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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은 쉽게 통제의 대상이 돼요” 경계 없는 페미니즘 ⑤ –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인터뷰

한 사람의 몸에는 한 가지의 정체성만 깃들지 않는다. 페미니즘 역시 하나의 모양이 아니다. <고함20>은 퀴어, 청소년, 장애, 성판매, 개신교라는 정체성과 페미니즘이 교차되는 곳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다섯 번째 인터뷰에서는 장애여성공감의 부설기관인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의 활동가 이은지(이하 ‘이’), 진은선(이하 ‘진’) 분을 만났다.

 

Q. [숨]센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진: ‘장애여성공감’은 장애여성의 경험과 차별의 문제를 사회에 알리는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우선 잡지부터 만들었는데, 이것이 ‘공감’ 1호 잡지에요. 잡지 발간 후 전국의 장애여성에게 전화도 많이 왔죠.

 

Q. ‘페미니스트 모먼트’는 언제였나요?

 

진: 원래 ‘여성으로서의 나’를 상상하기 어려웠어요. 저는 그냥 장애인이었죠. 그러다가, 지금까지 장애로만 설명되지 않았던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의 경험을 공유하며 교차점을 발견했어요. 그 순간이 저의 페미니스트 모먼트였던 것 같아요.

 

Q. ‘젠더적 관점에서의 독립생활’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 지금까지 장애운동 내에서 장애여성의 관점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어요.

 

진: 장애인권에 있어서도 젠더적 차이가 있죠. 장애남성과는 달리, 장애여성은 쉽게 보호와 통제의 대상이 돼요. 장애남성에게는 요구하지 않는 가사능력까지, 장애여성의 독립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죠. 이러한 차이를 드러내기 위한 말이에요.

 

Q. 왜 자립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나요?

 

이: 비장애인에게는 자립보다는 독립이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장애인에게만 ‘자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구분에 대한 경계로서, 독립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보았어요.

 

©뽐므

 

Q. 기존 장애인 시설들에 한계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시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이: 본질적으로 ‘좋은 시설이 가능한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거주시설로서는 아무리 투명하게 잘 운영되더라도 자유의 제한이 많을 수밖에 없죠. 대부분 자의로 시설에 들어가는 것도 아닌 데다가, 7-8명이 한방을 쓰기도 해요. 신변보조나 활동보조를 개별적으로 맞추기는 어렵죠. 또, 종사자들의 교대근무로 인해 관계나 소통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기 힘들어요. 탈시설 운동은 중요하지만, 지역사회 역시 하나의 거대한 시설이에요. 배제와 통제가 당연한 지역사회라면 그 안에서 같이 살아가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진: 4대 과제로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수용시설 폐지, 공공일자리 창출이 있어요. 장애인은 최저임금의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합니다. (최저임금법 제7조 1항,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 중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은 자는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수급자나 활동가가 되는 등의 방법 외에 안정적 소득을 가지기 어려워요.

 

Q. 독립성이나 자율성이라는 현대 사회의 가치는 비장애인의 관점에 맞추어진 것 같습니다. 어떠한 의미의 독립을 지향하시나요?

 

이: 물론 독립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도 중요하지만, 내 삶의 주도권을 가지는 자체가 독립생활이라 생각해요. [숨]센터는 삶의 태도로서의 주체성 자체를 고민하는 독립생활 지원 활동도 하고 있어요. 사실은 (주체성을 가지고) 서로 잘 의존하는 게 독립이 아닐까 싶어요.

 

진: “비장애인도 독립이 쉽지 않은 사회에서, 장애인은 독립할 수 있는가?” 시설 속에 있다 보면, 장애 정도나 유형에 근거하여 타인의 독립 가능성을 판단하게 되기도 해요. 그런 위험성을 경계해야 하죠.

 

Q. 장애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차별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진: 비장애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장애여성이 관계의 주도권을 갖기 힘들어요. 중요한 자리에서 의견을 묻지 않고 배제하기도 하고.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많은 요소 중 오직 장애인으로만 설명되죠. 아름답지 않은 몸을 가졌고, 여성으로서 수행해야 할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상정돼요. 이것들이 내가 장애인이기 때문인지, 여성이기 때문인지를 구분하기는 어려워요.

 

이: 소외나 배제도 있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주목을 받는 일도 있어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장애여성의 표본적 이야기인 것처럼 받아들여지죠.

 

©뽐므

 

Q. 장애와 여성운동 간의 교차점을 발견함으로써 연대의 필요성을 느낀 적은 언제였나요?

 

이: 나누어 말하기 어려워요. 장애여성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은 ‘장애’와 ‘여성’으로 분리되지 않거든요. 단체 등록 시에, 장애인단체인지 여성단체인지 분류 문제가 생기기도 했어요(웃음).

 

진: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계속 교차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나려면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고, 이야기하려면 만날 수 있도록 접근성이 필요해요. 장애여성, 이주여성, 청소년, 트렌스젠더 등, 다양한 여성의 경험을 통해 드러나는 새로운 문제들이 있죠.

 

Q. 여성인권운동과 장애인권운동이 충돌할 때는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이: 장애여성공감은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어요. 모자보건법 안에 우생학적 사고방식이 있죠.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낙태죄는 주로 생명권 대 여성의 선택권으로 논의되는데, 사실은 국가주도의 인구정책이 낙태를 처벌하도록 만들고 있는 거죠.

 

정말 생명이 중요하다면 태어난 이후의 생명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누구를 낳을 것인가의 고민은 이 사람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와 연결돼요. 아이가 살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장애아 낙태를 고민하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장애아 낙태 문제를 장애인의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라고만 단정 짓기는 어려워요. 국가가 환영하는 생명과 그렇지 않은 생명 간의 이분법적 분류 자체가 문제에요.

 

Q.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한 장애에 대한 무지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진: 주변에 왜 장애인이 없는지 생각해보면, 답은 충분히 나와요. 시설이나 집에 갇혀 있어서, 지역사회에 나올 기반이 없어서 찾아보기 어려운 거죠. 단순히 장애인을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장애를 발생시키는 구조들에 집중해서 함께 투쟁했으면 좋겠어요. (무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해요. 같이 다니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많이 보여요.

 

 

글. 뽐므(1619300@naver.com)

기획 [경계없는 페미니즘] 

기획. 헤스터, 땡치, 키키, 지우개, 뽐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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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하고 귀엽게

1 Comment
  1. Avatar
    ㅇㅇ

    2018년 5월 22일 18:07

    페미니즘 이즈 에이즈
    제발 이슬람국가 가서 페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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