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기

페미 유튜버 채널 탐방기

내가 수강했던 페미니즘 강의의 교수님은 “차고 넘치는 여성 혐오 때문에 예능 프로를 못 본다”라고 토로하셨다. 당시 예능을 잘 보고 있었기 때문에 웃고 넘겼지만,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면서 ‘마음 놓고 즐길 거리’는 점점 떨어져갔다. 이 채널로 돌리면 여성 혐오 발언을 한 코미디언이, 저 채널 돌리면 성매매를 했던 배우가 나왔으므로. 게다가 여성혐오, 소수자혐오 콘텐츠는 너무 많아서 익숙해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훨씬 많은 채널이 존재하는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지만 불편함은 계속되었다. 탈을 쓰고 ‘사회의 암적 존재들’을 처단한다는 유튜버, 오늘 누구와 합방할거냐고 묻는 게임광고가 가득한 유튜브에 지쳐갈 즈음, 페미니스트 채널들을 만나게 되었다. 페미니스트인 당신이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유튜브 여성혐오-프리 구역을 소개한다. 이 채널들로 밥 먹을 때, 자기 전에, 심심할 때 클-린한 유튜브를 누려보자.

 

 

 

ⓒ햄튜브 유튜브 채널

웃고 싶을 땐? [ 햄튜브 ]

 

만약 당신이 처음 햄튜브 채널을 본다면, 햄튜브만의 언어와 세게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리얼사운드는 이어폰을 빼야하고, 그 외는 이어폰이 필수인(댓글 중)” 이상한(?) 햄튜브의 채널. 외모 칭찬으로 고통받는 꽁트인 ‘칭찬 같지 않은 칭찬 유형 대공감 인정각 ’에선 칭찬을 빙자한 꾸밈노동 강요를 꼬집었고 ‘햄튜브 모음집’에선 남자들의 데이트 폭력 범죄를 다뤘다. 생리컵 리뷰 영상이 유튜브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되고 ‘짬지 맵다’는 유행어를 금지당하는 등 (그럼 짬지 매울 때 맵다 하지 뭐라 그래?) 유튜브의 주요 관심대상이 되어버린 유튜버이기도 하다. 변태와 천재를 넘나드는 햄튜브식 유머와 매력에 한번 빠진다면 아마 헤어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유튜브

 

비혼여성의 브이로그가 궁금할 땐?  [ 사소 ]

 

비혼 여성의 브이로그 채널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꿀 법한 ‘심플한 집과 고양이 그리고 책‘으로 채워진 사소의 생활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비혼의 삶을 상상하게 된다. 유튜브 속 많은 브이로그에서 ’남자친구‘의 존재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사소는 데이트폭력을 하지 않고 꾸밈노동을 강요할 리 없는 고양이로 가뿐히 남자친구의 필요성을 지워버린다. 책읽고, 배우고, 노동하며 고양이 밥을 주고 종종 시위에 참여하는 삶……. . 멋있어…..!

 

 

 

 

ⓒ하말넘많 유튜브 채널

 

하고 싶은 말이 생각 안 날 땐? [ 하말넘많 ]

 

페미니스트로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만들었다는 채널. 탈코한 두 페미니스트가 운영하고 있으며 정치,문화,교육,사회,일상 등 다양한 분야의 페미니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디폴트립’에서는 인생샷 없는 인생여행 브이로그를 보여주었고 탈코르셋 영상에서는 주체적 꾸밈의 허상을 꼬집는다. ‘자력으로 집을 구한 여성들의 이야기’, ‘전세대출 총정리 1억 만드는 법’ 등 경제 비혼여성 경제 백서 에피소드는 여성이 실질적으로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해 다룬 콘텐츠이다. 남성 카르텔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서 야망을 실현하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페미니즘 콘텐츠를 선보인다

 

 

 

 

ⓒ 정눈꽃 유튜브 채널

 

오늘 하루, 그 남자들에게 진절머리 났다면? [ 정눈꽃 ]

 

‘배운 언니의 유쾌한 페미니즘’ 채널로, ‘눈꽃살롱’에서 여성혐오 이슈들을 이야기한다. “여경” 논란,탈코르셋,연애,남녀임금차별,워마드,메갈 등 젠더 갈등의 최전선에 있는 논제들을 다룬다. 영국에서 살고 있는 게 다행(?)일 정도로 한국의 안티 페미들의 주요 디스 대상이 되어왔다. 그럼에도 꾸준히 페미니즘 영상을 올리며 한마디로 설명되기 어려운 논쟁적인 문제들을 풀어내고 있다. 안티페미들을 흉내내며 풍자하는 특유의 유머 코드가 있다.

 

 

 

매일 피해자와 가해자만 바뀐 채, 비슷한 여성 폭력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페미니스트들은 너무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 때문에 페미니즘과 웃음, 힐링, 쉼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페미니스트들은 ‘잘’ 쉬어야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크게 소리치고, 더 분노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지치지 않게 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페미니즘 채널들로  불편하지 않게 즐거워하길,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길, 그리고 무엇보다 편히 휴식하길 바란다.

 

 

글. 당근야옹이(carrot3113@naver.com)

특성이미지. 고함20

당근야옹이
당근야옹이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2 Comments
  1. Avatar
    hdjd

    2019년 5월 29일 18:35

    다 좋은데 하말넘많은 ‘트랜스 기립박수’ 이후로 구독 취소 했습니다. 별로 ‘클린’하다고 생각되지 않네요.

  2. Avatar
    78169

    2019년 8월 8일 09:36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