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1 05:46
[과거기획/우리말]
연예인들과 공인들이 공적인 자리에서 종종 잘못된 우리말을 사용하여 뭇매를 맞는 경우가 있다.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인 “저희나라” 발언이나 “ 뿜빠이” , “곤조” 등 부족한 지식에서 나온 외래어 남용과 같은 사례가 그러하다. 국민들은 공인들조차 정확한 우리말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현실에 혀를 내두른다. 뿐만 아니라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신조어와 줄임말 사용으로 흐려지고 있는 맞춤법과 어법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즉 현대인들이 정확하게 우리말을 구사하는 능력이 떨어짐으로써 우리말 파괴현상이 나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파괴되고 있는 우리말을 개인의 부정확한 우리말 구사능력에 접목시키기 전에, 우리가 우리말을 사용하고 배우는데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고려해야 한다. 즉 미시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는 과연 우리에게 우리말 대해 진정 자유를 주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어 교육의 주인은 참고서
학교에서 가르치는 국어 교육은 학생들에게 정확성이란 기반아래 통일성을 강조한다. 표면적으로 내세운 국어 교육의 이념과는 상관없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맞추어져 있어 창의적으로 행해져야 할 문학교육이 제대로 행해지고 있지 않다. 즉 학생들이 소설이나 시를 읽고 각자 이에 대한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낱말 풀이, 문단 나누기, 주제 파악하기 등에 대해 학습을 한다. 시의 경우 운율이나 비유 같은 작품의 구조를 분석하며, 소설의 경우 성격, 플롯, 상징 등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진다. 또한 소설이나 시의 대목을 풀이하고 그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파악하고 외우게 하는 것이 현 국어 교육의 문학 교육이다. 물론 이론적인 배경 지식을 가르쳐 작품의 구조나 작가와 서술가자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 때문에 학생들은 저마다 문학작품에 대해 해석하는 바가 다르고 느끼는 것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참고서에 나와 있는 뜻대로 해석해야 하고 느껴야 한다. 즉 작품을 본인 스스로에게 세뇌시키듯 이해하는 과정에서, 과연 학생들은 국어 교육에 있어 능동적이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오직 영어. 영어만 잘하면 ‘장땡’
입시위주의 주입식 국어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더 이상 우리말에 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들이 마주한 사회는 영어만 잘하면 ‘장땡’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회 첫 입문 턱이 되어줄 대학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리는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 ‘전공 영어강의’ 의 시스템으로 세계화의 열풍, 영어 교육의 열풍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말하는 영어강의는 세계화가 이뤄지는 현 추세에서 경쟁력 있는 학생을 기르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전공 영어강의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것에 불과하다. 오히려 집중하기가 힘들고 교수들의 부족한 전달력에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며, 영어 단어를 해석하며 전공을 공부해야 하느라 시간낭비라는 학생들의 불만이 쇄도한다. 이렇게 모국어로 전공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자유마저 빼앗긴 현실에서 학생들은 영어 실력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동시에 우리말을 뒷전으로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영어 교육의 열풍은 학교 밖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어디를 가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영어학원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영어 실력을 중시하는지 보여준다. 반면에 국어 학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종종 눈에 띄는 국어 학원은 중. 고등학생들의 입시교육을 위한 학원일 뿐이다. 실력별, 코스별, 종류별로 다양하게 체계화되어 있는 영어학원이 널린 것에 비해 우리말을 좀 더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기란 힘들다. 사회가 진정 우리말 파괴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이렇게 우리가 대학에서 전공과목을 영어로 수업을 받고 다양한 영어학원에서 실력을 갈고 닦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취업이다. 취업의 문턱에서 영어를 논하는 것은 입이 아플 지경이다. 취업에 있어 영이 실력은 더 이상 강점이 아닌 취업자의 필수 사항이 된 지 오래다. 기업에서는 토익. 토플 점수, 회화 실력으로 취업 준비생들의 영어 실력을 철저히 평가하고자 한다. 즉 영어 실력을 내공의 표상으로 보는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과 꿈 ,목마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높은 토익점수부터 가지고 있어야 얘기가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우리말 능력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며, 비중이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우리말 능력을 위하여
우리말 능력이라 함은, 정확하게 우리말을 구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고 논리 정연하게 말하고 쓸 줄 아는 능력을 포함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입시위주의 주입식 국어 교육과 영어에만 집착하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말 능력을 향상시키기에 한계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말에 자유로울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우리말 구사 능력이 당연한 것임에도, 그러지 못한 개인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즉 우리는 우리말 파괴에 있어 부정확한 개인의 띄어쓰기, 맞춤법, 어법 사용의 능력에만 매의 눈을 가져서는 안 된다. 좀 더 넓게 보아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받아들였던 사회의 흐름과 분위기에 물음표를 찍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말 파괴에 대해 진정으로 매의 눈을 가지고 바라봐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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