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유감]고함20은 기성언론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자 한다. 한 주간 언론에서 쏟아진, 왜곡된 정보와 편견 등을 담고 있는 유감스러운 기사를 파헤치고 지적한다.

 

지난 5월 2일, 이태원의 한 클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방문하여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국민일보는 단독 보도를 통해 해당 업소가 게이클럽임을 밝혔고, 이후 언론에서는 확진자의 성적 지향이나 신상에 관한 보도와 ‘게이클럽’ 타이틀을 단 가십성 기사가 쏟아졌다.

 

ⓒ오마이뉴스

 

이는 크나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며칠째 ‘게이클럽’이 올랐으며, 온라인에서는 클럽 방문객들의 영상이 퍼져 조롱거리가 되고 성적 지향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는 등 온갖 성소수자 혐오가 난무했다. 언론 보도 이후 몇몇 인터넷 방송 BJ들은 성소수자 데이팅 어플을 돌며 아웃팅하는 컨텐츠를 방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태원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원인은 다수의 사람들이 밀집된 공간에 모이는 클럽에서 생활방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안과 방문자들의 성적 지향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실제로 같은 날 언론에 보도되었던 클럽과는 거리가 먼 다른 ‘일반 클럽’에서 첫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또다른 확진자가 등장했다. 그럼에도 성적 지향을 강조한 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방역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많은 성소수자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친구사이는 입장문을 통해 “이런 보도행태는 결국 아웃팅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해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을 위축시키고 방역망 밖으로 숨어들게 할 뿐”이라며 “진료를 받는 것이 곧 성적 지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귀결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접촉자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브리핑에서 “확진자에 대한 취재보도를 하실 때, 확진자와 가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보도준칙의 준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게이클럽 보도가 논란이 되며, 국민일보는 슬그머니 기사 타이틀을 유명 클럽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이 주로 방문하는 수면방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남성 간 성행위자들이 집단 난교를 벌이는 찜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며 또다시 문제적인 보도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에서는 ‘동성 간 성행위자는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면역력이 낮아져 코로나19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보건당국이 동성애자 업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반(反)동성애 운동가의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동성 간 성행위자가 이성 간 성행위자에 비해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전무하며, 통계적으로도 동성 간 관계보다 이성 간 관계에서 성접촉에 의한 에이즈 감염 비율이 더 높다.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을 보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트려 방역을 방해하는 행위다.

 

비판이 이어지자 국민일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태원 클럽이 ‘게이 클럽’이라 보도한 것은 공익적 보도이며 보호받아야 할 언론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자사를 옹호하는 한국교회언론회의 입장을 담은 기사를 보도했다. 과연 공공의 이익과 언론의 자유를 해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국민일보만 빼고 그 답을 모두 아는 듯하다.

 

 

글. 총총(ech752@goham20.com)
특성이미지.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