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총여학생회 폐지. 학내 페미니스트들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페미니즘을 둘러싼 대학가의 백래시(backlash : 사회적 진보/변화에 대한 대중의 반발)는 페미니즘, 페미니스트에게 유의미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고함20>은 조직화된 백래시의 동향과 그 구조를 짚고, 이에 대응하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한다.

 

대학 내 총여학생회 폐지의 흐름이 심상찮다. <고함20>은 [긴급점검!학내백래시] 기획 그 첫 번째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국 대학교의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현황을 분석했다.

ⓒ고함20

 

총여 폐지 시도 2018년에만 최소 여섯 건  …  지금 우리 총여는

지난 6월13-15일, 연세대학교(서울)에서는 ‘제29대 총여학생회 모음 퇴진 및 총여학생회 재개편’에 대한 학생총투표가 실시됐다. 총투표 상정에 앞서 5월27일, ‘우리에게는 총여가 필요합니다(이하 우총필)’가 결성됐다. 우총필은 “대안없이 총여 재개편을 논하는 것은 총여의 맥락을 삭제하는, 실질적 폐지 요구”라며 총투표를 비판했다. 6월11일-15일에 걸쳐 우총필은 ‘학생총투표 정당성 문제, 안건의 모호성 문제, 여학생이 주체가 아닌 학생총투표는 명백한 권리 침해’라는 세 가지 근거를 들어 학생총투표 보이콧 운동을 펼쳤다. 투표 결과 본회 회원 중 55.16%의 참여, 82.24%의 찬성으로 안건은 가결됐다. 이후 재개편 TFT가 모집되었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제30대 총여학생회 선거운동본부 ‘PRISM’이 입후보했다. 그리고 이틀 전인 11월24일, ‘PRISM’이 당선됨으로써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2019년에도 활동을 이어나간다.

6월, 10월에 걸쳐 총여 폐지의 흐름은 급물살을 탔다. 연세대와 성균관대(인문사회캠퍼스)에서 총여 폐지 논란과 함께 이뤄진 학생총투표가 이슈화되면서다. 두 학교에서 논란이 일었을 즈음, 금오공과대학교, 충북대학교 대나무숲에는 각각 ‘우리는 (총여) 폐지 안 하나’라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금오공대 대나무숲, 충북대 대나무숲

 

지난 주 목요일, 동국대학교에서는 총여학생회 폐지안이 학생총투표를 통해 가결됐다. 투표 마감일인 22일에 앞서, 동국대 총여는 반대표 독려, 여학생 총회, 자보전 등의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개표 이후, 동국대 총여는 학생회원 384 명의 연서를 받아 총투표 결과를 전면 무효화하란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시행 공고 부착 기간에 대한 문제 △논의 기간 미확보 △총투표 발의 과정상 절차 무시의 근거를 들었다.

 

‘백래시’ 맞은 총여학생회들, 이제 총여는 없다?!

22일, 동국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를 위한 총투표 결과가 나오자 수많은 언론이 ‘서울에서 유일’, ‘서울 대학가 총여 전멸’, ‘동국대 너마저’ 등의 제목을 단 기사를 쏟아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록 올해 후보 미등록으로 인해 구성되진 못했지만, 총여는 경희대, 광운대, 한양대에 아직 남아있다. 이틀 전 당선된 연세대학교 총여는 다시금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제30대 총여학생회 선거운동본부 :: Prism’

 

비서울 대학의 총여는 더 활발하다. 연세대와 성균관대의 총여 폐지 논란에 맞붙어 ‘우리도 폐지하자’는 말이 나왔던 충북대에서는 현재 28대 총여학생회 ‘안테나’가, 금오공대에서는 33대 총여학생회 ‘어라운드’가 활동 중이다. 제주대학교, 용인대학교, 군산대학교, 명지대학교(자연캠퍼스) 등지에서도 총여는 여전히 맥을 잇고 있다.

총여학생회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학생위원회(고려대), 여학생협의회(서강대), 각종 페미니즘 학회 및 동아리들이 그것이다. 이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과거 총여가 했던 활동들을 활발하게 전개해나가고 있다. 23일, 여성학자 권김현영씨는 최근의 상황을 두고 자신의 SNS에 “총여는 없어진 게 아니라, 다시 세워지는 중이다.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될지 아닐지 그 부분만 불확실할 뿐”이라며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꾸준히 활동 중인 총여가 있다지만, 총여가 사라진 학교, 총여가 있으나 몇 년째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는 학교 등 대학 내 총여의 앞날은 불안하다. 하지만 다시 총여를 되살린 학교가 있고, 총여가 아닌 다른 방식을 택한 학교가 있다. 총여는 중단돼도 페미니즘은 단 한 번도 중단되지 않았고, 않을 것이라 진단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글. 제인(dbswls5087@naver.com)

특성이미지. ⓒ고함20

기획 [긴급점검!학내백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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