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동과 친하지 않았다. 학창 시절에는 ‘여학생은 산책, 남학생은 축구’라는 암묵적인 규칙에 맞춰 체육 시간을 제외하고는 절대 운동장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의로 운동장에 들어가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고 주변 여자들도 나와 비슷해 보였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운동장에 갑자기 끼어들어 축구를 하거나, 여자 운동부에 가입하는 생각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자취를 시작했고 먹는 것도 부실해져 건강이 나빠졌다. 그때부터 건강한 몸을 위해 조금씩 다양한 운동에 도전해보았다.

 

첫 번째 운동은 ‘자전거 타기’다. “한밤의 한강 라이딩이 정말 좋다”며 친구가 추천해주었다. 중학생 이후로 자전거를 타지 않아 타는 법을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엔 중심을 잡지 못해 비틀거렸지만, 금세 속도를 냈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을 쓰고 내리막길에서는 힘을 풀어 빠른 속도의 짜릿함을 느낄 것. 자전거의 단순한 법칙 덕분에 생각도 단순해졌다. 평소에는 최대한 움직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밟은 만큼 정직하게 속도를 내는 자전거는 보상이 주어지는 기분이 들어 힘들지 않았다. 페달을 힘껏 밟으니 다리 근육이 땅겨지는 것이 느껴졌다. 운동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왜 시간을 들여 운동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기고양이 남매들이나 오소리 가족처럼 밤에만 보이는 한강의 풍경도 쏠쏠한 재미였다. 친구와 함께 여기가 서울이 맞냐며 신기해했다. 종종 자전거를 타리라고 결심했다.

 

두 번째 운동은 ‘에어로빅’이다. 가끔 유튜브로 요가를 했는데 정적인 분위기가 잡혀있지 않은 집에서는 집중이 쉽지 않아 중간에 포기하기 일쑤였다. 어느 날 허리가 너무 아파 허리 운동을 검색했고 사람들이 추천한 ‘티파니의 허리 운동’을 만났다. 음악에 맞춰 동작을 따라 하니 시간이 금방 갔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단순한 동작으로 이루어져 포기하지 않고 운동을 끝마칠 수 있었다. 티파니 선생님 특유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느낌으로 운동했다. 그 결과 신기하게도 단 한 번의 티파니 운동으로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운동을 하고 곧바로 효과를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티파니의 허리 운동을 전파하기도 했다. 몸치인 내가 좁은 방에서 허리를 흔들며 티파니 선생님을 따라 하는 모습이 조금 웃기기도 하지만, 타고난 게으름뱅이인 내가 지속해서 하는 운동이니 효과는 보장한다. 이후로 음악에 맞춰 운동하는 영상들을 찾아 짧은 시간에 땀을 뺐다. 코로나 시대에 원룸에서도 잠깐씩 할 수 있는 운동들이 여러모로 나에게 잘 맞았다.

 

ⓒTiffanyRotheWorkouts 유튜브 채널

 

이 글이 운동 스토리라고 하기엔 나는 아직 운동과 서먹하다. 오히려 앞으로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에 가깝다. 그래도 작은 경험을 모으는 것이 내겐 의미 있는 일이다. 조금씩 여러 운동들을 접해보며 소소한 재미와 재충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근성은 부족하지만, 이리저리 새로운 운동에 기웃거리며 ‘운명의 스포츠’를 만날 날을 꿈꾼다.

 

글. 당근야옹이(carrot31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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