정책은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춘 처방이었기 때문에 참가자가 이를 따라 올지는 전적으로 개인 의지의 문제였다. 이러한 고립 상황을 막기 위해 새로운 청년 보장 정책에는 ‘집단’ 활동이 포함됐다. 집단 활동은 참가자가 서로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됐고,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동기가 됐다.

 

 니콜라 파르바크 ORSEU 연구원

ⓒ서울 청년허브

 

참가자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도 새로운 방식이다. 참가자는 달마다 480유로를 받아 부채를 갚고, 현재 필요한 것을 사며, 미래를 준비한다. 물론 돈을 주는 것이 청년들의 게으름을 유발한다는 반박도 있었다. 그러나 재정적 지원은 오히려 청년 보장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참가자가 미씨옹 로칼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수당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수당은 적어지고, 심지어 보장 프로그램을 떠나야 할 수도 있다.

 

청년 참가자, 미씨옹 로칼과 함께 청년보장제도를 이루는 또 다른 축은 기업이다. 따라서 미씨옹 로칼은 기업과의 관계를 위해 노력한다. 특히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좋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잇다. 이를 위해 미씨옹 로칼은 두 가지 일을 한다. 먼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참가자를 뽑아 연결해준다. 참가자에 대한 보증을 서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만약 보증을 섰던 참가자가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할 때 고용주는 미씨옹 로칼에 먼저 연락할 수 있다. 이 경우 미씨옹 로칼은 참가자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여러 조치를 취한다. 고용주가 참가자에게 불이익을 내리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미씨옹 로칼의 노력은 기업이 청년 보장 프로그램의 주체로 계속 참여하는 원동력이 된다.

 

제목 멋,,,멋있어,,,,

 

파르바크 연구원은 청년 보장만으로는 청년의 일자리와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년 보장 범위에 속하는 청년은 아주 적으며, 참가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씨옹 로칼에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청년보장제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더라도 취업문에 늘어선 대기열 맨 앞과 끝에 있는 사람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청년 보장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데 충분히 긍정적으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글, 사진. 이스국(seugwookl@gmail.com)

특성 이미지 ⓒ서울시 청년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