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자취를 감춘 고함20 어워드(관련 기사: 2015 고함20 어워드), 올림픽보다 더 긴 텀을 넘어 2020년 드디어 부활했다. 고함20 기자들이 ‘2020년을 망친 그들’과 ‘2021년을 구할 이들’을 선정해 과거를 되짚고 새로이 미래를 맞으려 한다. 먼저, 치열한 예선전 끝에 선정된 ‘2020년을 망친 그들’ 부문이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연합뉴스

 

조주빈 “지질한 가해자에겐 마이크를 쥐어 주면 안 된다”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은 ‘박사’라는 닉네임에서부터 비대한 자의식이 느껴지는 범죄자다. 포토라인에 서서 “악마의 삶을 끝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긴 조주빈. 스스로 자신이 대단하고 치명적인 악마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그는 그냥 방구석 찌질이에 불과하다. 조주빈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은 언론도 한몫했다. 언론은 조주빈의 스피커 역할을 하면서 그가 어떤 학교를 나왔고 어떤 이력을 가진 사람인지 전기를 쓰듯 보도했다. 이에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문숙 활동가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면서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언론이 그런 부분에 좀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웹툰 작가 ‘기안84’ ⓒ연합뉴스

 

기안84 “그의 셀링 포인트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고함20의 기자들은 웹툰 작가 기안84가 방송인으로서 왜 그렇게 롱런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는 “지혜로운 싱글라이프의 노하우,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철학 등을 허심탄회한 스토리로 보여주겠다”는 취지를 밝히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기안84가 비위생적으로 사는 모습에서 삶의 지혜나 철학 등을 발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동료 출연자에 대한 무례한 발언, 그의 만화 속 여성혐오와 장애인혐오, 외국인 혐오 표현이 연일 구설에 오르는 가운데 왜 MBC와 대중이 그를 TV에서 보고 싶어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싫다.

 

ⓒ에브리타임

 

에브리타임 “단연코 올해의 혐오 게시판”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가 2020년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20여 개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분석한 결과, 550개 혐오성 게시물 중 47%의 게시물에 페미니스트에 대한 비방, 여성혐오가 포함돼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확산 이후에는 중국인·외국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인국공 사태’ 이후에는 비정규직에 대한 혐오, 학벌주의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에브리타임’에는 신고가 누적되면 계정이 정지되는 이용규칙이 있어 다수에 의견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시물은 곧 삭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문화에 퍼진 ‘혐오’를 가늠하는 지표가 된 에브리타임에 “올해의 혐오 게시판” 상을 수여 한다.

 

글. 리사(cherry0226@goham20.com)

대표이미지. ⓒ연합뉴스, 에브리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