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체육 시간을 좋아했다. 종일 교실에 앉아 있다가 한 번씩 몸을 움직일 기회를 얻는 게, 그래서 찌뿌둥한 몸을 조금이라도 털어낼 수 있는 게 좋았다. 초등학교 때 나는 우리 반에서 이단뛰기(a.k.a 쌩쌩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었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시에서 하는 단체줄넘기 대회에 나가 상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수능을 준비하며 내내 책상에만 앉아 3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나에게는 좋아하던 줄넘기도 하기 싫어 몸부림치는 대상에 불과했다.

 

딱 이만큼이 내 이십여 년 인생에 운동이 등장하는 정도다. 그리고 얼마 전 나는, 이 짧디짧은 다섯 줄에조차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에 눈뜨게 된 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때문이었다. 버스를 잡으려 뛰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글쓴이는, 모든 게 한 달리기 앱 덕분이라고 했다. 반복되는 1교시 뜀박질에 지쳐있던 나는 수많은 간증 댓글들에 혹했고, 결국 앱을 다운받고 말았다.

 

런데이는 한빛소프트에서 제공하는 피트니스 앱이다. 달리기 앱이 여럿 있지만 런데이만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초보자를 위한 8주 프로그램이다. 회차당 30분 정도의 이 프로그램은, 첫 회차 1분 달리기와 2분 걷기 인터벌로 시작해서 8주 차에는 30분을 내리 달리는 것으로 끝난다.

 

운좋게 만난 노을 ⓒ고함20

 

처음 1회차를 시작했을 때는, 나의 체력에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고작 1분 달리는 게 이렇게 어렵다니. 과연 30분을 달리는 것은 가능한가, 나 같은 저질 체력의 사람은 논외가 아닐까. 하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의외로 2주 차가 되어 1분 30초를 달릴 때부터는 꽤 여유가 생겼다. 뛰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늘 지나다니던 집 앞 공원을 제대로 눈에 담는 건 처음이었다. 하루걸러 공원에 나가니 매일 달라지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나뭇잎, 시간마다 다른 햇빛의 색감, 운 좋게 만나는 주황빛 노을. 체력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였지만 놓치고 있던 아름다움을 알게 된 때이기도 했다.

 

지금은 딱 한 달을 채우고 5주 차를 앞두고 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변화를 느끼는 중이다. 집에서 바닥과 물아일체를 이룰 때보다 몸이 훨씬 가볍고, 뛸 때도 몸이 앞으로 슉슉 나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운 건 1분을 달리는 것도 힘들어하던 내가 8주 차 프로그램의 반이나 왔다는 사실이다. 운동의 개운함과 더불어 성취감까지 덤으로 얻은 셈이다. 요즘은 운동을 해야겠다고 말(만)하는 현대인들을 만날 때마다 달리기를 추천한다. 누가 보면 광고인가 싶겠지만(한빛소프트 보고 있나), 정말로 권한다! 물론 지금 당장은 쓱 넘겨버릴 가능성이 훨씬 높겠지만, 운동도 귀찮고 의지도 없다고 느끼는 당신. 언젠가 이제는 정말 운동하지 않으면 죽겠다 싶을 때 이 글을 떠올리시길.

 

글. 일공이(oneotwo@naver.com)

특성이미지. ⓒ만화 〈럭키짱〉, 한빛소프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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