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로부터 7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외쳐야만 하는 구호들이 있다. 7년의 세월 동안 유가족과 시민들이 소리쳐온 구호들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못한 약속들은 지금도 산재해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의 구호는 사회의 변화를 가져왔고, 변하지 않을 기억들과 지켜야 할 약속들을 만들어냈다.

고함20은 [세월의 기억, 기억의 세월]을 통해 여전히 남아있는 것들을 기록해본다. 그것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일 수도, 기억이나 말이 될 수도 있고,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남겨야 할지 고민하는 마음으로 기획의 문을 연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세월호참사 7주기를 맞아 지난 3월 22일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7주기 집중 과제’와 ‘함께 외칠 구호’를 제안했다.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추모·기억 공간 건립 본격화, 4.16운동에 대한 시민 참여와 연대 강화가 집중 과제로 꼽혔다. 함께 제시된 구호들은 7주기의 세월호가 마주한 지금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문제들이 남아있는지, 왜 아직도 남아있는지 구호[1]를 따라가 보며 살펴보았다.

 

현수막 뒤에 사람들이 노란 손팻말을 들고 서있다. 현수막 문구. 세월호참사 7주기 4월16일의 기억, 약속, 책임.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지난 3월 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7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성역없는 재조사-재수사를 다시 시작하라!!”

7년이 지나기까지 지금까지 처벌받은 정부 책임자는 단 1명[2]이다. 7년 동안 진상규명 요구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검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은 2019년 11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마지막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제기되는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히며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2021년 1월, 특수단은 대부분의 의혹을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국정원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 법무부의 검찰 수사 외압 의혹 등 수많은 의혹들이 ‘혐의없음’ 처리되었다.

특수단의 결과 표명 이후, 4.16 시민동포가족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수사 결과에 항의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하는 삭발이었다. 이들은 검찰 특별수사단이 오히려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도 입장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2018년부터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해왔던 사참위는, 이번 특수단의 ‘혐의없음’ 결정이 “근거로 대부분 피의자의 진술과 기존 재판 결과가 제시되어” 있다며 “우려스러운 결론”이라고 밝혔다.

다행히도 세월호참사에 대한 조사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다. 특수단은 수사를 종결했지만, 사참위는 활동 기한이 연장[3]되며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안’이 지난해 12월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세월호참사 특별검사(이하 특검) 실시의 법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조사권만이 보장된 사참위와는 달리, 특검은 직접적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있어 그 필요성이 꾸준히 주장되어 왔다.

그럼에도 재조사-재수사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특검 구성을 위한 절차가 최근에서야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검 임명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특검후보추천위원회’부터 구성해야 하는데, 최근까지도 국민의힘이 자당 몫의 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들’이 임명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13일, 요청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약 5개월이 지나서야 국민의힘은 특검후보추천위원 2명을 추천했다. 

피해 가족들과 시민들은 2021년을 삭발식으로 시작해야만 했다. 안일한 수사로 유가족과 시민들의 의혹에 답하지 못한 검찰 특수단, 오랜 표류 끝에야 겨우 첫발을 뗀 특검 앞에서 누가 ‘약속’을 논할 수 있겠는가. 이제는 정말 진상규명다운 진상규명으로 그들의 오랜 외침에 응답해야 할 때다.

 

“청와대와 정부는 세월호참사 관련 모든 기록을 공개하라!”

박근혜 대통령 정권 시기, 4.16세월호참사부터 탄핵 전까지 생산된 기록들은 진상규명에 필수적이다. 참사 발생 직후 7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의 행적, 미진했던 구조 활동, 청와대의 세월호 특조위 조사 방해 등 참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푸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록들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어 있어 기록의 내용은 물론, 어떤 기록이 있는지 그 목록조차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황교안 권한대행이 세월호참사 관련 기록들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기록물법 17조는 보호기간을 최장 30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해당 기간 동안 공개되지 않는다.

이에 작년 10월,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에는 4.16세월호참사 당시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위한 국회의 결의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10만 명의 시민들이 동의와 함께 청원은 국회에 접수되었고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에 배정되었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시기 ‘대통령 지정 기록물 자료 제출 요구안’[4]을 대표 발의하며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열람 및 사본 제출, 공개를 요구했다. 여기에 공동 발의로 참여한 인원만 140명, 현재 국회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청원과 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까지 남은 절차가 아직 많이 남아있을 뿐더러,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여야 간의 합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법안 심사, 행안위 전체회의 의결,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본회의 심의 및 의결 등 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여야의 합의까지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여전히 기록 공개를 위한 유가족과 시민들의 외침은 멈추지 않고 있다.

 

녹이 슨 세월호 선체 앞, 노란 옷을 입은 세월호 피해가족들이 묵념하고 있다
지난 11일, 목포신항에 인양되어 있는 세월호 선체 앞에서 참사 피해 가족들이 묵념하고 있다. 당일 선상추모식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해경 측에서 참사 당시 구조 실패의 중심에 있던 3009함을 제공하면서 피해가족들은 탑승을 거부했고 선상추모식은 취소됐다. / ⓒ연합뉴스

 

“안전사회를 위한 약속, 4.16 생명안전공원 건설! 세월호 선체 보존!”

유가족과 시민들은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에 동참하는 등 실제로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오기도 했다. 이는 7주기, 세월호 선체 보존과 4.16생명안전공원 건설이라는 구호로 이어졌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생명 존중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복합 문화공원을 목표로 국제설계공모가 진행중이다. 세월호 선체 또한 지난 2018년 목포 신항만에 영구 거치가 확정되었고 선체를 활용한 ‘국립세월호생명기억관(가칭)’ 건립이 계획되어 있다. 이 공간들은 추모와 함께 안전한 사회에 대한 염원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세월호는 청해진 해운의 소유다. 지난 7년간 정치권이 청해진 해운으로부터 세월호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는 법 제도를 마련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송을 통해 소유권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파이낸셜 뉴스의 보도[5]에 따르면 청해진 해운은 세월호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구상금 청구 소송을 통해 채권을 확보한 뒤, 이 중 일부를 돈이 아닌 세월호 소유권으로 변제(간이변제 충당)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월호참사에 대한 추모와 기억을 이어가고자 하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염원에, 국가는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책임감 있는 행정으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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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7년, ‘함께 외칠 구호’의 첫 번째는 여전히 “잊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이다. 2014년부터 시민들이 계속해서 소리쳐온 구호다. 잊지 않은 시민들 앞에, 부끄러움을 잊은 정치권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이제 정부는 지나버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의 구호에 응답할 때다.

 

[1] 아래 소제목들은 세월호참사 7주기에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제안한 ‘함께 외칠 구호’에서 발췌한 것임을 밝힌다.
[2] 참사 당시 처음 출동했던 해경 123정장이 2015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1심의 징역 4년에서 감형된 것으로,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승객 구조 소홀에 대한 해경 지휘부의 공동책임을 인정하여 감경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당시 해경 지휘부 11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지난 2월 법원은 2명에게 집행유예를, 나머지 9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3] 2020년 말까지였던 사참위 활동 기한은 “사회적참사진상규명특별법” 법 개정을 통해 2022년 6월까지로 연장됐다.
[4] 「4·16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실, 국가안보실에서 세월호 사고의 발생 및 사후 대응 등을 위해 생산 및 접수한 문서와 그 목록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안」
[5] 파이낸셜뉴스, [단독]정부 “세월호, 고철가격 24억원에 소유권 확보 추진” (2021.04.01, 11:12)

 

글. 나로나옴(naronaom@gmail.com)

특성이미지. ⓒ고함20

기획[세월의 기억, 기억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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