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고함20은 <신입생 A씨, 등록금 360만원 내고 4학점밖에 못 들어…”충격”>이라는 기사를 통해 강사법 시행 결정 이후 대학가에서 이어진 구조조정, 강의 통폐합 및 축소의 물결과 그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실태를 보도했다. 그 뒤, 대학은 어떤 방식으로 강사법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을까? 성공회대학교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뭐야 돌려줘요 내 학과

 

저희 과가 없어졌어요_jpg ⓒ인사이트

 

성공회대학교에서는 ‘복학했더니 과가 사라졌다’는 도시괴담 같은 이야기가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다. 4월 23일 진행된 전공선택설명회에서 학생 수요가 적은 비인기전공이라는 이유로 글로컬IT전공의 폐지가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전공 폐지에 대해 글로컬IT학과 소속 학과생, 학생회와 전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명백히 일방적인 통보였다.

 

또한 학교 당국은 ‘한정적인 자원 내에서 효율을 따져야 한다’는 이유로 학생 수요가 적은 전공을 점차 축소할 것이며, 폐지된 전공 소속 학과생의 경우 ‘전공 변경’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에 관련한 논의 과정 전반이 전공 폐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통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많은 ‘비인기학과’ 소속 학생들이 당장 내년이라도 소속 학과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자’라는 말이 이제는 지겹습니다.” 

 

성공회대학교는 최근 100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신축 기숙사를 지었다. 공사 비용 전부를 학교가 부담한 것은 아니며,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학교가 여태껏 ‘예산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강의와 강사를 줄여왔기에 학생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학생들은 기숙사 개관식에 맞춰 ’학교당국의 일방적인 전공폐지 통보와 강사 해고, 대학 구조조정과 기업화에 항의하는 대학당국 규탄시위를 진행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자’라는 말이 이제는 지겹습니다. 학과 폐지가 ‘대’인지 ‘소’인지 판단하고, 계획을 세워 발표하기까지 학생의 자리는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학생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밀고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에, 학교당국이 이렇게 일방적인 방식으로 학과 폐지를 결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시위 참여자 발언 중

 

그러나 학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 신설과 폐지가 유연해야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할 수 있고 학문의 발전도 기할 수 있다’며 수요 중심 전공 폐지 계획을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따라서 성공회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7일 전체학생총회 선포식을 열고 수요 중심 전공 폐지 중단, 학부제 운영계획 전면 수정, 학생 의결권 보장을 요구하며 약 2주간의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천막농성 중인 성공회대 총학생회/ⓒ성공회대 총학생회 ‘바로’ 페이스북 페이지

 

 

 

강사법 이후의 대학 사회, 어디로 가는가?

 

지난 4월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9년 4월 대학정보공시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총 417개 대학의 학생 규모별 강좌 수, 교원강의 담당 비율, 학생 성적 평가 결과, 등록금 현황 등의 정보가 공개된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8년 1학기와 2019년 1학기 사이 교원 강의 담당 비율 중 시간강사 담당 강의 비율은 3.74%P 감소하였고, 다른 교원들의 강의 담당 비율은 모두 증가하였다. 20명 이하 소규모 강의는 9086개 감소하였으며, 전체 강좌수도 6655개나 줄어들었다.

 

구조조정된 강사의 구체적인 수치는 올 8월에야 확인힐 수 있지만, 교육부 안팎으로 4년제 대학의 경우 대략 5000명~6000명 정도의 시간강사가 해고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흘러나온다. 몇몇 대학이 아닌 대다수의 대학에서 구조조정과 강의 통폐합을 통해 강사법 시행을 대비하고 있다는 의심이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한 학과를 유지하는 데는 꽤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강사법 시행으로 늘어날 비용 부담이 구조조정과 강의 통폐합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학이 할 다음 선택은 성공회대의 사례와 같이 수요가 적은 학과를 대상으로 한 통폐합이 될 것이다.

 

 

오늘날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본분을 잊은 채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시간강사 처우 개선보다 이윤추구에 힘쓰고 있으며, 교육부는 아직까지 강사법 시행의 폐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가오는 8월, 강사법 시행 이후의 대학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글. 총총(ech7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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