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보궐선거 D-9, 가덕도 신공항 논란 모조리 파헤치기

 

임시국회에 띄워진 스크린이다. 우측 상단에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대안)이라고 적혀있다. 중앙 원형의 그래프에 찬성 79.04%, 반대 14.41%, 기권 6.55% 수치가 나와있다.
ⓒ뉴스1

 

2월 26일, 임시국회 마지막 날 국회는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이 주축이 되어 발의한 이 법, 초반 비판적이던 야당도 여론을 의식하고 결국 대거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되었죠. 이후에도 많은 논란을 낳은 이번 결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려 합니다.

 

1. 가덕도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은 말 그대로 부산의 가덕도 지역에 새로운 공항을 짓기로 한 것인데요. 사실 신공항 이슈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각자 다른 이름으로 등장해온 바 있습니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 집권 당시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항공기가 사고를 당한 것이 시발점이 되었는데, 노무현 정부에 와서 신공항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죠. 항공 인프라가 열악한 동남권에 새로운 공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더해지면서 기존 김해공항의 규모를 키울지vs.신공항을 건설할지에 대한 논의가 불거졌어요.

박근혜 정부는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을 초청해 검증 결과에 따라 이 논의를 ‘최종 결정’ 하기로 각서까지 썼는데, 그 당시 가덕도에 신공항을 세우는 안은 타당성 면에서 꼴찌였다고 해요. 이런 결과가 나오니 당시 타당성 면에서 1위였던 김해공항의 규모를 키우기로 한 것이고요. 그런데 작년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단에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발표 이후 신공항 문제는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을 설치하고 가덕도에 신공항을 추진하는 법안에 박차를 가했고요.

 

2. 예비타당성 심사, 그게 뭔데

공항을 새로 짓겠다는 논의에 왜 이렇게 비판의 목소리가 많은 걸까요? 바로 이번 본회의에서 가결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예비타당성 심사’를 면제받기 위한 법이기 때문입니다.

예비타당성 심사(이하 예타)란 세금을 쓰기 전에 사업을 다시 판단해보는 절차로,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 들 경우 필수로 받아야 합니다. 세금이 많이 드는 만큼 꼭 필요한 사업인지 따져보자는 것이죠. 이번 특별법은 그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도록 만든 법입니다. 대표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예타 절차를 밟지 않은 사업 중 하나였죠.

이에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예타를 받지 않을 정도로 긴급한 사업인지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거나 긴급한 사정으로 국가 차원의 추진이 필요한 등의 경우에 예외를 인정해 주지만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는 둘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i]’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번 특별법 가결이 4월 부산에서 치러질 보궐선거에서 민심을 잡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부산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던 민주당이 표심을 잡기 위해 너무 급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죠.

 

3. 신공항, 그래서 왜 안 돼?

 

가덕도의 산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
ⓒ연합뉴스

 

#가덕도의 산이 사라진다

가덕도 신공항을 짓기 위해서 파괴될 환경 문제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는 상황. 가덕도 신공항 터는 땅이 57%, 바다가 43%로, 이 43%의 바다를 메우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부산시 등은 바다 매립에 필요한 돌과 흙을 모두 가덕도의 산을 깎아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국수봉(269m), 남산(188m), 성토봉(179m) 등이 대부분 훼손될 가능성이 높고, 매립하는 바다의 오염도 심각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도 신공항 터에 포함되면서 철새 전문가는 천연기념물인 낙동강 하구의 철새에게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죠.[ii]

 

#탄소 중립은 어디에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2050년에는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 그러나 이번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이 기조를 완전히 역행하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항공산업은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항공산업은 2018년 전 세계 탄소배출의 2.4%를 차지했고, 2050년이면 5~9%로 오를 것이라고 IEA(국제에너지기구)가 예측했어요. 우리나라와 함께 ‘탄소 중립 선언’을 한 프랑스는 샤를 드 골 4터미널 신축계획을 탄소 배출을 이유로 취소한 바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 추세에 따라 각국이 항공 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고, 한국 역시 올해부터 항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한 상태”라는 점을 거론한 뒤, “탄소중립과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일해야 할 국회가 정반대로 새로운 항공 수요를 부추기는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촌극을 이해할 수 없다” 며 비판하기도.

 

4. 후보님들, 개발’만으로는’ 안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린뉴딜’과 함께 지역 활성화를 기조로 한 ‘국가 균형 발전’ 또한 중요한 공약으로 삼았습니다. 이번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의 일부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2월 26일 1년 만에 부산을 찾아 “신공항은 국가 균형발전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그러나 급하게 통과된 이번 특별법은 토건주의와 개발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부산의 정경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우측에는 포크레인 이미지가, 좌측 첫째줄에는 신공항?. 둘째줄에는 한-일 해저터널?.
ⓒ고함20

 

부산의 청년 유출, 중앙과 지역의 불균형 발전이 대규모 건설 하나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에도 주요 정당 후보들이 ‘신공항’, 그리고 신공항에 맞불을 놓을 ‘개발 정책’만을 들고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로나 19로 불거진 부산의 공공병원 부족 문제, 재난 대비책 미비, 빌딩풍으로 인한 피해, 부동산 집값 폭등, 전세난[iii] 등 시민의 삶에 위협을 주는 문제가 산재함에도 불구하고 보궐선거의 모든 관심이 대규모 토목건설에 치우쳐져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은) 경제적 자원의 불균등 배분, 보육정책과 교육정책의 실패, 문화자원의 수도권 집중, 잘못된 부동산 정책 등 굵직한 정책 실패들이 겹쳐서 일어났고 오랫동안 구조화된 것이다. 이 사실을 외면한 채 ‘한 건의 대규모 토목건설’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신의 한 수’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사기에 가까울 것[iv]”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번 부산 보궐선거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민심을 잡기 위한 법안이 오히려 시민들의 일상을 위한 정치까지 빨아들인 것은 아닐까요. 부산에 신공항이 생겨도 바뀌지 않을 것들을 더 유심히 지켜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i] “이준구 서울대 교수 “예타 면제 가덕도 신공항, 제2의 4대강 사업 될 것””, 경향신문, 2021년 3월 16일자

[ii] “가덕도는 제2의 사대강이 될 것인가”, 한겨레21, 2021년 2월 26일자

[iii] 조현익 외, 「전국투표전도 2021」, 스튜디오 하프 보틀, 33p, 114p.

[iv] “토목 한 방으로 부산 살릴 ‘신의 한 수’ 따윈 없다”, 오마이뉴스, 2021년 3월 8일자

 

글. 구아바(guava.shim@gmail.com)

특성이미지. ⓒ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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