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대상 주거 상품 확대’, ‘대출 규제 완화’ 듣기만 해도 귀가 솔깃해지는 장밋빛 주거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리는 요즘이다. 그런데 과연 신혼부부들이 체감하는 주거 혜택도 희망찰까? 신혼부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실 신혼부부들은 함께 살 집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두 명에서 세 명으로 늘어나는 가족원 수를 고려하면 집의 크기와 구조에 대한 고민을 버릴 수도 없다. 그들의 드림하우스는 어떤 모양인지, 또 드림하우스에 입성하기 위해 지금 당장 무엇이 필요한지 나리, 제이, 보리귤을 만나 물어보았다. 

 

청신호 명동 블로그에 게시된 '신혼부부의 드림하우스를 들어보다' 카드뉴스 첫 페이지
ⓒ고함20

 

똑똑. K-신혼부부님들, 계시나요?

나리: 안녕하세요, 작년 12월에 결혼한 신혼부부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신혼집은 청년 전세 대출을 통해서 마련했습니다. 거주기간은 8개월 정도 되었고 전세로 매매했습니다. 저희는 방 3개와 거실 1개, 화장실 1개를 가진 구조의 24평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이: 안녕하세요.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는 제이입니다. 남편, 저, 그리고 아이 하나를 둔 가정이에요. 지금은 방3개 화장실2개 아파트 전세로 살고 있고, 이사 온 지는 3개월 정도 되었어요. 얼마 전까지 서울에 살았었는데요, 집값 상승을 감당하기 힘들어 현재 사는 곳으로 이주했습니다. 전세 매물이 많지 않아서 매우 어렵게 구했어요.

보리귤:  안녕하세요. 저희는 혼인신고를 한 지 9개월 정도 되었고요! 결혼식은 올해 5월에 올렸어요. 현재는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 중이며, 아직은 둘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35평으로 방 3개, 화장실 2개, 베란다, 팬트리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 집은 신혼부부 대출이라고 흔히 불리는 디딤돌 대출을 이용하여 부부 공동 명의로 대출을 받았으며, 일부 부모님의 지원도 있었답니다! 집을 구할 때 큰 고민은 주변 인프라였어요. 교통편이 불편해서요. 현재 사는 곳은 주변 상가에 가려면 자가용은 필수이고, 만일 대중교통 이용 시 환승과 30-40분 이동 시간은 기본이랍니다.

 

우리는 이런 집을 꿈꾼다 

나리: 미래에 태어날 아이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아이가 함께 생활하게 된다면 무엇보다 주변에 학교가 있었으면 합니다. 육아를 위한 인프라가 집 주변에 많았으면 좋겠어요.

제이: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꿈꾸고 있어요.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보다 우리가 살고 가꾸어 가는 공간으로 느껴질 뿐만 아니라 위, 아래층의 간섭 없이 오롯이 우리 가족이 사는 집으로 느껴질 것 같아요. 

보리귤: 드레스룸이 따로 있었으면 합니다. 두 명분의 옷이 계속 늘어나니 보관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거든요. 또 거실과 별개로 다이닝룸으로 식탁만 둘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거실은 쉬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싶기도 하고, 지인들이 집에 놀러 오면 소파, 테이블에서만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아쉬워서요. 요즘엔 모종 키우기에도 관심이 생겨서 마당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요. 

 

드림하우스로 가는 벽을 허물려면 

나리: 아무래도 원하는 집을 마련하지 못한 것에는 금전적인 이유가 큽니다.

제이: 단독주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교통이 좋은 곳에 땅값이 저렴한 곳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리귤: 정보 부족과 더불어 제가 원하는 구조가 한국 주택 구조에서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좀 더 많은 집을 알아봤더라면’ 싶기도 했지만, 정보 자체가 부족하더라고요. 

나리: 정부에서 LH 사태와 같은 투기목적이 아닌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정책을 많이 만들었으면 합니다. 사람들한테 금전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득이 되는 정책을요. 그래야 여유가 생기고 2세 계획 등 다른 차후의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이: 신혼부부 대상 아파트 특별청약과 같은 정부 정책 지원과 저리 대출과 같은 금융지원 그리고 단독 주택 관련 정보가 좀 더 활발했으면 합니다.

보리귤: 정부 정책 개편과 대출 조건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또 근본적으로는, 인테리어를 통해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집 구조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집 구조들이 나와서 선택권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집이란 

나리: 생활을 안정되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제이: 온전한 쉼을 얻는 공간이자 가족의 추억을 만드는 장소인 것 같아요.

보리귤: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 아직 한참 남은 집안일을 하더라도, “집”이라는 단어 하나에 안정감과 포근함을 느껴요. 또 집을 합치면서 서로를 더 알아 갈 수 있는 기회(단점까지도…)를 얻을 수도 있고요. 이 집에 거주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잠시나마 멀리 여행을 다녀와도 집으로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부부가 함께하는 집’은 제게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집이 사는(living) 곳이 아니라, ‘사는(buying) 것’이 되어버렸다는 자조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지금. 낭만이 사라진 사회에서도 신혼부부가 꿈꾸는 드림하우스는 있었다. 그러나 세 부부가 입을 모아 말했듯 ‘드림하우스’를 찾는 과정은 이름처럼 달콤하지만은 않다. 금전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원하는 집의 구조를 한국에서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에 비견될 정도로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실과 낭만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야만 하는 신혼부부에게 친절한 정보 제공, 현실적인 정책 마련이 지원군이 되어줄 수는 없을까. 미래에 태어날 아이를 위해, 우리 부부의 오롯한 삶을 위해, 서로의 취향을 위해 새로운 집을 꿈꾸는 이들에게 집은 여전히 ‘사는 곳’이다.

 

글. 구아바(guava.shim@gmail.com), 두두(dudoogoham@gmail.com), 온정(onjung9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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