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궐 선거가 어느새 한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선거법 위반부터 권력형 성범죄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다시 선거를 치르게 됐다. 공직자의 부정으로 치르는 재선거라니, 투표에 참여하기 전부터 기운이 빠진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변화가 절실한 때이기도 하다. 기후 위기부터 팬더믹, 주거 문제, 실직과 폐업, 잇따르는 산재 사망, 젠더를 비롯한 세상의 다양한 차별까지. 누군가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무엇보다 광역단체장 성범죄 가해 사건 역시 아직 끝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우리는 재·보궐 선거를 주목해야 한다.

 

·보궐 선거, 생소한데?

우선 재·보궐 선거의 뜻부터 살펴보자. 먼저 재선거란 선거법 위반 등의 사유로 당선 무효 판결로 인해 다시 치러지는 선거를 말한다. 반면 보궐 선거는 의원이 임기 중 사퇴, 사망, 실형 선고 등으로 인해 그 직위를 상실했을 경우 공석을 메우기 위해 치러지는 선거를 말한다. 4월 재·보궐 선거에서는 두 선거가 동시에 시행된다. 광역단체장 선거부터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오는 재·보궐 선거에서 선출된 후보는 다음 선거까지 1년 2개월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보궐 선거가 갖는 의미

그렇다면 4월 재·보궐 선거는 왜 중요할까? 이번 선거는 미리 보는 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에는 지방선거도 있는 만큼 각 정당은 선거 결과를 통해 민심이 어디로 기울었는지 가늠하고 선거 전략을 짤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는 앞으로의 선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여당이 180석을 차지하면서 정치 지형의 변화를 보여준 바 있다. 오는 선거 결과에서도 야당의 약세가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4월 재·보궐 선거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광역단체장 선거다. 서울과 부산의 유권자만 해도 약 1,300만 명에 달하는 데다, 특히 서울시장직은 흔히 우리 사회에서 대권 주자를 위한 커리어로 여겨진다. 서울시장은 유일하게 장관급 대우를 받으며 국무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는 등 단순히 시를 총괄하는 행정가를 넘어 정치가의 성격을 지닌다. 그래서 각 당의 후보에게 향후 대선에 출마할 것인지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만약 후보자가 차기 대선 출마의 목적으로 4월 보궐선거를 임한다면, 현재 내세우고 있는 정책들은 현실화되기 어렵다. 서울시정은 뒷전으로 밀리는 셈이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는 보궐 선거는 무엇보다 권력형 성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명백히 그래야만 한다. 선거가 이뤄지는 이유를 기억해보면 배경에는 공직자의 성폭력 가해 사건이 있었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으로 이어지는 권력형 성범죄 가해 사건을 연이어 겪었던 일,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유난히 ‘피해 호소인’으로 불렀던 일, 서울특별시장으로 오일장을 치르는 걸 보며 복잡한 마음을 가졌던 일. 여전히 모두 생생하다. 이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많다. 아직 가해 사건이 종결되지 않았고 대다수의 이들이 상처를 회복하지 못한 만큼, 성폭력 가해 사건의 해결 의지가 후보자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피해자의 곁에 서지 않는 광역단체장은 필요 없다.

현재 사회적으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보니 후보자들도 이와 관련된 공약들에 크게 집중하고 있다. 그러는 새 여성, 청년, 성 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논의는 또다시 후순위로 미뤄지고 있다. 오랫동안 현실정치가 외면해온 문제들이다. 아주 지독히도! 이로 인해 선거 과정에서 소외를 경험하는 유권자가 생기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억압적인 삶을 견뎌야 할까. 누군가 조금씩 존엄을 포기해야 유지되는 사회에 기대할 미래는 없다.

다음 서울, 다음 부산에는 ‘나중에’가 아닌 ‘지금 당장’을 외치며 변화를 만들어갈 리더가 필요하다. 고함20은 보궐 특집을 통해 어떤 후보자가 약자의 삶에 침묵하는지, 습관적으로 누군가의 존재를 지우는지 분명히 지켜볼 것이다. 여성/주거/성 소수자 등을 주제로 한 유익한 기사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4월 재보궐 선거는 고함20과 함께하길 바란다.

 

글. 김타민

특성이미지. ⓒ연합뉴스

기획[다음 서울, 다음 부산]

기획. 구아바, 기동, 김타민, 나로나옴, 로움, 무지막지, 총총, 채야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